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형형색색의 종이를 잘라 붙이는 분주한 손길.
마야 문명을 상징하는 문양과 화려한 색상이 저마다 개성을 뽐냅니다.
과테말라의 큰 명절인 '죽은 자의 날'에 산티아고 공동묘지 위를 수놓을 대형 연 제작 현장입니다.
최대 지름 20미터에 달하는 거대 연 제작에 마을 청년들도 자진해 손을 보탭니다.
[호르헤 가르시아 / 대형 연 제작 자원봉사자 : (연 제작에) 많은 시간이 걸리고 금전적인 대가도 없지만, 이 전통 예술을 사랑합니다. 전통도 계승하고 알코올 중독이나 범죄가 없는 건전한 청춘을 보낸다는 자부심이 있습니다.]
과테말라에선 해마다 11월 1일과 2일을 '죽은 자의 날'로 정해 세상을 떠난 가족을 기리는 시간을 가지는데요,
가족들과 교감하기 위해 시작된 연날리기 행사는 세월이 흘러 어느덧 125년 역사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라파엘 싸스 / 전통 연 장인 : 지금 제 나이 45살이고 (연 제작을) 8살부터 시작했으니 연 만든 지가 35년이 넘었네요. 아버지께서 연 제작 공정을 가르쳐 주셨어요. 아버지는 고인이 되셨지만, 제가 가업을 잇고 있는 것에 대해 자부심을 느낍니다.]
다섯 달 동안 이어진 연 제작의 대장정이 마무리되고 어느덧 '죽은 자의 날'이 밝았습니다.
흥겨운 음악과 함께 축제 분위기로 들뜬 산티아고 공동묘지.
가족들은 죽은 자들의 영혼이 길을 잃지 않고 가족을 찾을 수 있도록 안내하는 의미가 담긴 꽃으로 무덤을 장식합니다.
[마리아 파울리나 / 성묘객 : 조상의 묘에 꽃장식을 하기 위해 왔습니다. 매년 이곳에 오고 있는데, 이는 하나의 전통입니다.]
아파트 6층 높이의 대형 연이 기지개를 켤 시간.
마을 청년들이 있는 힘껏 연을 일으킵니다.
성묘객들이 준비한 작은 연들도 차례로 날아오릅니다.
세상을 떠난 이들을 기리며 띄워 보낸 연날리기.
과테말라 사람들에게 이 전통 행사는 자부심이자 삶의 일부입니다.
과테말라 산티아고에서 YTN 월드 김성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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