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덕 감독 신작이 칸영화제 마켓을 통해 공개됐다. 취재진에게도 기습 공개한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15일(이하 현지시각) 아시아경제는 김기덕 감독의 신작이 이날 오후 8시 제72회 칸국제영화제 기간 동안 열리는 칸 필름 마켓을 통해 취재진에게도 공개된다고 보도했다.
칸 필름 마켓 상영은 바이어를 대상으로 한다. 바이어들은 마켓 스크리닝용 프로모션 영상을 관람한 뒤 영화 구매 여부를 결정한다. 이 마켓 상영에는 마켓 배지 소지자나 사전에 영화사를 통해 입장 등록한 관계자들만 입장 가능하다. 취재진은 마켓 스크리닝 입장 자체가 허용되지 않는다.
필름 마켓 관계자용 자료에는 김기덕 감독의 72분 분량 영화가 15일과 16일 양일간 상영되며 취재진도 관람 가능하다고 기재돼 있다. 영화 제목은 명시돼 있지 않으나, 취재 결과 해당 영화는 김기덕 감독이 지난해 카자흐스탄 휴양지에서 촬영한 '딘'으로 확인됐다.
마켓 상영에는 취재진 입장이 불가한 칸영화제 원칙과 달리, 유독 김기덕 감독의 영화에만 취재진 입장이 허용된 이유는 무엇일까. 황당하게도 이는 영화제 측의 실수였다.
자세한 소속을 밝히기 거부한 한국 관계자는 15일 TV리포트에 "칸 마켓 측의 실수로 취재진도 입장 가능하다고 잘못 인쇄된 것"이라고 말했다.
칸영화제 관계자 역시 "마켓 상영에는 취재진 출입이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 마켓의 실수로 취재진도 입장 가능하다고 명시돼 있다 하더라도 절대 입장할 수 없다. 영화사를 통해 사전 등록한 관계자만 입장 가능하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번 김기덕 감독의 신작 상영은 매년 김기덕 감독의 영화를 수입해온 바이어를 대상으로 한다. 이는 매 영화제 기간 통상적으로 진행된 것으로, 이번 상영에는 약 50명의 바이어가 참여한다. 지난 수년간 김기덕 감독의 작품의 해외 배급을 맡아온 배급사는 올해는 손을 뗐다. 때문에 김기덕 감독이 해외 배급까지 직접 맡고 있으나 칸영화제를 찾진 않았다.
김기덕 감독은 영화 '뫼비우스'에 출연했다 하차한 여성배우 A로부터 성추행, 명예훼손, 폭행 혐의로 고소당했다. 검찰은 증거 불충분으로 성폭력 관련 혐의는 무혐의 처분, 뺨을 때린 혐의에 대해서만 벌금 500만 원에 약식 기소했다.
김기덕 감독은 A와 함께 자신의 성폭행 의혹을 보도한 MBC 'PD수첩'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검찰은 허위 사실로 단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A와 'PD수첩' 제작진에 대해 모두 무혐의로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이후 김기덕 감독은 양측을 상대로 10억 원대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김기덕 감독은 국내의 논란과 별개로 해외에서는 여전히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영화 '인간, 공간, 시간 그리고 인간'이 지난 2월 일본 유바리국제판타스틱영화제 개막작으로, 3월 제17회 이탈리아 피렌체 한국영화제에 초청돼 비난을 받았다. 지난달 열린 제41회 모스크바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심사위원장으로 위촉돼 또 한 번 공분을 사기도 했다.
칸(프랑스)=김수정 기자 swandive@tvreport.co.kr 사진=TV리포트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