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서울의대와 서울대병원 휴진을 시작으로 내일부터 의료계가 집단휴진에 들어갈 것을 예고한 가운데, 정부가 대응 방안을 고심하고 있습니다.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중대본 회의에서는 비상진료체계 가동 방안과 의료 개혁 세부 내용에 대한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중대본 회의 현장으로 가보겠습니다.
[한덕수 / 국무총리]
지난 한 주일 국내 90여개 환자단체가 의료계 집단휴진 철회를 호소하며 여러 차례 기자회견을 열고 시위를 벌이셨습니다. 서울대병원, 정부청사, 국회는 물론 의사단체 시위현장까지 찾아다니며 제발 집단휴진을 멈춰달라고 호소하셨습니다. 몸이 아픈 분들이 눈물로 호소하시는데도지금 이 시간까지 의료계가집단휴진 결정을 바꾸지 않고 계신 데 깊은 유감을 표합니다. 서울대 의대와 서울대병원 비대위는 지난 금요일, 무기한 집단휴진 결정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연세대 의대와 병원 비대위도 27일부터 집단휴진을 예고한 상태입니다. 의사협회는 18일부터 전국적인 집단 진료거부에 동참하도록 개원의들을 독려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행동은 우리 사회 전체에 큰 상처를남기고, 의사와 환자들이 수 십년에 걸쳐 쌓은 신뢰를 무너뜨리는 일입니다. 생명권은 우리 국민의 기본권중에서도가장 기본적인 기본권입니다. 정부는 헌법과 법률이 정부에 부여한 권한에 따라 생명을 다루는 의사분들에게 다른 직업에 없는 혜택을 보장하는 한편, 일부 직업적 자유를 제한하고 있습니다. 이는 국민의 생명권을 보호하기 위한조치입니다. 의사 뿐 아니라 철도, 수도, 전기,항공운수사업 같은 필수공익사업에도 똑같이 적용됩니다. 만약 의사에게 모든 자유가 허용되어야 한다면 의대 설립이나 의대 정원 조정,해외 의사면허 국내활동 허용도 마찬가지로 자유로워야 되는 것으로, 이러한 갈등을 겪을 이유가 없는 것입니다.의업의 모든 영역에서의 무제한 자유가 허용될 수는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는 것을 우리 헌법과 법률의 체계가 명확히 하고 있습니다.
환자단체분들은 의료계의 이번 집단휴진 예고에 절망하고 계십니다. 그중 한 어머니는 이번 일로 난생처음 삭발을 하시고 피켓을 드셨습니다. 친부모가 포기한 장애아를 입양해 24년간 인생을 바쳐 키운 분이셨습니다. 막내딸이 명이 다해 하늘나라에 가면몰라도, 의료공백 때문에 보내는 건 못하시겠다며, 다시는 이런 집단행동이 없도록 원칙을 세워달라고 눈물로 호소하셨습니다. 집단휴진을 예고한 비대위 교수님들과 의협 지도부 여러분께서는 부디 이런 호소에 귀 기울이셨으면 합니다.국민과 전국 환자분들의 엄중한 명령을 거역하지 마시기를 바랍니다.
정부는 이미 복귀 전공의들에 대해 어떤 불이익도 없을 것임을 명확하게 여러 번 약속드린 바 있습니다. 정부는 교수님들만큼 전공의들의 미래를 염려하고 있고 나라 전체를 위해서도 그것이 더 현명한 선택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다만, 헌법과 법률에 따른 조치를 시간을 거슬러 아예 없었던 일로 만들라는 말씀은몇 번을 고심해도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헌법과 법률은 의사와 정부를 포함해 우리 모두가 언제나 지켜야지, 지키다 말다 해도 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건 앞으로도 지켜나가야 할 대원칙입니다. 정부는 모든 대화에 열려 있고 항상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어떤 형식이든 의료계가원하면 만나고 논의하겠습니다.
부디 집단행동 계획을 접고, 정부와 대화에나서주시길 다시 한번 간곡히 당부드립니다. 정부가 추진하는 의료개혁 과제들은 의료계의 오랜 요구사항을 반영해서 추진하는 것입니다. 서울대 의대 비대위를 포함해 여러 의대 비대위가 언급한 개혁조치 대부분은 이미 정부가 받아들여 시행계획을 세웠거나 실행 중인 것들입니다. 의료계도 하루 빨리 정부와 함께 논의 내용을다듬어 나가주시길 바랍니다. 정부는 의료계가 집단휴진을 하는 대신, 의료개혁의 틀 안에 들어와 의료개혁의 브레인이 되어 주시길 간절히 기다리고 있습니다. 지금 이순간에도 수많은 환자와 환자 가족들이 불안해 하고 계십니다.
모든 의사님들이 집단 휴진에 동의하신다고는생각하지 않습니다. 침묵하는 다수는 환자 곁을 지켜주실 것으로 믿습니다. 전국 분만 병·의원 140여 곳이 속한 대한분만병의원협회와 전국 130여 곳의 아동병원이 소속된 대한아동병원협회에 이어대학병원 뇌전증 교수님들과 마취과 의사들도 ‘아픈 환자를 두고 떠날 수 없다’며 병원에 남겠다는 입장을 밝히셨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국민과 환자분들은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존경심을 가지고,오랫동안 기억하실 것입니다. 정부는 이번 집단휴진이 현실화되지 않도록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해 의료계를설득하는 한편, 집단 휴진이 발생하더라도환자분들이 병의원 이용에 불편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응급의료포털, 지자체 홈페이지 등을 활용하여 문 여는 병의원을 적극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병원을 지키고 계신 의사선생님들, 간호사분들, 군의관과 공보의분들,행정직원분들과 의료기사 분들을 포함한 모든 관계자분들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이분들의 헌신을 정부는 결코 잊지 않을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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