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지할 곳 없이 외로운 홀몸을 뜻하는 사자성어, 혈혈단신인데요.
간혹 홀홀단신으로 표현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두 표현, 모두 바른 걸까요?
‘혈혈단신(孑孑單身)’은 한자로 ‘외로울 혈’자와 ‘홑 단, 몸 신’자로 이뤄진 사자성어인데요.
여기서 ‘단신’은 혼자의 몸을 뜻합니다.
그만큼 어디 한군데 의지할 곳이 없이 매우 외로운 홀몸이라는 뜻인데요.
이 말을 종종 ‘홀홀단신’으로 쓰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홀홀단신은 잘못된 표현이고요.
여기서 홀은 한자가 아닌 ‘짝이 없음’이나 ‘하나뿐임’을 가리키는 우리말 접두어입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표현인, 혼자를 뜻하는 ‘홀’자를 겹쳐 한자어 ‘단신’과 붙여 쓴 잘못된 형태로 특히 발음이 비슷해 더 헷갈려 쓰는 경우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유사한 발음의 다른 단어와 헷갈리는 사자성어가 의외로 많은데요.
문제 하나 풀어볼까요? 다음 중 바르게 표기된 사자성어는 무엇일까요?
“1번 야밤도주, 2번 일사불란, 3번 산수갑산”
답을 찾으셨나요? 네, 이중 바른 표기는 바로 두 번째 ‘일사불란(一絲不亂)’입니다.
일사불란은 한 올의 실도 엉키지 않았다는 뜻으로 질서정연하게 조금도 흐트러지지 않음을 가리키는 말인데요.
종종 ‘불’을 ㄴ 받침의 ‘분’으로 잘못 써서 ‘일사분란’으로 쓰기도 하지만 일사불란이 맞는 표현입니다.
1번 ‘야밤도주’의 정확한 표현은 야밤이 아닌 ㄴ받침의 ‘야반도주(夜半逃走)’인데요.
여기서 한자 ‘반(半)’은 ‘가운데’나 ‘한창’을 뜻하는 말로 ‘야반’은 밤이 깊을 때, 즉 한밤중을 의미합니다.
뜻과 발음이 모두 ‘야밤’과 비슷해서 헷갈리는 경우죠.
끝으로 ‘산수갑산’은 동사 ‘가다’와 함께 험한 곳으로 간다는 의미로 산과 물을 의미하는 한자 ‘산수’를 써서 ‘산수갑산’으로 잘못 말하는 경우가 많지만 바른 표기는 한자 ‘석 삼’자를 쓰는 ‘삼수갑산(三水甲山)’입니다.
‘삼수’와 ‘갑산’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험한 산골이자 조선시대 중죄인이 가는 유배지였다고 하네요.
그래서 삼수갑산에 가는 것은 ‘몹시 어려운 지경’이나 ‘최악의 상황’을 비유적으로 표현하는 말인데요.
ㄴ받침의 ‘산수’로 많이 쓰이면서 ‘경치 좋은 곳’이라는 의미로 잘못 쓰이기도 합니다.
이외에도 배를 그러안고 몹시 웃는다는 의미의 ‘포복절도’를 ‘포복졸도’로 잘못쓰기도 하고요.
어찌할 수 없는 절박한 경우를 이르는 ‘절체절명’을 ‘절대절명’으로 잘못 쓰기도 합니다.
헷갈리는 사자성어, 이왕이면 바른 표현으로 쓰면 더욱 좋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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