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 초대석

영화 vs 현실...'법정 실화극'흥행 이유? [강유정, 영화평론가]

[앵커멘트]

지금 보신 화면은 영화 '도가니'와 '부러진 화살'의 일부분입니다.

두 영화는 법정 실화극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재판에 부쳐졌던 사건이 영화로 만들어진 건데요, 실화를 바탕으로 해서인지 이들 영화의 소재가 된 실제 재판에 대한 논란이 뜨겁습니다.

오늘 YTN 포커스에서는 대중들이 법정 실화극에 열광하는 이유, 그리고 영화와 현실의 경계는 어디인지 고민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최근에 개봉한 영화 '부러진 화살'에 대한 논란은 현재진행형입니다.

지난해 가을에 개봉했던 '도가니'는 갑론을박 끝에 해당 사건에 대한 사실상의 재수사를 이끌어냈습니다.

현실을 기반으로 한 영화가 또 다른 현실을 만들고 있는 건데요, 강유정 영화평론가를 모시고 이같은 현상들에 대해 이야기 나눠 보겠습니다.

[질문1]

영화 '부러진 화살'이 연일 화제입니다.

'도가니'때와 비슷한 양상인데요, 대중들 왜 이렇게 열광하는 걸까요?

단순히 실화를 바탕으로 해서만은 아닐 것 같은데요?

[질문2]

권력과 권위에 대한 대중들의 뿌리 깊은 불신도 영화가 흥행하는 데 한몫한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질문3]

그럼 실제 관람객들은 이 영화를 어떻게 봤을까요?

관람객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보고 대담 다시 이어 가겠습니다.

[인터뷰:정미선, 인천시 십정동]
"윗분들 힘에 의해 밑에 있는 사람들이 많이 억눌리는구나'라는 부분을 좀 느낀 것 같아요."

[인터뷰:박동민, 서울 도봉동]
"실화와는 좀 다른 것 같아요. 공판 기록을 인터넷에서 봤는데 공판 기록과 영화 내용이 다른 면이 있는 것 같아서…."

[인터뷰:이미령, 경북 봉하군]
"우리 딸이 그러더라고요. 이런 나라에서 못 살겠다고. 그래서 제가 '우리보다 훨씬 못한 나라도 많다, 이런 것조차 할 수 없는 나라, 영화로 나올 수 없는 나라도 많다, 우리는 지금 과도기에 있다'라고 말하고 말았는데 굉장히 사실 겁이 났어요. 마음 속으로."

[인터뷰:최일선, 서울 공덕동]
"이것만 가지고 재판이 잘못됐다고 판단하기는 조금 그런 것 같습다. 다만 너무 인기가 많다고 하는데, 많이 본다고 하는데 그건 사법부에 대한 뭐랄까 불신 같은 것이 있지 않나라는 기분이 듭니다."

[질문4]

법정 실화극을 보고 난 뒤 관람객들의 반응은 크게 두 가지였습니다.

"영화를 보고 나니 사법부를 더 이상 믿을 수가 없다", 혹은 "영화로 인해 사법부에 대한 오해가 생길까 우려스럽다"라는 건데요, 평론가 입장에서 법정 실화극에 대한 이같은 관람객들의 반응, 어떻게 보십니까?

[질문5]

영화는 영화로 봐야 한다는 말씀이신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 감독이나 작가의 인식을 진실로 받아들이는 관람객들이 많은 게 사실이지 않습니까?

[질문6]

사법부 역시 영화를 영화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모습입니다.

공식 성명까지 발표하면서 영화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는데요, 우선 사법부의 입장부터 함께 들어보겠습니다.

[녹취:홍동기, 대법원 공보관]
"해당 영화는 기본적으로 흥행을 염두에 둔 예술적 허구입니다. 1심에서 이뤄진 각종 증거 조사 결과는 의도적으로 외면한 채 항소심의 특정 공명만을 부각시킴으로서 전체적으로 사실을 호도하고 있습니다. 이는 결과적으로 사법테러를 미화하고 근거 없는 사법 불신을 조장하는 것이어서 심히 유감스러운 일입니다. 사법부는 어떤 부당한 압력이나 간섭에도 흔들림 없이 헌법과 법률이 부여한 사명을 다할 것입니다."

[질문7]

사법부가 이례적으로 영화에 대한 반응을 내놨는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질문8]

법조계에 종사하는 분들도 이 영화를 많이 봤을 것 같은데요, 어떻게 봤는지 한 번 들어볼까요?

▶영화에 대한 평가?

[답변]

판사 입장에서는 공정하다고 하지만 국민들은 불만이 있어도 얘기를 못하거든요. 판사한테 불이익을 받고 괴씸죄로 찍힐까봐. 그런데 이 영화 주인공 김명호 교수는 법에 나온대로 하자고 끝까지 주장하다보니까 우리 재판에 모순되는 점 지금까지 잘못해 왔던 점을 보여주는 것이죠. 우리 재판에 참 고칠 점이 많았고 실제 사건을 소재를 했든 어째튼 간에 그런 점에 대해서는 반성할 점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법정 실화극'과 진실 논란에 대해?

[답변]

이 영화를 놓고 영화와 실제 사건을 혼동하는 것 대단히 위험하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감독과 작가가 리얼리티를 살리려고 해도 몇 달에 걸쳐 이뤄진 재판을 두 시간 정도 시간에 응축하다 보면 많은 부분이 빠지게 됩니다. 이 영화를 놓고 실제 사건 재판이 옳게 이뤄졌나 틀리게 이뤄졌나 그거를 판단하려는 것은 잘못된 것이고….

▶사법부의 입장 표명을 바라보는 시각은?

[답변]

절대 현실과 같을 수 없는 영화를 갖고 현실과 다른 점을 오히려 강조하다 보니까 문제가 되지 않았나…. 어떻게 보면 외국은 실제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에서 법원이나 혹은 대통령, 이런 고위 공직자들에 대해서 더 실랄하게 묘사한 작품이 많은데 우리 법원이 아직도 권위주의를 벗지 못한 것 아닌가….

물론 영화는 현실에 대한 해석의 영역입니다.

하지만 대중들의 반응, 그리고 법조계의 반응을 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습니다.

영화의 책임성 논란이 빚어지고 있는 이유이기도 한데요, 우선 '부러진 화살'의 감독이죠, 정지영 감독의 말을 들어보고 영화의 책임성 문제에 대해 이야기 나눠 보겠습니다.

[녹취:정지영, 영화감독]
(영화에 담은 메시지는?)
"메시지는, 일종의 문제 제기랄까, 사법부는 석궁 사건에 대해서 판결을 내린 데에 대한 문제 제기, 문제 제기는 좀 이상하지만 아무튼 저는 누구 편을 들어서 한 게 아니고 객관적인 자료 조사를 통해서 정지영 감독의 시각으로 그린 겁니다."
(영화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그냥 영화 소재로서 참 괜찮은 소재인데 그것이 특별히 민감한 문제라고 생각을 하는 것은 덜 성숙한 사회이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모든 감독은요, 다큐멘터리라고 할지라도 자기 해석으로 그리는 것이거든요. 그래서 그것은 당연히 작가의 권리예요. 그러니까 그것 가지고 시비를 걸면 그 사람도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죠."

[질문9]

정지영 감독이 영화 개봉에 앞서 언론과 가진 인터뷰 내용을 잠시 봤는데요, 정 감독의 생각도 강유정 평론가님의 생각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한 마디로 100% 논픽션 영화는 존재할 수 없고, 그렇기 때문에 영화는 영화의 영역에서 보호를 받아야 한다는 것인데요.

앞서 보신 다양한 인터뷰에서 확인한 것처럼 이미 영화는 사회적 이슈의 한 가운데에 있습니다.

그래서 일정 부분 책임성을 지녀야 한다는 지적도 많은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어디까지나 영화는 영화이고, 현실은 현실입니다.

관람객들 역시 이같은 사실을 모르는 건 아닙니다.

다만 관람객들은 법이 강자의 편이라는 통념을 머릿속에 가지고 있었고, 영화가 이 통념을 끄집어냈기 때문에 사회 이슈가 된 게 아닐까요?

영화와 현실의 경계를 고민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을 겁니다.

YTN 포커스,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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