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더불어민주당 총선 공천을 둘러싼 '비명 솎아내기' 논란에 이재명 대표의 리더십이 또 한 번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이 대표가 내건 '인적 쇄신'이 옳긴 하지만, 그 과정이 너무 불투명하단 건데, 2012년 총선 패배가 재연될 거란 어두운 전망까지 나옵니다.
안윤학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지금까지 '사실상 컷오프'인 현역 평가 하위 20% 통보를 스스로 밝힌 의원은 모두 비명계입니다.
[박용진 / 더불어민주당 의원 (20일) : 계파정치, 패거리 정치에 몸담지 않았습니다. 오늘의 이 모욕적인 일도 그 연장선상에 있습니다.]
'모멸감을 느낀다', '모함으로 밀려났다'며 탈당하는 의원들도 잇따랐습니다.
[김영주 / 국회의원 (19일, 민주당 탈당 선언) : 영등포 주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으로서 모멸감을 느낍니다. 지금의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 사당으로 전락했습니다.]
[이수진 / 국회의원 (22일, 민주당 탈당 선언) : 이제 저는 저를 모함하며 버리고자 하는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와 더 이상 같이할 수 없습니다.]
당 대표실을 점거당해 장소를 옮겨 지도부 회의를 여는 진풍경까지 벌어졌습니다.
[이재명 / 더불어민주당 대표 (23일) : 이런다고 해서 상황이 바뀌지는 않습니다. 또 바뀌어서도 안 됩니다. 판단의 기준은 국민의 눈높이고, 또 판단의 절차와 주체가 있습니다.]
'새 술은 새 부대에'로 함축되는 이재명 대표의 인적 쇄신론 자체에 반대하는 의견을 찾긴 어렵습니다.
문제는 절차, 즉 '과정이 공정하지 못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핵심 친명계 몇몇이 모여 예민한 공천 문제를 논의했다는 '밀실 공천' 의혹이 대표적입니다.
[김한정 / 더불어민주당 의원 (23일, KBS 라디오 '전격시사') : 왜 이런 총선에 도움이 안 되는, 또 당에 분열을 가져올 수 있는 과정으로 당이 흘러가는데….]
특히, 비명계 현역 의원을 뺀 채 진행된 '정체 불명의 여론조사'는 이른바 '비명횡사, 친명횡재' 공천 논란에 기름을 부었습니다.
[전해철 / 더불어민주당 의원 (23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 1차적으로는 적절하지 않은 여론조사가 있었는데, 정확하게 누가 실시했는지, 또 어떤 의도로 했는지 등에 대해서 설명할 것을 요구했고요.]
'공천 칼자루'를 쥔 건 결국 당 대표이지만, 최소한의 '투명성'은 유지하란 겁니다.
이 대표가 '정권 심판론'만 믿고 공천 잡음은 별것 아니게 치부하고 있단 지적도 나옵니다.
이명박 정부 말기, 높은 '정권 심판' 여론에도 '특정 계파 챙기기' 공천 논란 탓에 과반을 내줬던 2012년 총선이 다시 소환된 이유입니다.
[이철희 / 전 청와대 정무수석 (21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 당권을 잡고 있는 사람들이 공천을 주니 마니 가지고 하면 대개 그 정당은 망했어요. 박근혜 대통령 시절에 김무성 대표 '옥새가 나르샤', 이런 난리법석 하다 망했잖아요.]
결국, '혁신 공천'이라는 결과도 중요하지만, 그만큼 과정 또한 공정해야 한다는 게 이재명 대표를 향한 비판의 핵심입니다.
또 한 번 리더십에 상처를 입었다는 평가 속에 이 대표가 조만간 공천 갈등을 잠재울만한 '반전 카드'를 내놓을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YTN 안윤학입니다.
촬영기자;이상은 박재상
영상편집;이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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