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공업용 미싱까지 소환한 새해 초 '막말 공방'

2021.01.23 오전 04:50
[앵커]
그치나 하면 반복되는 정치권의 '막말 공방'이 새해 초부터 또 되풀이되고 있습니다.

대통령도 사면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말로 시작된 여야의 신경전이 '공업용 미싱'까지 소환하며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습니다.

부장원 기자입니다.

[기자]

[주호영 / 국민의힘 원내대표(지난 19일) : 현직 대통령은 시간이 지나면 전직 대통령이 됩니다. 전직 대통령이 되면 본인들이 사면의 대상이 될지도 모르는 상황이 있을 수 있습니다.]

대통령과 집권당을 겨냥한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의 이 발언을 시작으로, 새해 초 여야는 날 선 공방을 이어갔습니다.

[김종민 /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지난 20일) : 한두 번도 아니고 원내대표 역할을 막말과 저주의 언어로 채워가는 것에 대해서….]

주거니 받거니 신경전이 이어지던 찰나, 난데없이 튀어나온 '공업용 미싱' 발언은 막말 논란에 불을 댕겼습니다.

단초를 준 건 3선 중진인 민주당 김경협 의원.

주 원내대표에게 보내겠다며 자신의 SNS에 미싱기 사진을 올린 겁니다.

지난 1998년, 당시 김대중 대통령의 입을 '공업용 미싱'으로 드르륵 박아야 한다고 말한 한나라당 김홍신 의원과 데자뷔를 일으켰고, 이어서 터져 나온 막말 릴레이에 애초 사면을 요구한 주 원내대표의 발언 취지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습니다.

막말의 초점 흐리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겨냥한 '미친 말' 논란부터

[주호영 / 국민의힘 원내대표(지난해 11월 27일) : 고삐 풀린 미친 말 한 마리가 밭에 들어가서 돌아다니면 한해 농사를 완전히 망치는 일을 봤습니다.]

[강선우 /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지난해 11월 27일) : 국민의힘은 고삐 풀린 미친 막말을 멈춰야 할 것입니다.]

동료 의원에 대한 '지라시 운운'으로 정국이 파행된 게 불과 두 달 전입니다.

[윤호중 /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지난해 11월 26일) : (국민의힘 조수진 의원) 그 양반이 '지라시' 만들 때 버릇이 나온 것 같아서 유감스럽네요.]

정치권의 단골메뉴인 막말 공방은 21대 국회에서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정제되지 않은 언어로 비난에만 몰두한다면 알맹이는 온데간데없이 막말만 남을 뿐입니다.

YTN 부장원[boojw1@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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