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인도 시장을 겨냥해 생성형 AI 도구를 1년 이상 무료로 제공하는 파격적인 전략을 잇따라 내놓고 있습니다.
9일(현지시각) BBC 등 외신에 따르면 오픈AI는 최근 자사 저가형 생성형 AI 챗봇 '챗지피티 고(ChatGPT Go)'를 인도 이용자에게 1년 동안 무료로 제공하기 시작했습니다. 기존에는 연간 399루피(약 6500원)로 판매되던 상품으로, 메시지 전송 한도가 무료 버전에 비해 대폭 늘어난 데다 이미지 생성 기능과 더 빠른 응답 속도를 제공합니다.
구글 역시 인도 최대 통신사 릴라이언스 지오와 제휴해 생성형 AI 서비스 '제미나이'를 무료 또는 할인된 가격으로 제공하고 있으며, AI 검색 기업 퍼플렉시티도 인도 2위 통신사 에어텔과 손잡고 프리미엄 플랜을 1년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의 타룬 파탁 애널리스트는 "기업들은 인도인들이 생성형 AI에 익숙해지도록 만든 뒤 향후 일부를 유료 구독자로 전환시키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며 "무료 이용자 중 5%만 유료로 전환돼도 상당한 규모"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특히 인도의 인터넷 사용자 수가 9억 명을 넘고, 대다수가 24세 미만의 스마트폰 세대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기업들이 인도 시장을 주목하는 이유로는 방대한 이용자 기반과 다양한 언어·사용 패턴에서 얻는 1차 데이터가 꼽힙니다. 이 데이터는 생성형 AI 학습에 중요한 데이터로 활용될 수 있어, 글로벌 기업들은 인도를 전 세계 AI 활용 사례를 확보하는 '테스트베드(시험장)'로 보고 있습니다.
다만 개인정보 보호 측면에서의 우려도 제기됩니다. 델리 소재 기술 분석가 프라산토 K. 로이는 "이용자들은 예전부터 편의나 무료 혜택 때문에 데이터를 기꺼이 제공해 왔으며 이러한 경향은 이어질 것"이라고 말하며 정부 차원의 규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현재 인도에는 AI 관련 전담 법률이 없으며 지난해 제정된 디지털 개인정보 보호법(DPDP)은 아직 시행을 앞두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법이 시행되기 전 비교적 유연한 환경 덕분에 오픈AI·구글 등 글로벌 기업이 통신 요금제와 AI 서비스를 번들로 제공하기 좋은 시기라고 평가했습니다.
오디오ㅣAI 앵커
제작ㅣ최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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