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곳곳에서 한국 문화, K-컬처에 빠진 분들을 만날 수 있는데요.
한국문화 사랑은 한글에 대한 관심으로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특히 배우기 어렵다는 존댓말의 경우, 오히려 국내에서 사물을 높이는 잘못된 화법이 많이 쓰이고 있습니다.
먼저 문장을 함께 볼까요. 다음 중 바른 문장은 뭘까요?
1번, 카페에서 종종 듣게 되죠, "손님, 주문하신 커피 나오셨습니다."
2번 "배송이 오래 걸리는 상품이세요."
3번 "원하시는 상품은 이쪽에 있습니다."
4번 "그 제품은 품절이세요."
바른 문장을 선택하셨나요?
네, 올바른 표현은 바로 3번 "원하시는 상품은 이쪽에 있습니다."입니다.
'손님'이나 '고객'을 가리키는 주어가 생략된 문장으로 "손님께서 원하시는"이라는 바른 존댓말을 쓰고 있습니다.
반면 1,2,4번은 이른바 '사물존대, 사물존칭'으로 불리는 잘못된 표현인데요.
"커피 나왔습니다." "배송이 오래 걸리는 상품입니다" "품절입니다."로 써야 바른 표현입니다.
한국어에서 존댓말은 이야기의 주체가 되는 '사람'이나 '듣는 이'에게 존경을 표하기 위한 언어표현이고요.
높임의 선어말어미 –시-를 붙여 말하는데요.
고객을 상대하는 여러 서비스업 현장에서 손님을 존중하는 마음을 담는다는 것이 사람이 아닌 사물, 즉 커피나 상품 등을 높여 존대하는 잘못된 화법으로 나오게 된 거죠.
게다가 존댓말 중에 '간접높임법'이 있어서 사물존대와 헷갈리기도 하는데요.
높임말은 원칙적으로 사람에게 쓰는 것이 맞지만 간접높임법은 높이고자 하는 사람의 '신체부분이나 소유물, 마음' 등 그 사람과 밀접한 것을 높여서 존경의 마음을 나타내는 겁니다.
"눈이 참 크시네요." "선생님은 책이 많으십니다." "걱정이 많으시겠어요."처럼 주체인 사람에게 속한 '눈, 책, 걱정의 마음'을 높여서 존경을 나타내는 거죠.
이런 간접높임법과 사물존대가 해석에 따라 명확히 구분되지 않는 부분이 있어서 잘못된 사물높임 현상이 나타난다는 분석도 있는데요.
만약 헷갈린다면 듣는 상대방, 사람을 높일 때만 존댓말을 쓴다고 생각하면 좋을 듯합니다.
사물 존대 이외에도 "여기로 오실게요." "이쪽에 앉으실게요."처럼 높임의 –시-와 말하는 사람의 의지를 나타내는 '-을게요'를 함께 쓰는 경우가 있는데요.
이 또한 잘못된 화법입니다.
"여기로 오세요, 이쪽에 앉으세요."라는 바른 말로도 상대를 존중하는 마음은 충분하니까요.
올바른 높임말이 제대로 다시 자리 잡길 희망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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