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잠실, 박광민 기자]'적토마' 이병규(37, LG 트윈스)가 적장인 '야신' 김성근(69, SK 와이번스) 감독 앞에서 과감하게 무릎을 꿇었다.
이유는 단 한가지. 팀 승리를 위한 간절한 애교였다.
이병규는 1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SK전에 앞서 3루측 덕아웃을 찾아 김성근 감독에게 인사를 했다.
지금은 서로 다른 팀이지만 이병규는 지난 2002년 김성근 감독과 함께 LG 유니폼을 입고 준우승을 한 추억이 있다. 이 때문에 단순히 스승과 제자 이상의 관계임을 느낄 수 있었다.
때마침 김성근 감독은 기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이병규는 김성근 감독을 보자마자 큰 소리로 "감독님, 안녕하세요. 몸은 좀 어떠세요"라며 밝게 웃으며 인사를 올렸다.
그러자 김 감독은 "어제 지는 바람에 잠도 잘 못 잤다"며 특유의 농담을 던진 뒤 "너는 어떠냐"고 묻자 이병규는 "오늘도 이겨야죠"라고서는 "감독님. 오늘 져 주세요. 우리 1등 해야 합니다"라고 애교를 부렸다.
37살 이병규 답지 않은 순수한 애교에 김성근 감독도 환하게 웃고 말았다. 그러나 김 감독은 이내 "네가 못해서 오늘 져줘 봐"라고 말하자 이병규는 "저는 뭐 한 게 없는데요"라며 지난 두 경기에서 별다른 활약이 없었음을 나타냈다.
이병규는 SK와 지난 두 경기에서 9타수 2안타 1득점 2타점에 그치고 있다. 이대호와 타격 선두를 놓고 경쟁하다 SK를 만나 19일 경기 전까지 3할6푼8리로 2위를 지키고 있다.
이병규는 "감독님 건강하세요. 오늘 꼭 져주세요"라고 말한 뒤 1루측 덕아웃으로 돌아갔다. 어울리지 않은 이병규의 뜬금없는 애교에 김 감독은 "이병규는 야구를 정말 좋아한다. 그런데 김재현, 양준혁과 다르게 속 마음을 다 표현하지 않는 친구"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병규는 이번주 삼성, SK와 6연전에서 "최소 3승3패 또는 4승2패가 목표다"고 말했으나 팀이 5연패를 당하며 안타까운 마음이 있었다. 경기 전까지 LG는 이번주 1승4패로 저조했다.
과연 이병규의 바람대로 김성근 감독이 져 줄까. 야신에게는 어림없는 애교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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