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귀에 익숙한 민요 '새타령'이 일렉트로닉 댄스 음악과 만났습니다.
수리남계 캐나다인 디제이(DJ) 로히니 소드와 씨와 한인 작곡가 송다윤 씨가 한국 전통음악을 현대식으로 새롭게 해석한 곡입니다.
신선하고 감각적인 무대에 관객들의 감탄사가 이어집니다.
[이현우 / 캐나다 밴쿠버 : 깜짝 놀랐어요. 그래서 사실 현대음악과 전통음악의 조화뿐만 아니라 새로운 장르를 만들어 낸 게 저는 정말 신기하고요.]
[로히니 소드와 / 음악가 : 제가 새가 됐다고 생각하고 숲으로 가서 숲에서 사는 삶을 그려봤어요. 오늘 공연이 정말 즐거웠어요.]
동포 어린이들의 '군밤 타령'과 흥겨운 사물놀이에 이어 양반 계층이 즐기던 풍류악까지 풍성한 국악 공연이 관객의 흥을 끌어올리더니,
전통 가락에 재즈·탱고 선율을 접목한 색다른 무대가 이어진 공연.
세대와 성별, 인종을 뛰어넘어 관객 약 5백 명이 함께 즐겼죠.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고 4년 만에 다시 열린 캐나다 한국전통예술단 '캔남사당'의 '2023년 한국전통예술축제'.
'캔남사당'은 국가 무형문화재인 남사당놀이 전수자 조경자 단장이 이끄는데요.
조 단장은 차세대 한인들의 정체성 확립을 위해 한글과 태권도를 가르치는 한글문화학교도 운영합니다.
벌써 15년 가까이, 동포 사회의 결속력을 다지는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죠.
단장 혼자 이 모든 일을 하는 건 아닙니다.
한국 문화 알리기에 온 가족이 뛰어들었는데요.
캐나다의 대학에서 작곡을 전공한 딸 다윤 씨는 이 예술단에서 동료 음악가들과 함께 장르를 넘나들며 국악을 젊은 감각으로 재해석하는 역할을 합니다.
남편과 아들은 같은 예술단의 사물놀이패에서 북과 장구를 치고 행정 업무도 맡고 있습니다.
[송태영 / 남편 : 가족 단위로 돼 있다 보니 여러 가지 의사소통이 잘 되고요. 변화가 필요하거나 대처해야 하는 일들이 있을 때 빨리빨리 대처가 되는 면이 있어요.]
'캔남사당'은 한때 많게는 백 명 가까운 단원들과 무대를 꾸미면서, 그중 수준급 단원들은 지역사회 주요 행사마다 초청될 정도로 크게 발전했습니다.
코로나19 사태가 터지기 전까지 말입니다.
[조경자 / 캔남사당 단장 : 코로나19 기간에는 학생을 가르친다든지 공연을 한다든지 예술활동을 하는 수입이 전혀 없었던 거예요.]
끝날 듯 끝나지 않아 더욱 길고 힘들었던 시간.
그런 조 단장을 다시 일으켜 세운 건 바로 한인 동포들이었습니다.
평소 조 단장에게 도움을 받은 한인 음악가들이 일일 한식 주막을 열어 자금을 마련한 뒤, 공연을 열자며 먼저 손을 내민 겁니다.
[김홍진 / 캐나다 밴쿠버 : 음악 하는 한인 학생들에게 장소를 저렴하게 지원해주시고 해서 평소에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가 이번에 공연 기금 마련을 위한 후원 주점을 한다고 해서 봉사자로 참여하게 됐습니다.]
동포 음악인들이 직접 밤새워 도토리묵을 쑤고 잡채를 볶아 한글문화학교 앞 공터에 간이 식당을 차렸고 라이브 공연도 펼쳤습니다.
필요한 술은 양조장을 운영하는 동포가 무료 제공하는 등 동포 사회의 아끼지 않는 지원에 힘입어 성공적으로 행사를 마쳤죠.
이런 노력과 함께 마침 팬데믹이 끝나고 일상을 되찾으면서, 캔남사당이 서는 무대도 늘었는데요.
타악기 '북'을 주제로 한 다문화 음악제에서도 사물놀이는 단연 최고 인기입니다.
[티나 옌 / 캐나다 밴쿠버 : 한국 전통 타악기는 정말 독특한 면이 있어 보입니다. 정말 탁월한 연주였어요.]
캔남사당의 활약에 동포들도 어깨가 올라갑니다.
[전태근 / 캐나다 코퀴틀람 : 옆에 있는 사람들 보니까 리듬도 현지인들이 잘 모르는 리듬일 수도 있고 하잖아요? 근데 같이 들썩들썩하면서 재미있게 즐겼던 것 같아요.]
[장민우 / 드럼 페스티벌 주최 측 : 9~10개 나라에서 16개 팀이 공연을 했거든요. 그래서 정말 기쁘게도 태권도, 캔남사당, 김형준 씨 팀 이 세 팀이 가장 인기가 좋았던 것 같습니다.]
40년 가까이 몸담았던 한국 국악계를 뒤로하고 캐나다로 이주한 뒤에도 우리 전통문화 계승과 전파에 앞장서는 조경자 단장.
[조경자 / 캔남사당 단장 : 민요 수업을 하는데 세 분이 막 우시는 거예요. 너무 놀라서 '아니 어머니 왜 우세요'했더니, 외국에 나와계시면서 그 가사를 음미하면서 노래를 부르다 보니까 그렇게 엄마 생각이 많이 났다고 그러면서 내가 조금씩 뭔가를 전해주는 게 한국의 감성을 계속 유지하고 외국에 살면서 그걸 치유하는 힘이 될 수 있구나.]
딸 다윤 씨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더 많은 사람이 국악을 즐길 수 있도록, 자신만의 색을 덧칠한 실험과 도전을 이어나갈 생각입니다.
[송다윤 / 작곡가 : 한국 전통문화까지 더 세상에 많이 알려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큰 것 같아요. (국악을) 아예 몰라서 못 듣는 현상은 없었으면 좋겠어서, 국악이 보급화 됐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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