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 2019년, 크리스티 홍콩 경매에서 김환기 화백의 대표작 '우주'가 한국 미술 역사상 최고액인 123억 원에 낙찰됐다는 소식, 들어보셨을 겁니다.
이처럼 세계 거장들의 예술 작품을 천문학적인 금액에 거래하며 가치를 불어넣는 경매장에는 경매를 진행하는 경매사 외에도 작품 감정부터 경매 기획, 현장 조율을 도맡는 경매기획사가 있는데요.
전 세계 한인들의 다양한 삶을 소개하는 [글로벌코리안], 이번 시간엔 외국인들을 좀처럼 고용하지 않는 프랑스의 세계적 경매회사에서 한국인만의 강점을 살려 두각을 나타내는 한인 차세대 경매기획사를 소개합니다.
[경매사 : 마감합니다. 1, 2, 마지막 기회, 축하합니다. 마감됐습니다. 700 유로.]
[하은비/ 프랑스 경매기획사]
안녕하세요. 저는 하은비입니다. 프랑스 파리에서 예술 경영 석사를 받고 현대미술 갤러리와 프랑스 경매회사에서 총 두 번의 인턴의 과정을 거친 후 현재는 파리의 미술품 경매 회사에서 3년째 예술품 감정사 그리고 경매기획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한 달에 5천에서 6천 개의 감정 문의가 오거든요. 물론 제가 모든 거에 답하는 건 아니지만 제 전문 분야가 18세기 19세기니까 거기에 중점을 맞춰서 그 부분에 대해서 제가 감정을 직접 진행합니다. 감정한 물건들을 하나하나 골라서 주제에 맞춰서 경매를 기획하는데요. (경매 현장에서는) 카메라 설치가 잘 되어 있는지 경매 진행할 때 그리고 인터넷과 전화도 잘 되는지 확인을 해야 하고요. 그리고 경매에 필요한 인원들이 다 제대로 있는지 확인해야 하고요. 온라인 경매까지 합치면 1년에 한 10건 정도 기획하고 있습니다. 제가 지금 3년째 됐으니까 한 30건쯤 하지 않았나 생각이 드네요.
저희 회사 밀롱은 2028년에 설립 100주년을 맞는 역사와 전통이 깊은 회사인데요. 같이 일하시는 분 중에 외국인들이 많이 없어요. 사실 아시아 부서에 타이완분이 한 분 계시는데요. 그분을 제외하고는 거의 프랑스인들밖에 없어요. 그래서 처음에는 적응하기가 쉽지 않았어요. 제가 극복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자신감인데요. 제가 하는 일에 대한 자신감을 스스로 가지면 그 어떤 역경도 잘 회복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지금 현재는 회사 내 한국인은 저 혼자밖에 없는 상태입니다. (예술품) 감정과 경매 기획이 꼼꼼함을 요구하는 직업인데 그런 부분에 있어서 한국인으로서 제가 가진 강점을 잘 발휘하고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세실 뒤피/ 직장 상사 : 이 일을 하려면 정확해야 하는데 하은비 씨는 그런(꼼꼼하다는) 장점이 있고 또 고객들을 완벽하게 다룰 줄 알아요.]
[하은비 / 프랑스 경매기획사]
이우환, 이배, 김창열 같은 (현대미술) 작가들이 파리에서는 가장 유명하고요. 김창열 작가의 경우에는 물방울 유화 한 점이 올해 4월 저희 회사에서 46만 유로(약 7억 원)에 팔린 일이 있습니다. 한국인으로서 너무너무 자랑스럽고 뿌듯했던 그런 일이 있습니다. 저는 일단 한국인으로서 외국에서 일하고 있지만 가장 큰 목표는 한국 미술 시장 발전에 기여하는 것인데요. 제가 외국에서 일하면서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어떤 것인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프랑스 경매 시장이 조금 보수적인 편이라고 느끼긴 하는데요. 그래도 프랑스 하면은 역사가 깊은 미술이 꽃피운 아주 유명한 나라잖아요. 그래서 한번 도전해 보는 것도 열정이 있다면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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