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해 세계 7번째로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 SLBM 개발에 성공한 국방과학연구소에서 최근 5년 동안 160명 넘는 연구 인력이 퇴사한 것으로 YTN 취재 결과 파악됐습니다.
SLBM 개발은 물론, 핵심 국방기술을 개발해도 성과보상금을 지급하지 않는 등 상대적으로 낮은 처우가 인력 유출 원인으로 지목됩니다.
조성호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기자]
바닷속에서 발사체가 솟구쳐 오릅니다.
3천 톤급 도산안창호함에서 쏘아 올린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 SLBM입니다.
지난해 9월 세계에서 7번째로 독자 개발해 발사에 성공했고, 문재인 당시 대통령도 극찬했습니다.
[문재인 / 당시 대통령 (지난해 9월) : 북한의 비대칭 전력에 대해서 우리 SLBM이 아주 효과적인 억지력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국책연구기관인 국방과학연구소 연구진이 밤새워 이룬 쾌거라 자부심을 가질 만도 한데, 어쩐 일인지 연구원들은 줄줄이 떠나고 있습니다.
YTN 취재 결과 지난 2017년 정규직 25명이 그만둔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5년 동안 164명이 퇴사했습니다.
지난해 정원 기준으로 5%가량이 이 기간 연구소를 떠난 겁니다.
퇴직자 10명 가운데 6명은 대학이나 다른 기관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특히, 최근 들어 인공지능 분야 등을 연구하는 젊은 인재들의 퇴직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원인으로는 핵심 기술 개발에 대한 제대로 된 보상이 없다는 점이 꼽히고 있습니다.
SLBM 개발자들은 물론, 비슷한 시기 고위력 탄도미사일과 초음속 순항미사일을 개발한 연구진은 성과보상금을 한 푼도 받지 못했습니다.
개발 과정 자체가 비밀이고 우리 군이 사용할 이른바 '비닉 사업'에 대해서는 일부가 연구 보상금으로 쓰이는 기술료를 주지 않아도 되기 때문입니다.
그나마 수출할 때 1% 지급하던 기술료마저도 2019년부터는 받지 못하도록 하면서 보상받을 길은 더 좁아졌습니다.
국방과학연구소가 의뢰한 연구에서 근속연수를 반영해 분석한 평균 연봉 수준은 9천만 원, 정부출연기관 31곳 가운데 20번째입니다.
결국, 상대적으로 낮은 처우와 모순적인 보상 체계가 연구원들에게 동기 부여가 되지 못하면서 우수 인력 유출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안규백 / 더불어민주당 의원 (국회 국방위원회) : SLBM, 고위력 미사일 등 핵심기술을 보유한 국방과학연구소 연구원들의 처우를 개선함으로써, 우리 방산 역군들의 해외 유출을 막는 한편, 개발자들의 자긍심을 고취해 미래 대한민국 선진 방산의 위상을 더욱 높여야 합니다.]
국방과학연구소 측은 국방연구·개발 성과 보상 수준을 선진화하기 위해 연구용역을 진행했고, 유관 기관과 협조해 연구원들의 사기 진작과 인력 유출 방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방위사업청 등에 대한 국회 국정감사에선 우리 군의 핵심 전력 기술을 개발하고도 마땅한 대우를 받지 못해 연구원들이 떠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를 것으로 보입니다.
YTN 조성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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