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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컵 ISSUE] "수원전 이 갈고 기다렸다"던 문준호, 설움 턴 친정 복수극

2019.09.19 오전 06:20
[인터풋볼=화성] 신명기 기자= 운명의 장난과도 같았다. 올해 수원삼성에서 방출돼 4부리그 격인 K3리그 화성FC에서 재기를 노렸던 문준호가 FA컵 준결승에서 친정팀을 상대로 골을 넣었다. 문준호는 성공적인 복수극에 웃음 지었고 FA컵 우승만 바라보던 수원은 벼랑 끝까지 몰렸다.

화성은 18일 오후 7시 화성주경기장에서 열린 '2019 KEB하나은행' FA컵 준결승 1차전 홈경기에서 강호 수원에 1-0으로 승리했다.

8강에서 경남FC를 제압했던 화성은 수원을 상대로 또 한 번의 이변을 노렸다. 단판이 아닌 2연전 중 홈에서 먼저 경기를 치르게 된 화성은 수원에 맞불을 놓으면서 승리를 노렸다.

화성은 경기 내용-결과를 모두 잡았다. 공격 전개나 경기 운영 등 모든 면에서 4부리그 팀이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의 경기력을 보여줬다. 화성의 허리에서 중앙-측면을 오가며 결승골까지 뽑아낸 문준호는 보란 듯 맹활약을 펼쳤다. 환상적인 궤적의 오른발 감아 차기 슈팅으로 수원전 1등 공신이 됐다.

경기 후 취재진이 문준호에게로 몰렸다. 친정팀에 비수를 꽂은 그의 입에서 어떤 말이 나올지 궁금해졌다. 그동안 경험하지 못한 관심에 "부담스럽다"며 너스레를 떤 문준호는 "오늘 하루는 정말 짜릿한 것 같다. 우리가 준비한 만큼 경기 결과-내용이 나온 것 같아 너무 기쁘다"는 말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문준호는 "개인적으로 (수원과) 만났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이를 갈고 있었던 상황이었다. 만났을 때 준비 잘 해서 보여줄 것 보여주자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면서 대진 전부터 수원과 맞붙기를 바랐다는 생각을 나타냈다.

수원을 상대로 독기를 품은 이유는 구단에서 좋은 시간, 마무리를 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지난 2016년 수원에 입단했던 문준호는 지난해 안양FC 임대를 떠났다가 2019시즌 시작 전에 수원과 계약을 해지했다.

문준호는 "수원에서 보여준 게 없었고 축구 인생에서 힘든 시기를 보냈다. 이렇게 만나서 경기로서 복수 아닌 복수를 한 것 같아 오늘 기분이 좋다"면서 짜릿한 복수극을 성공적으로 마친 것에 대해 만족감을 나타냈다.

이제 문준호는 자신이 그토록 자주 밟기 원했던 빅버드의 잔디 위에서 수원을 상대하게 된다. 문준호는 "빅버드에서 데뷔전을 치르고 명단에만 들고 경기를 뛰지 못하는 상황이 많았다. 빅버드나 수원에 내가 있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는데 2차전도 경기 잘 준비해서 멋진 골을 넣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각오를 나타냈다.

이날 활약이 말해주듯 문준호는 화성 팬들과 일부 수원 팬들로부터 사진 촬영과 사인 공세 등 수많은 요청을 받았다. 그야말로 화성의 스타가 된 듯 했다. 팬들과 구단 관계자들로부터 칭찬세례를 받았다. 어두웠던 수원 커리어를, 자신이 인정받지 못했다는 설움을 털어내는 하루였다.

문준호는 "수원, 안양에 있으면서 부담을 많이 받곤 했다. 화성에 와서 감독님이나 형들과 즐길 수 있는 축구를 할 수 있어 행복하다. 지금처럼 즐기면서 축구를 할 수 있는 게 목표다"라면서 달라진 분위기를 실감한다고 말했다.

화성의 김학철 감독도 문준호에 대해 ""수원 출신이어서 다른 선수들보다 동기부여가 더 있었던 것 같다. 우리 팀에 처음 왔을 때는 자신감이 많이 떨어져 있었지만 와서 골도 넣고 하다보니 이제는 우리 팀에 없어서 안 될 선수가 됐다"면서 기분 좋은 웃음을 보였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한국프로축구연맹, 인터풋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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