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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 바다 점령한 무리...유독 심각한 한반도 변화 [지금이뉴스]

지금 이 뉴스 2023.11.21 오후 05:34
열대와 아열대 바다에 서식하는 파랑돔이 지난 2년 사이 울릉도 연안에 급증했습니다.

21일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에 따르면, 울릉도 수중 관찰 지점 한 곳에서 2년 전에는 10여 마리가 관찰됐던 파랑돔이 올가을에는 1백여 마리 관찰돼 10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김병진 국립생물자원관 연구관은 "울릉도 연안에 관찰 지점이 50여 개소가 있는데, 2년 전에는 파랑돔이 절반도 안 되는 지점에서 소수 관찰됐지만 올해는 거의 모든 지점에서 관찰됐고 개체 수도 많이 늘었다"고 말했습니다.

파랑돔 외에도 연무자리돔 등 열대·아열대 어종이 급격히 늘어 울릉도 연안 물고기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립생물자원관이 2021년부터 최근까지 울릉도 연안에서 직접 관찰한 어종은 131종으로 이 가운데 열대·아열대 어종은 58.5%로 온대성 어종(36.9%)보다 1.5배 많았습니다.

이 기간 처음 발견된 열대·아열대 어종도 급격하게 늘었습니다.

연무자리돔, 흰꼬리노랑자리돔, 자바리, 큰점촉수 등 어린 물고기(유어)가 가을철 동해에 머물다 가기 시작했습니다.

어른 물고기(성어) 중에는 검은줄꼬리돔, 검은줄촉수, 큰점촉수 등이 처음 관찰됐습니다.

김병직 연구관은 "어린 열대 물고기들이 대한해협에서 시작해 동해안을 따라 북쪽으로 이동하는 동한난류를 따라 떠다니다 동해에 머물렀다"며 "열대 물고기는 최저 수온이 15도 이상인 환경에서 살 수 있는데 지난해 울릉도 연안의 연중 수온은 최저 8도에서 28도까지 나타나면서 여름 가을에 열대 물고기가 살 수 있는 환경이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지난해에는 보이지 않던 물고기 종이 올해 10월에는 20종이나 관찰되기도 했습니다.

동해 종 다양성은 지난해 154종(관찰된 종과 기존 자료상 동해에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종을 합한 것)에서 올해 174종으로 집계됐습니다.

서재화 국립생물자원관 과장은 "종 다양성이 1~3년 사이 급격히 변화한 것은 (기후변화) 상황이 심각하다는 것을 의미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조사는 기후변화가 동해 연안의 어류 분포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진행됐습니다.

한반도 인근 수온 상승으로 어류 분포가 바뀌고 생태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한반도 해역 수온은 1968년부터 지난해까지 기후변화로 약 1.35℃ 상승했고, 이런 상승세가 유지되면 2100년엔 최대 4℃까지 오르게 됩니다.

같은 기간 전 세계 바다 평균 표층 수온이 0.52℃ 상승했지만, 한국해역은 2.5배 빠른 상승 속도를 보인 것입니다.

2010년대엔 이같은 고수온 현상이 빈번하게 발생해, 2021년 7월 동해는 전지구 해역중 평년대비 수온이 높은 해역 중 하나로 기록됐습니다.

해수 온도가 상승하면 양식 김을 생산하는 기간이 줄어들고 채묘(김수거) 시기는 지연되는 등 인근 주민의 삶에도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자원관은 해수 온도 상승으로 열대·아열대성 어류가 향후 동해 연안까지 확산할 것으로 예상하고 독도와 동해 중부 연안 해역까지 조사 지역을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서민환 자원관장은 "3년에 걸친 수중 조사를 통해 울릉도 어류의 종 다양성에 대한 종합적인 현장 자료를 수집했다"라며 "기후환경의 변화에 따른 한반도 연안 어류의 종 다양성 변동을 추적하기 위해 장기적인 관측 연구를 추진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기자 | 최가영
AI 앵커ㅣY-GO
자막편집 | 이 선
사진출처ㅣ국립생물자원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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