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간선거에서 참패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을 상대로 통상·안보 압박을 강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의회의 견제로 국내 정책 추진이 어려워지면 대통령 재량권이 큰 외교 분야에서 주도권 회복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4일(현지시간) 유럽이 트럼프 대통령의 좌절감에 가장 큰 타격을 받을 위험에 처했다며, 그가 여전한 권력을 과시할 대상으로 유럽을 지목했습니다.
유로뉴스도 트럼프 대통령이 국내 정치의 교착을 돌파하기 위해 외교 정책에 더욱 집중할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한 유럽연합 외교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권력 누수를 뜻하는 ‘레임덕’보다 정책 폭주를 의미하는 ‘매드독’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유럽에서는 우선 통상 압박이 거세질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습니다. 베른트 랑게 유럽의회 무역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이 없다며, 유럽산 의약품과 기계 제품에 대한 관세를 밀어붙일 수 있다고 예상했습니다.
볼프강 이싱거 뮌헨안보회의 의장도 대서양 관계 개선보다는 더 큰 불화와 추가적인 요구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브란도 베니페이 유럽의회 대미관계위원장은 앞으로 2년간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 정책이 더욱 변덕스러워질 수 있다며, 우크라이나와 중동 관련 결정이 유럽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유럽 주둔 미군 감축과 재배치도 압박 수단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미국 국방부는 지난 5월 독일 주둔 미군 5천 명 감축 계획을 발표했으며, 병력 재배치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유럽의 안보 무임승차를 주장하며 북대서양조약기구, 나토 회원국들에 방위비 분담 확대를 요구해 왔습니다. 나토 내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핵심 지지층 결집을 위해 유럽 주둔 병력을 추가로 줄일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반면 커트 볼커 전 나토 주재 미국 대사는 나토 탈퇴나 병력 감축 문제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내 지지를 충분히 얻지 못하고 있다며,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민주당의 의회 장악이 우크라이나 지원의 즉각적인 확대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법안 거부권을 보유하고 있고, 외교·안보 분야에서 행사할 수 있는 재량권도 크기 때문입니다.
브론웬 매덕스 영국왕립국제문제연구소장은 민주당이 우크라이나 지원을 추진하더라도 실제 집행까지 수개월에서 수년이 걸릴 수 있다며, 즉각적인 지원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진단했습니다.
유럽이 자체 방위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데이비드 매캘리스터 유럽의회 외교위원장은 미국 내 권력 균형 변화가 정책 변화를 보장하지 않는다며, 유럽이 자력 방위와 안보를 위해 더 많은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독일 정부는 미국의 양당과 접촉하며 협력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입니다.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독일 국방장관은 이날 베를린안보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향후 계획은 알 수 없다면서도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와 접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오디오ㅣAI앵커
제작ㅣ이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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