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의 새 대표가 선출되거나 정치권에 복잡한 사안이 등장할 때면 영수회담이라는 말이 곧잘 등장하는데요.
영수회담, 정확히 어떤 의미일까요?
영수회담에서 ‘영수’는 여러 사람 가운데 우두머리를 뜻합니다.
한자로는 거느릴 영과 소매 수를 쓰는데요.
사실 거느릴 영의 원래 쓰임은 ‘옷깃 영’이었습니다.
우두머리를 뜻하는 단어에 ‘옷깃’과 ‘소매’가 들어간 이유, 어원과 관련이 있는데요.
고대 중국인들은 옷을 만들 때 닳기 쉬운 옷깃과 소매 부분을 덧대 금으로 장식했다고 합니다.
따라서 화려한 옷깃과 소매는 높은 신분을 상징했고요.
여기서 ‘영수’라는 말이 수많은 사람 가운데 특출 난 사람, 우두머리를 가리키는 별칭으로 발전했다고 하네요.
그런데 중국에서는 영수가 극존칭이라고 하고요.
근현대 중국에서 영수 칭호를 받은 인물은 마오쩌둥 등 손에 꼽는다고 합니다.
특히 마오쩌둥이 세상을 떠난 이후엔 사실상 폐기된 호칭이었다고 하는데요.
너무도 극존칭이어서 쉽게 사용할 엄두를 못 냈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영수회담’이라는 표현이 자주 사용되는데요.
영수회담은 국가나 정치단체, 혹은 사회조직의 최고 우두머리가 서로 만나서 의제를 갖고 대화를 나누는 걸 말합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정치 지도자 간의 만남, 특히 대통령과 야당대표와의 만남을 영수회담으로 지칭했습니다.
이러한 영수회담은 과거 정치적 국면 전환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았어요.
영수회담이라는 표현이 권위주의적이라는 지적도 꾸준히 나오고 있는데요.
아직 국립국어원의 우리말 순화어는 없고요.
10여 년 전 국가인권위와 기자협회에서 영수회담을 ‘여야 고위회담’으로 대체하는 매뉴얼을 마련하기도 했습니다.
영수회담이 반복해서 언론에 등장하는 만큼 우리말 순화어에 대한 고민도 함께 이뤄지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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