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전문 시설 직접 만들 겁니다"…'장애인 도우미' 뉴질랜드 동포
이른 아침, 김규동 씨가 바쁘게 길을 재촉합니다.
매주 5일 40시간, 평범한 사무실이 아닌 특별한 장소로 출근하기 위해섭니다.
[김규동 / 뉴질랜드 오클랜드 : 저는 지금 일하러 가는데요. 저기 레지덴셜 하우스(장애인 거주 시설)에 사는 장애인분들을 돌보는, 서포트 케어(돌봄 업무)를 하러 오늘 데일리 케어(일일 돌봄) 하러 가고 있습니다.]
규동 씨는 지역 사회에서 이른바 '장애인 활동 도우미'로 3년째 일하고 있습니다.
뉴질랜드에서 '장애인 활동 도우미'는 전문적인 사회복지사가 되기 전에 장애인의 사회 활동 지원 역할을 하는 직업인데요.
규동 씨는 장애인 거주 시설에서 청소와 일정 점검, 행정 업무 등을 하고 장애인들에게도 좋은 친구가 되어줍니다.
오늘은 특별히 야외 활동 지원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김규동 / 장애인 활동 도우미 : 저 친구는 케빈이라는 친구고요. 지적 장애가 있는 친구인데 공 차고 축구하고 노는 걸 좋아해서 공원에 놀러 가요.]
비장애인에게는 쉬운 일이 장애인들에겐 어려울 수 있습니다.
특히 누군가의 도움이 꼭 필요한, 이런 야외 활동을 위해선 규동 씨의 존재가 꼭 필요한데요.
하지만 뉴질랜드에서도 장애인을 돌보는 사회복지 업무에 대해 널리 알려지지 않은 만큼, 한때 가족과 친구들은 규동 씨가 택한 길을 안쓰럽게 바라보기도 했습니다.
[김규동 / 장애인 활동 도우미 : 일한다 그러면 다들 "와, 그거 힘들지 않나, 대단하다"는 반응을 보이더라고요. 어렵고 힘든 건 맞는데 마인드의 차이라고 해야 될까요? 그렇게 어렵고 힘들다고 생각하면서 일하면 재미도 없고 왜 이러고 있나 싶고 그런데 마인드를 살짝 바꿔서 그냥 하루를 같이 보낸다는 느낌으로….]
모든 건 생각하기 나름이고, 함께 즐겁게 생활하다 보면 딱히 힘든 줄도 모르겠다는 규동 씨.
이처럼 적극적이고 진심 어린 태도는 시설의 장애인은 물론 동료들에게도 전해집니다.
[폴 해리스 / 지적 장애인·60세 : 제 컴퓨터를 봐주고 스마트폰 사용법 등 많은 것을 도와줘요. 제가 생각하기에 규동 씨는 직원이기보다는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친구입니다.]
[에이드리언 가듀크 / 관리자 : 인간에 대한 애정이 없으면 오래 할 수 없거든요. 그것이 아주 중요해요. 규동 씨와 장애인들 그리고 팀원들 간의 관계가 아주 좋은데요. 이 장애인 시설을 위해 매우 중요한 부분입니다.]
사실 규동 씨가 처음부터 장애인을 돕는 사회복지사를 꿈꿨던 건 아닙니다.
대부분의 또래 청년들과 비슷하게 대학을 진학했고 공대에서 청운의 꿈을 펼치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적성에 맞지 않았던 공부를 계속하다 보니 마음 한편이 허전해졌습니다.
이렇게 방황하던 규동 씨를 붙잡아준 건 10년 넘게 해왔던 장애인 봉사활동 현장과 친한 친구들의 한마디였습니다.
[김규동 / 장애인 활동 도우미 : 공부로 공대 쪽으로 해보고 일도 이것저것 다 해봤는데 뭔가 오래가지 못하겠더라고요. 이것저것 일 해봤는데 근데 그러다가 뭐 하지 뭐 하지 생각하다가 친구들이 하는 얘기가 "봉사를 몇 년 동안 했으면 이 길이 네 길이 아닌가?" (조언해줬어요.)]
한인 동포의 장애인 자녀들이 토요일마다 한글과 한국 문화를 배우는 성 베드로 학교.
규동 씨가 고등학생 때부터 지금까지 봉사활동을 하는 곳입니다.
최근에는 체육 담당 선생님으로서 교육자 활동도 이어가고 있는데요.
오늘은 투호와 제기차기 등 한국 전래 놀이를 즐겨보기로 했습니다.
[김규동 / 장애인 활동 도우미 : 제2의 가족 느낌이죠. 다들 형제같이 두루두루 재미있게 놀고 봉사자 와주는 분들도 너무 감사하기도 하고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계속 이렇게 오면서 또 다른 집이라고 표현할 수 있겠네요.]
[이인숙 / 성 베드로 학교장 : 장애인 학생들은 일반 학생들과 다르게 수업하거나 또 커뮤니케이션(소통)을 하거나 또 인간관계를 맺는 데 있어서 굉장히 어려움을 겪고 있어요. 그래서 도움이 필요한데 오랫동안 봉사를 했기 때문에 그런 걸 잘 이해하고 있고 그래서 어떤 걸 맡겨도 믿을 수 있는 선생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봉사 활동에 어려운 점도 있지만, 규동 씨는 소중한 경험과 공부를 계속 쌓아서 머잖아 전문 사회복지사로 현지 사회에 더 큰 보탬을 주고자 합니다.
더 나아가 언젠간 모두가 더불어 살아가는, 장애인을 위한 단체를 직접 만들겠다는 꿈을 꾸고 있습니다.
[김규동 / 장애인 활동 도우미 : 최종 목표는 저만의 커뮤니티 같은 걸 하나 만들어서 이런 집이랑 이런 걸 운영하면서 지내보고 싶고요. 지금 당장은 일단은 봉사를 10년 했다지만 그건 봉사이고. 일을 시작한 지는 얼마 안 됐으니까 커리어(경력)를 쌓아보고 배울 기회가 되면 매니지먼트(운영)부터 배우고 그래서 준비해서 한번 해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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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5일 40시간, 평범한 사무실이 아닌 특별한 장소로 출근하기 위해섭니다.
[김규동 / 뉴질랜드 오클랜드 : 저는 지금 일하러 가는데요. 저기 레지덴셜 하우스(장애인 거주 시설)에 사는 장애인분들을 돌보는, 서포트 케어(돌봄 업무)를 하러 오늘 데일리 케어(일일 돌봄) 하러 가고 있습니다.]
규동 씨는 지역 사회에서 이른바 '장애인 활동 도우미'로 3년째 일하고 있습니다.
뉴질랜드에서 '장애인 활동 도우미'는 전문적인 사회복지사가 되기 전에 장애인의 사회 활동 지원 역할을 하는 직업인데요.
규동 씨는 장애인 거주 시설에서 청소와 일정 점검, 행정 업무 등을 하고 장애인들에게도 좋은 친구가 되어줍니다.
오늘은 특별히 야외 활동 지원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김규동 / 장애인 활동 도우미 : 저 친구는 케빈이라는 친구고요. 지적 장애가 있는 친구인데 공 차고 축구하고 노는 걸 좋아해서 공원에 놀러 가요.]
비장애인에게는 쉬운 일이 장애인들에겐 어려울 수 있습니다.
특히 누군가의 도움이 꼭 필요한, 이런 야외 활동을 위해선 규동 씨의 존재가 꼭 필요한데요.
하지만 뉴질랜드에서도 장애인을 돌보는 사회복지 업무에 대해 널리 알려지지 않은 만큼, 한때 가족과 친구들은 규동 씨가 택한 길을 안쓰럽게 바라보기도 했습니다.
[김규동 / 장애인 활동 도우미 : 일한다 그러면 다들 "와, 그거 힘들지 않나, 대단하다"는 반응을 보이더라고요. 어렵고 힘든 건 맞는데 마인드의 차이라고 해야 될까요? 그렇게 어렵고 힘들다고 생각하면서 일하면 재미도 없고 왜 이러고 있나 싶고 그런데 마인드를 살짝 바꿔서 그냥 하루를 같이 보낸다는 느낌으로….]
모든 건 생각하기 나름이고, 함께 즐겁게 생활하다 보면 딱히 힘든 줄도 모르겠다는 규동 씨.
이처럼 적극적이고 진심 어린 태도는 시설의 장애인은 물론 동료들에게도 전해집니다.
[폴 해리스 / 지적 장애인·60세 : 제 컴퓨터를 봐주고 스마트폰 사용법 등 많은 것을 도와줘요. 제가 생각하기에 규동 씨는 직원이기보다는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친구입니다.]
[에이드리언 가듀크 / 관리자 : 인간에 대한 애정이 없으면 오래 할 수 없거든요. 그것이 아주 중요해요. 규동 씨와 장애인들 그리고 팀원들 간의 관계가 아주 좋은데요. 이 장애인 시설을 위해 매우 중요한 부분입니다.]
사실 규동 씨가 처음부터 장애인을 돕는 사회복지사를 꿈꿨던 건 아닙니다.
대부분의 또래 청년들과 비슷하게 대학을 진학했고 공대에서 청운의 꿈을 펼치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적성에 맞지 않았던 공부를 계속하다 보니 마음 한편이 허전해졌습니다.
이렇게 방황하던 규동 씨를 붙잡아준 건 10년 넘게 해왔던 장애인 봉사활동 현장과 친한 친구들의 한마디였습니다.
[김규동 / 장애인 활동 도우미 : 공부로 공대 쪽으로 해보고 일도 이것저것 다 해봤는데 뭔가 오래가지 못하겠더라고요. 이것저것 일 해봤는데 근데 그러다가 뭐 하지 뭐 하지 생각하다가 친구들이 하는 얘기가 "봉사를 몇 년 동안 했으면 이 길이 네 길이 아닌가?" (조언해줬어요.)]
한인 동포의 장애인 자녀들이 토요일마다 한글과 한국 문화를 배우는 성 베드로 학교.
규동 씨가 고등학생 때부터 지금까지 봉사활동을 하는 곳입니다.
최근에는 체육 담당 선생님으로서 교육자 활동도 이어가고 있는데요.
오늘은 투호와 제기차기 등 한국 전래 놀이를 즐겨보기로 했습니다.
[김규동 / 장애인 활동 도우미 : 제2의 가족 느낌이죠. 다들 형제같이 두루두루 재미있게 놀고 봉사자 와주는 분들도 너무 감사하기도 하고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계속 이렇게 오면서 또 다른 집이라고 표현할 수 있겠네요.]
[이인숙 / 성 베드로 학교장 : 장애인 학생들은 일반 학생들과 다르게 수업하거나 또 커뮤니케이션(소통)을 하거나 또 인간관계를 맺는 데 있어서 굉장히 어려움을 겪고 있어요. 그래서 도움이 필요한데 오랫동안 봉사를 했기 때문에 그런 걸 잘 이해하고 있고 그래서 어떤 걸 맡겨도 믿을 수 있는 선생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봉사 활동에 어려운 점도 있지만, 규동 씨는 소중한 경험과 공부를 계속 쌓아서 머잖아 전문 사회복지사로 현지 사회에 더 큰 보탬을 주고자 합니다.
더 나아가 언젠간 모두가 더불어 살아가는, 장애인을 위한 단체를 직접 만들겠다는 꿈을 꾸고 있습니다.
[김규동 / 장애인 활동 도우미 : 최종 목표는 저만의 커뮤니티 같은 걸 하나 만들어서 이런 집이랑 이런 걸 운영하면서 지내보고 싶고요. 지금 당장은 일단은 봉사를 10년 했다지만 그건 봉사이고. 일을 시작한 지는 얼마 안 됐으니까 커리어(경력)를 쌓아보고 배울 기회가 되면 매니지먼트(운영)부터 배우고 그래서 준비해서 한번 해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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