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햇빛에 잠시만 노출돼도 심한 화상을 입는 피부질환이 있습니다.
실내에서 생활하면 좀 낫지만 대부분 야외 생활인 군 생활이라면 상황이 다르겠죠.
군 당국의 무책임한 행정처리 때문에 이같은 특이질환을 갖고 있는 젊은이들이 고통받고 있습니다.
왜 그런지 황혜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선천성 광 예민성 피부질환을 앓고 있는 23살 이모 씨.
햇빛을 조금만 쐬어도 금새 화상을 입어 야외생활이 대부분인 군생활을 하기 힘든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군 당국은 병역면제 규정이 없다며 현역복무 대상자인 2급 판정을 내렸습니다.
최근 2년 사이 1년 이상 치료를 받은 병력이 인정돼야 4급 이하 판정을 받을 수 있다는 규칙 때문입니다.
기록을 받으려고 일부러 햇빛을 쐴 수는 없었던 이 씨는 할 수 없이 입대했고 결국 2시간만에 심한 화상을 입고 귀가 조치됐습니다.
이 씨의 사정을 접한 국민권익위가 관련 규칙 개정을 촉구했고, 국방부도 필요성을 인정했지만 규칙개정은 수년째 미뤄졌습니다.
이러는 사이 지난 5월 다시 입대했던 이 씨는 골프우산과 각종 토시를 차고 훈련을 받다 다시 화상을 입고 병원신세를 졌습니다.
[인터뷰:문무철, 국민권익위 국방보훈과 조사관]
"(국방부에서는) 규칙이 잘못됐다고 인정을 하고 개선을 하겠다고 답변을 했습니다. 이후에 개정이 되지 않아서 저희가 수 차례 매년마다 확인을 했는데 계속 다음 년도에, 다음 년도에 개정하겠다고 답변을 하고 (아직까지 개선이 안된 상태입니다.)"
이 씨 처럼 선친부터 같은 질환을 앓고 있는 김 모 씨도 면제 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현역 2급 판정을 받은 뒤 우여곡절끝에 4급 판정을 받아 공익요원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인터뷰:김 모 씨, 선천성 광 예민성 질환 복무자]
"물집이 잡히거나 피가 나는 사진을 갖고 와야만 면제를 줄 수 있대요. 저희같은 경우는 그걸 사실 할 수는 있긴 있는데 그게 무척 고통스런 과정이고 계속 반복해서 햇빛 알레르기에 걸리고 걸리고 걸리고 하면 나오는데 그것이 없다고 해서…."
그동안 뒷짐만 지고 있던 국방부는 문제가 불거지자 연말까지 제도를 개선하겠다는 뒷북대책을 내놨습니다.
YTN 황혜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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