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추적] 전쟁의 시대, 위협의 역사

2026.04.29 오후 11:45
【 스튜디오 】



안녕하세요. 엄지민입니다. 현상 이면에 숨겨진 사실을 좇아,

팩트추적! 지금 시작합니다.



【 인트로 】



지난 2월 28일 토요일 아침. 평온을 깨는 미사일 굉음과 함께, 이란의 하늘은 연기로 뒤덮였습니다.



[베냐민 네타냐후 / 이스라엘 총리]

미국과 이스라엘의 전력이 결합하면서, 40년 동안 염원해 온 '테러 정권에 대한 결정적 타격'이 마침내 가능해졌습니다.

미국의 '장대한 분노' 작전이 개시되자 100대가 넘는 항공기가 육상과 해상에서 동시에 출격했고, 이스라엘은 '포효하는 사자' 작전을 통해 수백 개의 군사·지휘 시설을 정밀 타격하며 이란의 심장부를 겨눴습니다.

이란 또한 거침없이 맞붙은 상황.



[모즈타바 하메네이 / 이란 최고지도자]

여러분 순교자들의 피에 대한 복수를 우리가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한다.



사상자가 속출하는 가운데서도 갈등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라는 초강수를 꺼내 들었고, 전 세계 경제는 순식간에 혼란에 빠져들었습니다.

전면 충돌로 치닫고 있는 이스라엘과 이란, 단기간의 신경전이 아닙니다. 그 비극의 시간 속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 스튜디오 】



▶엄지민

네, 오늘은 YTN 서울타워에 위치한 남산 스튜디오에서 인사드립니다.

팩트체커 김자양 PD도 함께 합니다.

김 PD. 오늘은 이란 전쟁에 대해서 심도 있게 다뤄볼 텐데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전쟁을 시작할 때만 해도 4주에서 6주 단기간 안에 전쟁을 끝내겠다라고 공언을 했고 또 그런 예상들이 많았는데 상황이 좀 다르게 흘러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김자양

네. 미국과 이스라엘은 공습 이튿날부터 이란 최고 지도부를 겨냥한

이른바 참수 작전을 펼치며 전세가 빨리 정리될 것이라 관측했는데요.

하지만 이란이 미군 기지와 이스라엘을 향한 보복 공격에 나서며 갈등이 더욱 고조됐습니다.

동시에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고 친이란 세력이 가세하며 오히려 전쟁은 장기화 국면을 맞이했습니다.



▶엄지민

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에 대한 이란의 핵 위협을 전쟁의 명분으로 이야기했지만 사실 그 이유만으로는 이번 충돌을 설명하기 어렵다는 분석들이 나오고 있거든요.

전쟁을 잘 이해하려면 전쟁의 또 다른 축인 이스라엘을 좀 봐야 할 것 같아요.



▶김자양

네, 그동안은 미국과 이란을 중심으로 분석이 이루어졌다면

오늘은 시선을 넓혀 이란과 이스라엘의 관계를 중심으로 짚어봤습니다. 영상으로 보시겠습니다.



【 VCR 】



건물 여러 동이 동시에 폭발합니다.

하늘로 솟구친 거대한 연기 기둥 속으로 순식간에 건물들이 사라집니다.

중동 사태 발발과 동시에 이스라엘이 이란의 본부를 공습한 영상입니다.

이란의 최고 지도자 알리 하메네이의 관저도 피할 수 없었습니다.



[베냐민 네타냐후 / 이스라엘 총리]

이스라엘과 미국은 '사자의 포효' 공동 작전을 시작했습니다.

이 작전의 목적은 이란 아야톨라 정권의 위협을 종식시키는 것입니다. 상대에게 적대적인 것은 이란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란은 중동 사태 전 미국과 협상하며 대화를 이어갔지만 이스라엘만큼은 강하게 견제해 왔습니다.

1948년 이스라엘 건국이 모든 갈등의 원인이라는 것입니다.



[에스마일 바가이 / 이란 외교부 대변인]

미국 외교 정책의 근본적인 문제 중 하나는 바로 이스라엘 정권의 요구에 순응하고 그들의 요구에 동조한다는 겁니다.

우리는 이스라엘 정권이 80년 동안 우리 지역의 불안정과 안보문제의 주요 원인이었다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1950년대 이후 친서방 팔레비 왕조가 이란을 통치할 때만 해도

두 나라는 협력 관계였습니다.

이란은 이스라엘을 국가로 공식 인정한 두 번째 이슬람 국가였습니다.

1970년대에는 테헤란과 텔아비브를 잇는 정기 항공편이 매일 운항될 만큼 교류도 활발했습니다.



[마영삼/전 이스라엘 대사]

이 관계가 계속 지속이 되었죠.

그리고 상당 부분의 이란의 석유도 이스라엘로 수출했었고요.



하지만 1979년 이슬람 혁명이 모든 것을 바꿔 놓았습니다.

팔레비 왕조와 정반대로 '반서방'을 정체성으로 삼은 새 호메이니 정권은 이스라엘을 '작은 사탄'이라고 불렀습니다.

이란은 이스라엘과의 외교 관계를 끊고 테헤란에 있던 이스라엘 대사관 건물을 빼앗아 팔레스타인 해방 기구에게 넘겼습니다.



[박현도/서강대학교 유로메나연구소 교수]

이스라엘이라는 국가가 시온주의 국가로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땅을 뺏어서 만든 나라라는 생각.

이게 호메이니가 가지고 있던 이스라엘이 사탄이라는 생각인 거죠.



이스라엘도 이란이 실질적 위협으로 다가오자 적대감을 키워갔습니다.

1980년대 초, 레바논 남부에 팔레스타인 해방을 요구하는 이슬람 시아파 세력 헤즈볼라가 만들어졌고, 같은 시아파인 이란이 이 세력을 지원하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백승훈/한국외대 중동연구소 전임연구원]

그 헤즈볼라를 후원하는 중추 세력이 이란이 되면서부터 이란과 이스라엘은 어떻게 보면 적대국 관계로 지금까지 이어지는 반목하는 국가가 되게 된 것이죠.



그리고 2010년대 이후 이란의 핵 개발 의혹이 제기되면서 양국 관계는 급격히 악화됐습니다.

국제사회에서 실질적인 핵 보유국으로 간주되는 이스라엘, 이스라엘이 가진 가공할 핵의 위력은 역설적이게도 이란의 핵무장을 저지해야 한다는 가장 강력한 명분으로 작용했습니다.



[마영삼/전 이스라엘 대사]

그런데 다만 한 가지 염려가 있다.

그것은 현재와 같은 신정체제의 이란이 핵무기를 갖는다고 한다면,

이것은 우리(이스라엘)의 생존에 직접적인 위험이 될 수 있다.



이런 갈등은 번번이 무력 충돌로 번졌습니다.

2024년 4월 1일, 시리아 주재 이란 영사관은 이스라엘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공습을 받았습니다.



[옴 이스마일 / 공습 목격자]

아주 강력한 공습이었어요. 건물이 무너지는 것 같았어요.

저희는 다르 엘 사다에 살고 있는데 집안에서 (전쟁이) 벌어지는 것처럼 느껴졌어요.



이란 혁명수비대 고위 간부들이 이 공격으로 사망하자.

이란은 약 200발의 탄도 미사일을 이스라엘 주요 도시와 군사 기지로 발사했습니다.

지난해 6월에는 이른바 12일 전쟁이 벌어졌습니다.

이스라엘은 이란 혁명수비대 총사령관과 핵 과학자 등을 살해하고 핵 농축 시설을 공격했습니다.

이에 이란은 미사일을 다수 발사해 이스라엘 주민 수십 명이 숨졌습니다.

12일 간의 갈등은 미국의 중재로 끝났지만 두 나라 사이 대립은 계속됐습니다.



[베냐민 네타냐후 / 이스라엘 총리]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정권이 가장 위험한 무기를 갖도록 내버려 두지 않을 것입니다.

이란은 테러리스트 대리인들에게 그런 무기, 핵무기를 주려고 계획하고 있습니다.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이란 전 최고지도자]

의심할 여지 없이 그들의 인생은 고통받게 될 것입니다.

이스라엘은 자신들이 치고 끝났다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 스튜디오 】



▶엄지민

두 나라 갈등의 역사를 살펴봤는데요.

더 근본적으로 두 나라가 부딪히는 이유가 있을 것 같은데요.



▶김자양

네, 두 나라가 명확히 다른 종교를 가지고 있기는 합니다.

이번 전쟁을 기독교 복음주의의 미국 이스라엘과 이슬람 신정 국가 이란의 대립 구도로 보는 시각이 존재하는 이유인데요.

중동 전역으로 번진 이번 전쟁에서도 신 알라와 같은 종교적 단어가 등장하곤 합니다.



[피트 헤그세스 / 미국 국방부 장관]

나의 반석이신 주님을 찬송합니다.

내 손을 전쟁에, 손가락을 싸움에 익숙하게 하시며,

사랑의 하나님이자 요새이십니다.



[야흐야 사리 / 후티 반군 대변인]

알라의 도움과 신뢰 속에, 예멘군은 '성스러운 지하드 전투'의 두 번째 군사 작전을 수행했습니다.



▶김자양

이러한 종교를 기반으로 긴 시간 서로 다른 문화와 역사를 축적해 온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오랜 시간 축적된 종교적 인식과 정체성이 갈등의 배경으로 작용해 왔다고 분석하는데요.

그렇다면 이러한 역사적 맥락이 이번 사태와 어떤 연관이 있는지 살펴봤습니다.



【 VCR 】



이스라엘은 단일 종교인 유대교를 신봉하고 이란은 이슬람교 시아파에 근거한 신정체제 국가입니다.

과연 이런 사태는 종교 간 갈등이라는 틀로 분석할 수 있을까?



▶김자양

유대교와 이슬람교의 뿌리 깊은 갈등도 이번 전쟁이 아주 밑바탕에 있는 것 같은데….



[박현도/서강대학교 유로메나연구소 교수]

아닌데, 전쟁과 종교는 상관없어요.



우선 이란이 유대교에 관대하다는 게 첫째 이유입니다.

이란에는 유대인이 약 3만 5천여 명 거주하며 공동체도 이루고 있다는 겁니다.

이란이 문제 삼는 것은 유대교 자체가 아닌 이스라엘의 시온주의라는 것입니다.

시온주의는 200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나라 없이 세계 각지에 흩어져 산 유대인들이 그들만의 국가를 건설하자는 민족주의 정치 운동입니다.



[마영삼/전 이스라엘 대사]

이스라엘 유대민족은 2천 년간 ‘디아스포라’ 떠돌이 생활을 하면서 이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했냐 하면 왜 우리가 이렇게 핍박받아야 하느냐?

이런 생각이 강했죠.

이스라엘은 우리는 나라가 없어서 지금 이러한 고통을 당하고 있구나.

그러면 우리의 해결책은 무엇이냐? 나라를 만들자.



1948년 이스라엘 건국은 그 결과물인 셈인데,

대신 이스라엘 지역에 거주하던 수많은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고향을 잃었고,

그 이후 수많은 중동 분쟁의 씨앗이 됐습니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과의 공존 대신 대립과 배척을 선택한 것이 이란에게 빌미를 제공한 셈입니다.



[박현도/서강대학교 유로메나연구소 교수]

그러면 왜 시온주의를 반대하느냐.

이란의 혁명의 구호는 억압받는 자를 해방하는 거거든요.

그런데 이 시온주의자들이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억압하고 있으니까 그걸 해방시켜야 된다.



신정체제를 유지하는 이란이 이슬람 국가를 대표해서 이스라엘과 싸운다고 볼 수도 없다는 분석입니다.

더군다나 중동 사태 발발 이후 이란은 아랍에미리트나 사우디, 쿠웨이트 등 인근 아랍국가들을 공격하기도 했습니다.



[마영삼/전 이스라엘 대사]

이 나라들도 역시 이슬람 국가들입니다.

물론 그 중에서 이란의 경우는 시아파지만 걸프 국가들은 수니파입니다.

그렇지만 같은 이슬람 뿌리를 같이 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형제국을 공격을 했다.

이렇게 보면 이슬람이 이슬람을 공격한 겁니다.



그럼에도,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성경 구절을 언급하며 이란에 대한 공격성을 드러내고, 이란 역시 여전히 신정체제를 통해 항전 의지를 다지고 있습니다.

지역 패권을 놓고 벌이는 이번 분쟁을 신앙의 문제로 끌어올리며 정당성을 강화하고자 하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 스튜디오 】



▶엄지민

이란과 이스라엘의 갈등이 국제 스포츠 무대에서도 투영되잖아요.

우리나라에서도 목격된 적이 있죠?



▶김자양

네, 지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드러난 건데요.

입장 순서는 가나다 순으로 이란 다음이 이스라엘이었지만 양국의 적대 관계를 고려해 이탈리아가 먼저 입장하고 이스라엘이 그 뒤에 등장했습니다.

또 다른 국제 대회에선 이란 선수가 대회 도중 이스라엘 선수와의 경기를 포기하는 사례도 있었습니다.



▶엄지민

네. 이렇게 스포츠에서도 갈등이 드러날 정도로 두 나라 사이가 좋지 않은데요.

그런데 지도상으로 봤을 때는 두 나라가 상당히 멀리 떨어져 있거든요.

우리나라로 치면 한 홍콩 정도까지의 거리인데 사실 물리적으로는 다툼이 일어나기는 쉽지 않은 거리로 보이거든요.

그런데도 끊임없이 분쟁이 끊이지 않았던 거죠?



▶김자양

네, 두 나라는 길게는 2000km정도 떨어져 있고 당연히 국경을 맞대고 있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이른바 '저항의 축'이라는 세력들이 끊임없이 분쟁의 주체가 되어 왔는데요.

그들은 누구인지 어떤 역할을 했는지 정리했습니다.





【 VCR 】



지난 3월 28일 섬광이 긴 꼬리를 만들며 하늘을 가릅니다.

중동 사태 발발 이후 후티 반군의 첫 공격이었습니다.

후티 반군이 북예멘에 자리 잡고 있는 만큼 이번 사태가 중동 전체로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계기가 됐습니다.



[압둘 말리크 알후티 / 후티 반군 지도자]

모든 이슬람 국가들이 하나로 뭉쳐 협력할 것을 촉구한다.

이는 이스라엘의 침략과 미국의 지배를 끝내기 위해서다.



후티 반군은 이란과 같은 이슬람 시아파 국가 설립을 목표로 하는 무장 세력입니다.

반미국, 반시온주의라는 깃발 아래 이란이 주도하고 있는 일종의 군사 동맹, 이른바 '저항의 축'의 일원이기도 합니다.

레바논 남부에서 이스라엘과 교전 중인 헤즈볼라, 이스라엘에 보복을 선언했던 이라크 내 시아파 민병대는 '저항의 축'으로서 직간접적으로 중동 사태에 발을 들여놓았습니다.

가자지구를 중심으로 활동했던 수니파 하마스와 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 전 정권도 '저항의 축'에 속합니다.

이들 세력을 지도 위에 그려놓으면 마치 초승달을 보는 것 같다고 해서 '초승달 벨트'로 불리기도 합니다.



[박현도/서강대학교 유로메나연구소 교수]

이거는 궁극적으로 이란이 이스라엘을 공격하는 라인도 되겠지만, 적군이 이란으로 올 때는 거쳐야 하는 라인이기 때문에 이란으로서는 또 방어선이 되는 겁니다.



하지만 이란을 방어하는 역할을 했던 이 '저항의 축'은 이제 쇠락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백승훈/한국외대 중동연구소 전임연구원]

대리전 세력이 없어지니까. 이란만 표적으로 남게 되었고 이스라엘의 공격을 감행했다고 보시면 되는데 가장 핵심은 레바논의 헤즈볼라가 무너졌던 그 시점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저항의 축을 제외하고 이란이 중동에서 고립된 것이 명확히 드러났다는 점이 이번 중동 사태의 또 다른 특징입니다.

지난해 12일, 전쟁 당시에는 상당수 이슬람 국가들이 이란의 연대를 표시했던 것과 차이가 납니다.

중동 사태가 진정되면 이들 국가와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할지가 큰 과제로 남게 됐습니다.



[마영삼/전 이스라엘 대사]

사실상 이번 전쟁에서 이란이 공격한 나라 중에서 누가 피해를 제일 많이 입었느냐. 이스라엘이 아니라 아랍에미리트입니다.

그렇게 되니까. 이 나라들은 이번에 매우 크게 깨달은 바가 있을 겁니다.



【 스튜디오 】



▶엄지민

미국이 참전하긴 했지만, 이번 이란 사태는 좁게 보면 중동 내에서의 패권 싸움으로 분류해 볼 수도 있을 텐데 그런데 지금은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치고 또 전 세계에서 관심을 갖고 있거든요.

아무래도 호르무즈 해협의 영향이겠죠.



▶김자양

맞습니다. 시작은 이란의 핵무기 개발 의혹이었죠.

하지만 어느새 핵 제거보다는 호르무즈 해협이 언제 개방될 수 있을지가 가장 큰 관심이 되고 있습니다.

그만큼 국제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일 텐데요.

이러한 호르무즈 해협이 어떤 곳인지 정리해 봤습니다.



【 VCR 】



어두운 밤이지만 화염에 대낮처럼 밝습니다.

폭발은 밤도, 낮도 가리지 않았습니다.

호르무즈 해협 인근 항구가 이란의 공격을 받은 모습인데, 해협 안에 갇힌 해운사 HMM 소속 선박 선원들이 촬영한 화면입니다.

지난 4월 초, 호르무즈 해협에서 벌어졌던 긴박한 상황을 직접 들어봤습니다.



[전정근/HMM 노조위원장]

항내에 그 미사일 불발탄이라든지. 자폭 드론의 잔해라든지 미사일 잔해 이런 것들이 떨어지면서 석유 저장고에 불이 나고 주변 컨테이너 야대에도 불이 나고 했었습니다.



봉쇄 당시, 이란 사태로 호르무즈 해협 안에 갇힌 20여 척의 한국 선박엔 100여 명에 달하는 한국인 선원이 머물렀습니다.

오갈 수 없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선원들의 피로도도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호르무즈 해협은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연결하는 좁은 바닷길입니다.

북쪽으로는 이란을, 남쪽으로는 오만과 아랍에미리트를 두고 있습니다.

해협의 폭은 가장 좁은 곳이 단 30여 km에 불과합니다.



[백승훈/한국외대 중동연구소 전임연구원]

이게 보시다시피 쭉 뻗은 도로가 아니라 엄청나게 커브가 두 번 이렇게 이어지는 해협입니다.

그래서 이 배를 운용할 때 이란의 영해를 안 거치고 가기가 상당히 힘든 구조라서 이란은 그걸 근거로‘네가 우리의 영해를 침입했으니까 나포하겠다’ 이렇게 하는 것인데….



문제는 이 일대가 전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로 꼽힌다는 겁니다.

지정학적으로 중요할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원유가 생산되는 지역과 세계를 잇는 항로이다 보니, 전 세계 일일 원유 소비량의 최대 30%가 해협을 통과합니다.

한국 원유 수입량의 62%, LNG의 최대 30%가 이곳을 지나기도 합니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국제 경제에 직격탄이 됩니다.

특히 중화학 공업 비중이 높은 우리에게 치명타가 될 수 있습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이란 사태 이후 전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9%로 유지하면서도, 한국은 2.1%에서 1.7%로 0.4%포인트 내렸습니다.



[허준영/서강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우리나라가 GDP 1만 달러를 생산하기 위해서 투입하는 원유의 양이 OECD 국가 중에 제일 많다는겁니다.

OECD 평균에 비해서도 한 3, 4배 많고요.

무슨 얘기냐 하면 중화학공업 같은 것들의 수출 구조가 워낙 크기 때문에 원유를 많이 쓸 수밖에 없는 경제 구조라는 겁니다.



【 스튜디오 】



▶엄지민

이란에서는 아예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데 통행료를 받겠다.

여기는 우리가 통제를 하겠다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국제 사회에서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습니까?



▶김자양

호르무즈 해협이 전 세계 경제의 목줄을 쥐는 히든카드가 된 만큼 국제사회와 함께 대응할 수 있는 다자주의 틀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제안이 나오고 있습니다.



▶엄지민

네, 전쟁은 멀리서 벌어지고 있지만 그 여파는 우리의 일상까지 흔들고 있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이번 사태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클 것 같은데요.



▶김자양

네, 이란과 미국, 이스라엘. 세 나라 모두 우리에게는 중요한 전략적 파트너입니다.

중동에서 계속해서 긴장이 고조되면 한반도 안보 환경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습니다.

주한미군이 방공무기인 패트리엇 미사일을 국내에서 중동으로 이동 배치시킨 것만 봐도 알 수 있죠.

이번 사태의 본질을 파악해 경제뿐 아니라 안보와 정치, 외교에 미칠 영향을 미리 점검해 나가야 할 시점입니다.



▶엄지민

김자양 PD, 수고 많았습니다.

오늘 팩트 추적은 여기까지입니다.

저희는 다음 시간에도 현상 이면에 숨겨진 사실을 쫓아 시청자 여러분 목소리에 귀 기울이겠습니다.

함께해 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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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자양 [kimjy0201@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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