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기생충 걱정? "회·육회 먹어도 되지만 소 생간 위험"

2017.11.17 오후 08:17
서민 교수, 기생충 감염 OX... 회, 육회, 막창, 선지 되고 소 생간 안돼

- 귀순 병사 기생충 27cm, 적당한 사이즈... 6m 기생충도 있다
- 63년 회충 1,063 마리 나온 적도
- 회충 나이들어 걸리면 괜찮은데 어릴 때 걸리고 영양 결핍이면 제대로 잘 자라지 못하는 경우 있다
- 회충 하루 알 10만 개 낳아, 대부분 변으로 빠져나가 다시 몸에 들어가 성충되는 경우 극히 드물어
- 50년대 초반 우리가 1인 당 회충 70마리 정도 갖고 있었어
- 회충 50마리 정도 나왔다면, 편충이나 십이장충같은 것 찾아보면 더 많을 것
- 우리나라 기생충 박멸한 가장 큰 원인, 인분 비료 안 쓰고 상하수도 갖춘 것
- 구충제, 지금 복용할 필요 없다... 기생충에 대해 관대해야
- 기생충 감염, 회, 육회, 막창, 선지 O 소 생간 X
- 기생충 감염, 특별한 증상 없어


[YTN 라디오 ‘곽수종의 뉴스 정면승부’]
■ 방송 : FM 94.5 (18:10~20:00)
■ 방송일 : 2017년 11월 17일 (금요일)
■ 대담 : 서민 단국대 의대 기생충학과 교수

◇ 앵커 곽수종 박사(이하 곽수종)>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을 통해 귀순하다가 총상을 입은 북한 병사의 몸속에서 수십 마리의 기생충이 발견됐다는 소식 들으셨을 겁니다. 길이가 27cm나 되는 기생충도 나왔다고 하니까요. 좀 충격적이기도 하고요. 이 문제를 어떤 관점에서 봐야 할지, 기생충학자인 단국대학교 의과대학 서민 교수와 말씀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서민 단국대 의대 기생충학과 교수(이하 서민)> 네, 안녕하세요. 서민입니다.

◇ 곽수종> 이국종 교수 말을 들어보면, 귀순한 북한군 병사 소장에서 20~30cm 길이 기생충 50여 마리 잡아냈고, 길이가 무려 27cm에 달하는 것도 있다고 했는데요. 교수님이 보시기에도 충격적인 거죠?

◆ 서민> 아니 뭐, 그렇게 충격적이진 않고요. 저희 연구실에는 6m 기생충도 있는데,

◇ 곽수종> 몇 미터요? 촌충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 서민> 6m요. 촌충. 그런 것도 있는데 27cm면 적당한 사이즈라고 생각하고요. 그리고 북한은 예전 우리 60, 70년대 정도 생각하면 되는데, 70년대 그 당시 회충 나오는 경우 많았잖아요. 어릴 때 보던 것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습니다.

◇ 곽수종> 이국종 교수가 20년 의과생활 하면서 이렇게 큰 기생충 몸 속에서 나온 건 처음 봤다고 했는데요.

◆ 서민> 저도 그 부분이 의아한데요.

◇ 곽수종> 총상이 나거나 이러면 제일 먼저 응급처치하시는 응급전문 의사이신데,

◆ 서민> 아니, 그러니까 제가 기생충 면으로 봤을 때는. 기생충을 안 만나고 지금까지 사신 거잖아요. 그래서 그게 되게 이상했어요.

◇ 곽수종> 제가 잘 아는 지인분 중에 문정일 가톨릭대학교 중앙병원장이 계시거든요. 가톨릭대 문정일 원장께서 하시는 말씀에, 우리나라 60년대 70년대 건강 의료 기록부가 있다면, 방금 서민 교수님께서 지적해주셨어요. 북한의 주민들의 건강 상태를 나중에 치료하게 되거나 도울 때 건강 자료가 상당히 도움이 될 거다. 왜냐면 60, 70년대 많은 회충이나 기생충들이. 그런 점에서 우리 건강 기록이 활용될 가능성이 있는 거죠?

◆ 서민> 그런 것도 있지만 지금 현재 기생충 학자들이 그 당시 회충 박멸하던 노하우가 다 있기에, 만약 지금 투입된다고 했을 때 얼마든지 잘 할 수 있을 겁니다. 그렇게까지 기록을 필요로 하는 건 아니고요. 그냥 다 노하우가 있어서 잘 할 수 있을 겁니다.

◇ 곽수종> 그러면 회충은 무엇입니까?

◆ 서민> 회충은 기생충의 상징 같은 겁니다. 색깔도 색깔이지만 길이가 30cm 정도이고 기다랗고, 우리가 아는 징그러운 벌레의 전형적인 모습을 가지고 있어요. 얘네들이 운동성이 좋아 입으로 기어 나오고, 그러한 짓을 하기 때문에 사람들로부터 증오의 대상이 됐고요. 63년 회충 1천 마리가 감염된 9살짜리 애가 있었어요. 그때 걔가 수술받다가 결국 죽었는데, 그 뒤로 국민적 공분이 터져서 기생충박멸학회가 생기고, 기생충 박멸의 원인을 제공한 기생충이라고 할 수 있죠.

◇ 곽수종> 1천 마리나 나왔어요?

◆ 서민> 1,063마리가 나왔습니다.

◇ 곽수종> 이번 북한군 병사 체격도 키가 170cm에 몸무게 60kg, 제 대학 때 체격과 비슷하거든요. 발육 상태가 안 좋다고 할 수 있습니까?

◆ 서민> 그게 나이 들어서 걸리면 괜찮은데, 어릴 때 걸리고 영양 같은 게 결핍됐다면 제대로 잘 자라지 못하는 경우가 있죠. 북한 애들이 키가 작은 것 중 하나가 영양 부족도 상당히 있고요. 이분도 거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것 같습니다. 물론 좋은 가정에서 자랐다고 해도 전체적인 영양 상태가 좋지 않다는 거죠.

◇ 곽수종> 기생충 하루에 알을 얼마나 낳습니까?

◆ 서민> 회충의 경우, 전성기 때 회충의 경우 10만 개 정도 낳습니다.

◇ 곽수종> 하루에요?

◆ 서민> 네, 하루에요. 회충이 알을 굉장히 많이 낳는 기생충입니다.

◇ 곽수종> 그 알들이 다 변으로 빠져나오는 모양이죠?

◆ 서민> 네, 변으로 빠져나가고요. 그중에서 다시 사람 몸에 들어가 어른으로 자라는 건 극히 드물어요. 그렇다고 해도 워낙 알을 많이 낳기에 회충이 50년대 초반 우리가 1인당 70마리 정도 갖고 있었던 거로 제가 알고 있습니다.

◇ 곽수종> 1인당 70마리요?

◆ 서민> 네.

◇ 곽수종> 북한군 병사 몸에 아직 상당수 기생충이 남아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봐야겠죠?

◆ 서민> 회충이 50마리 정도 나왔다고 하면, 회충 말고 편충, 십이장충 같은 것도 찾아보시면 더 많을 겁니다.

◇ 곽수종> 2010년도인가 북한의 3대 상품, 북한 지역에서 유행했던 세 가지 상품이 있는데, 그중 하나가 인분이었습니다. 그러니까 교수님도 잘 아시다시피 화학비료가 부족하니까 아마 그게 가장 중요한 매개체가 되겠죠?

◆ 서민> 사람의 변을 비료로 쓰는 공법에서는 사람 변으로 나온 알들이 다시 사람 입으로 들어가 아무리 매일같이 구충제를 먹는다고 해도 다시 기생충에 걸릴 수밖에 없죠. 우리나라가 기생충 박멸한 가장 큰 원인이 인분 비료를 안 쓰고 상하수도를 갖춘 거거든요.

◇ 곽수종> 상하수도가 그렇게 중요한 거군요.

◆ 서민> 상하수도, 사람의 변으로 나온 게 다시 사람의 입으로 안 가는 시스템이 거의 필수적입니다. 기생충 박멸에는.

◇ 곽수종> 이국종 교수 말이, “환자가 회복한 뒤에야 구충제를 먹일 수 있다.”라고 하는데요. 다른 방법으로 소장이나 대장에 있을 회충이나 편충, 이런 것들을 박멸할 방법은 없는 모양이죠?

◆ 서민> 상태가 조금 좋으면 그냥 집게로 하나씩 다 꺼내면 되는데, 그런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지금은 그냥 안에 넣어둘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기생충 때문에 상처 회복 같은 게 지연되거나 그럴 수 있겠죠. 그런데 지금 그게 최선인 것 같아요.

◇ 곽수종> 1960, 70년대 우리나라 사람들 중에서도 변 검사를 정기적으로 하고, 8~9명이 불러 나왔는데요.

◆ 서민> 학생들을 전부 다 검사해서 약을 먹인 적 있었죠. 그때 국가 수준으로 봤을 때는 하기 힘든 일이었는데, 대단한 거였어요. 아이들 영양 결핍에 빠지지 않으려고 나름대로 노력한 결과예요.

◇ 곽수종> 그래도 우리나라가 그러면 60, 70년대 정부가 한 일이 제법 있네요. 상당하게.

◆ 서민> 기생충 박멸에 있어서는 우리나라처럼 빨리 기생충을 박멸한 나라가 없거든요. 다른 나라가 와서 보고 갔는데, 막상 자기나라 해보니까 잘 안 되고, 이럴 정도로 우리나라가 했습니다. 뭐든지 경제발전도 그렇고.

◇ 곽수종> 화학비료를 쓰고, 상하수도 만들고, 손발 깨끗하게 씻고, 위생관리 철저하게 가르쳐주고, 그런 국민 교육이 강화된 덕분이라고 봐야겠네요?

◆ 서민> 그런데 그게 너무 교육을 강하게 받아서 지금 필요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지금도 봄가을 구충제를 드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사실 지금은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 곽수종> 기생충에 대한 오해와 진실, 만약 교수님께서 청취자분들에게 말씀이 있다면요?

◆ 서민> 기생충이 북한처럼 수준이 약간 낮은 나라에서는 여전히 사회문제가 되고 꼭 박멸해야 할 그런 것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기생충에 대해 관대할 필요가 있어요. 예를 들어서 학교 급식에서 갈치조림에서 기생충 몇 마리 나왔다고 해서 난리가 나거나 이럴 필요까진 없는 거죠. 그런 것을 관대하게 받아들이고, 건강에 별로 이상 없는 거니까. 그랬구나, 넘어가면 되는데, 너무 예민하세요. 예전에 교육을 너무 잘 받아서 그런지. 김치에서 기생충 알 나오면 김치 안 먹어, 이런 거 있잖아요. 진짜 위험한 것은 눈에 안 보이는 게 위험하거든요. 기생충처럼 눈에 보이는 것들은 그렇게 별 이상이 없습니다.

◇ 곽수종> 눈에 안 보이는 것들은 어떤 것들입니까?

◆ 서민> 바이러스나 세균 같은 것, 예를 들어서 메르스의 경우도. 감기만 해도 감기로 죽는 사람은 많지 않지만 감기 바이러스만 해도 우리를 괴롭히지 않습니까. 기생충은 사실 우리에게 더 이상 위협이 되지 못한다는 거죠.

◇ 곽수종> 청취자들에게 안내해드리기 위해서 몇 가지 질문을 드려보겠습니다. 예를 들면, 날 것의 채소, 회를 즐겨 먹으면 기생충 감염이 쉽게 된다? 맞습니까, 틀립니까?

◆ 서민> 회는 그렇지 않습니다. 지금 워낙 회가 잘 관리되고 있어서. 더구나 양식 회가 많아서 그럴 염려는 별로 없습니다.

◇ 곽수종> 구충제는 일 년에 두 번씩 꼭 먹어야 한다?

◆ 서민> 심리적 안정을 위해서 드시는 건 말리지 않겠지만, 건강상으로는 아무런 관계가 없습니다.

◇ 곽수종> 회를 가급적 피해야 한다? 기생충 감염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 서민> 회를 먹어서 얻는 이익과 기생충 감염될 위험을 따지면 상대가 안 되거든요. 우리는 가끔 날것을 먹어줘야 하거든요. 회는 정말 꼭 드십시오.

◇ 곽수종> 헬리코박터는 균입니까, 기생충입니까?

◆ 서민> 헬리코박터는 균이죠. 균이긴 한데요. 헬리코박터가 우리나라에서는 70% 이상 감염되어 있잖아요. 오해를 많이 받는데, 그것을 계속 약으로 치료하는 게 옳으냐, 이런 것에 대해서도 논란이 있어요. 약을 계속 먹으면 내성균이 생겨서 오히려 안 좋지 않으냐. 치료해도 또 걸린다. 이러한 것도 있습니다.

◇ 곽수종> 회는 반드시 먹어야 하지만 육회는 먹으면 안 된다?

◆ 서민> 육회는, 육회야말로. 육회는 정말 기회가 없잖아요, 먹을 기회가. 기회 있을 때 꼭 드셔야 하고요. 나중에 나이 들어서 후회되는 것 중의 하나가 육회 그때 왜 안 먹었을까.

◇ 곽수종> 청취자분들이 육회를 지금 드시러 가시는 분이 생길 것 같은데요. 육회 드시면서 감염될 기생충이 있습니까?

◆ 서민> 없다시피하고 백만 분의 일의 확률로 민촌충이라는 촌충에 걸릴 수 있는데요. 그게 육회 이득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 곽수종> 방금 말씀하신 촌충은 약으로도 박멸이 가능한 거죠?

◆ 서민> 우리에게 아무 해가 없습니다. 덩치만 크지, 해가 없습니다.

◇ 곽수종> 같이 살면 되는군요?

◆ 서민> 약 한 알로 바로 없어집니다. 걸리고 나서 제거해도 아무 문제없습니다.

◇ 곽수종> 소 생간 같은 것은 먹어도 괜찮다?

◆ 서민> 소생간, 소생간. 다른 건 몰라도 소생간은 절대 말립니다. 그건 사람의 충이 아니라 개회충이 들어올 수 있고요, 개회충은 사람의 충과 달리 사람이 낯설어서 있어야 할 데 안 있고 눈에 가있다든지 뇌에 가있다든지, 그래서 생간은 드시면 안 돼요.

◇ 곽수종> 선지도 철 성분이 많아 없어서 못 먹지만 먹을 수 있다?

◆ 서민> 선지, 선지 맛있지 않나요. 선지 드세요.

◇ 곽수종> 혹시 기생충, 기생충이라고 하니까 징그러운 생각도 드는데요. 기생충 중에서도 착한 기생충이 있다?

◆ 서민> 기생충이 없어져 보니까 사람들이 깨달은 게, 이것들이 알레르기나 각종 면역 질환을 막아주는 역할을 했구나. 뒤늦게 알게 되고요. 일부에서는 후회하고 기생충을 기르면 안 되느냐는 이런 분들이 계세요. 일본의 학자 한 분은 천식이 심해서 기생충을 몸에 길러서 천식을 약간 고친 사람도 있거든요.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그런 요법이 아직은 개발이 안 됐는데, 없으면 서운할 수도 있는 겁니다. 있을 때 잘 해야 하는 겁니다.

◇ 곽수종> 기생충에 감염됐을 때 나타날 수 있는 증상 같은 게 있습니까?

◆ 서민> 특별한 증상이 없습니다. 왜냐면 기생충 걸리면 사람이 배가 아프다고 한다면 사람이 기생충에 걸리지 않으려고 노력하지 않겠습니까. 그러면 기생충이 갈 데가 없어서 멸종하게 되죠. 기생충은 사람 몸에 들어가면 되도록 있는 듯 없는 듯 숨어 지내거든요. 기생충 대부분 증상을 일으키지 않습니다.

◇ 곽수종> 소창과 대창은 어떻습니까?

◆ 서민> 어떻게 맛있는 것만. 막창 드셔야죠.

◇ 곽수종>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서민> 네, 감사합니다.

◇ 곽수종> 지금까지 서민 단국대 의대 기생충학과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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