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3년 외교문서 비밀해제...1차 북핵위기 막전막후

한반도에 '제1차 북핵 위기'가 벌어졌을 당시 북·미 협상 비사가 담긴 1993년 외교문서가 공개됐습니다.

외교부는 오늘(29일)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30년 경과 비밀해제 외교문서' 2천306권, 37만여 쪽을 일반에 공개했습니다.

공개된 문서에는 1993년 3월 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 NPT 탈퇴로 촉발된 위기를 봉합하기 위해 로버트 갈루치 당시 미 국무부 차관보와 강석주 북한 외교부 제1부부장이 고위급 회담을 통해 외교 대결을 벌인 기록이 담겼습니다.

북한이 핵을 두고 미국과 담판을 벌이기 시작한 초기에 어떤 체제 안전 보장안 등 반대급부를 얻어내려 했는지를 엿볼 수 있습니다.

당시 김영삼 정부와 빌 클린턴 미 행정부가 대북 협상 방안을 조율하면서 북미대화와 남북대화를 어떤 순서로 추진할지를 치열하게 논의한 과정과 북미 '제네바 합의' 탄생 배경도 담겼습니다.

북미 핵 협상에 미칠 영향을 우려해 주한미군 핵무기 배치와 관련된 1950년대 외교문서의 공개 여부를 두고 당시 정부가 고심했다는 사실도 새롭게 드러났습니다.

아울러 1983년 소련에 의한 대한항공(KAL) 여객기 격추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한 시도가 한-소 수교 이후인 1992~1993년 진행된 기록도 담겼습니다.

공개된 외교문서 원문은 외교사료관 내 '외교문서 열람실'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6월 이후에는 '공개 외교문서 열람청구시스템'을 통해 온라인 열람도 가능합니다.

정부는 국민의 알 권리 보장과 외교 행정의 투명성 제고를 위해, 생산된 지 30년이 지난 외교문서를 매년 공개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