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영화를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의 작은 화면으로 보는 경우가 많지만, 큰 스크린으로 즐기는 것보다 감동이 더 클 순 없겠죠.
거기다 해수욕장, 광장, 기름 탱크처럼 독특한 장소라면 더 특별한 추억을 쌓을 수 있을 텐데요.
요즘 점차 늘어나고 있는 극장 밖 영화 상영을 소개합니다.
[기자]
끝없이 펼쳐진 바다 위로 붉은 빛깔을 뿜어내는 해가 떨어지고,
해수욕장에 앉아 있는 사람들은 노을을 배경 삼아 영화를 봅니다.
해가 지고 어둠이 깔린 해변엔 작품 속 대사와 자연의 소리만 들릴 뿐입니다.
전국의 숨겨진 명소를 찾아 움직이는 영화관을 지향한 문화 행사로,
지역에서 쉽게 만나기 어려운 유명 감독과 배우도 팬들과 만나 영화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박정민 / 영화배우 : 정말 그냥 내가 갖고 있는 이 대본과 상대 배우와 카메라와 이런 것들 안에서 정확하게 그것만 해줘도…]
세월의 흔적이 묻어있는 콘크리트 건물.
색이 바래고 부식된 외관만 보면 어떤 시설인지 짐작하기가 어렵습니다.
제가 서 있는 곳은 경유를 보관하는 탱크로 활용되다가 지금은 문화공간으로 바뀐 곳입니다.
저도 한 번 안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기름으로 가득 찼던 이 탱크 안이 시원한 에어컨이 나오는 영화관으로 변신했습니다.
어둠 속에서 영화가 상영되기 시작하자,
돗자리 위에 앉은 사람들이 저마다 편한 자세로 작품을 감상합니다.
[김유정 / 서울 역촌동 : 친구가 SNS로 링크 보내줘서 재밌어 보일 것 같아서 왔어요.
생각보다 아늑하고 되게 잘 꾸며져 있어서 놀랐어요.]
[정인화 / 경기 광명시 : 돗자리를 깔고 볼 수 있다는 게 이색적이었고, 기존의 영화관과는 다른 색다른 느낌이 들 것 같기도 했고요.]
최신 작품은 아니지만 무료로 영화를 볼 수 있고, 최대 3백 명까지 수용할 정도로 널찍한 공간 덕분에 인기가 높습니다.
[이태원 / 문화비축기지 문화기획팀 : 가족들이 오거나 친구들 연인들이 함께 와서 음식도 섭취를 자유롭게 하면서 담소도 나누면서 영화를 볼 수 있는 경험들이 시민들이 굉장히 좋아하는…]
형형색색 푹신한 1인 의자에 앉은 사람들이 마치 안방 마냥 편한 자세로 영화를 감상하고 있습니다.
빽빽한 건물로 둘러싸인 광화문 광장도 훌륭한 무료 상영관으로 변신했습니다.
SNS상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상영회마다 많은 사람이 찾았습니다.
지난 1년 동안 시민 절반 가까이 한 번 이상 상영관을 찾았다고 답할 정도로 극장에 가는 건 대표적인 '여가 활동'입니다.
다만 가구소득이 낮아질수록 영화관에 가서 작품을 본 비율이 뚝뚝 떨어질 정도로 극장을 찾는 경험 자체가 누구에게나 열려있진 않습니다.
[정민아 / 성결대 교수·영화평론가 : (팬데믹 이후) 부익부 빈익빈이 더 심화가 되지 않았나 생각이 들고…. 저소득층은 (극장에) 만 원을 쓸 여유조차도 없는 상황이니까…]
이 같은 야외 무료 상영은 문화 향유의 격차를 줄이기 위한 복지 차원에서도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YTN 김승환입니다.
촬영기자 : 이현오
디자인 : 지경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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