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 사이 가스라이팅과 그루밍 성범죄에 대한 이야기가 많습니다.
어떤 범죄이고 어떻게 생겨난 말일까요?
범죄로서의 가스라이팅은 다른 사람의 심리를 교묘히 조작해 그 사람의 자존감을 낮추고 판단력을 잃게 만듦으로써 상대방을 통제하고 지배하는 것을 말하는데요.
최근 몇 년 사이 관련 범죄가 증가하면서 언론에 자주 등장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지난해 미국의 한 유명 사전 출판사에서는 이 '가스라이팅'을 올해의 단어로 선정했다고 하네요.
그렇다면 어떻게 '가스라이팅'이 범죄를 가리키는 말이 됐을까요.
'가스라이팅'은 지난 1938년 영국에서 상영된 연극 《가스등》, 영어로는 '가스 라이트'라는 극에서 유래한 단어입니다.
1944년 동명의 영화가 만들어지기도 했는데요. 아내의 재산을 탐낸 남편이 보석이나 그림 등을 훔치려고 집안의 가스등을 흐릿하게 만들고요.
이를 의아하게 여기는 아내에게 '당신이 잘못 봤다, 과민반응을 한다'는 식의 핀잔을 반복해서 아내를 망상으로 몰아가는 이야기입니다.
극 중 아내는 점차 현실감각과 판단력을 잃게 되고 남편에게 의존하는 존재가 되는데요.
이렇게 상대의 심리를 교묘히 조작해 지배하고 통제하는 것을 바로 가스라이팅으로, 이후 극의 제목을 인용해 심리학 용어로 쓰였다고 합니다.
한편 그루밍은 '가꾸다, 치장하다'라는 뜻의 영어 단어인데요.
범죄에서는 주로 '그루밍 성범죄'라는 말로 쓰입니다.
그루밍 범죄는 가해자가 피해자와 친밀한 관계를 형성해 신뢰를 쌓은 뒤, 해서는 안 될 범죄를 저지르는 것을 말하는데요.
특히 아동과 청소년의 피해가 많아 주의가 필요합니다.
가해자는 피해자의 환심과 신뢰를 얻은 뒤 고립시켜 범죄를 저지르고, 이를 은폐하기 위해 회유와 협박 등을 하며 심리적인 지배를 하는데요.
최근에는 모바일 메신저 등을 통해 미성년자에게 접근하는 온라인 그루밍 범죄도 잦아지고 있어 더욱 주의해야 합니다.
국립국어원에서는 가스라이팅을 '심리적 지배', 그루밍 성범죄를 '환심형 성범죄'로 순화했는데요.
두 범죄 모두 너를 위한 일이다~라는 식으로 피해자의 심리를 억압하고 지배해서 피해를 인지하는 것조차 어렵다고 합니다.
특히 어린 청소년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우리 사회의 감시와 보호가 더욱 필요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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