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라디오 YTN]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20:20~21:00)
■ 방송일 : 2024년 06월 22일 (토요일)
■ 진행 : 최휘 아나운서
■ 대담 : 심석태 세명대학교 저널리즘대학원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최휘 아나운서(이하 최휘) > 한 주간의 뉴스를 꼭꼭 씹어보는 시간 미디어 비평입니다. 오늘은 심석태 세명대 저널리즘 대학원 교수와 전화로 만나보겠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 심석태 세명대학교 저널리즘대학원 교수(이하 심석태) > 네. 안녕하세요.
◇ 최휘 > 교수님 최근 정치권이 이 뉴스로 한 주간 뜨거웠습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언론을 두고 검찰의 애완견이라고 표현을 했는데. 먼저 이 발언이 어떤 상황에서 나온 건가요?
◆ 심석태 > 논란의 시작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 발언이었죠. 이 대표가 지난 14일에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에 출석하는 과정에서 기자들을 만났습니다.그 자리에서 현장에서 기자들하고 인터뷰를 하죠.그때 기자들한테 한 말인데 그 표현이 이렇습니다. "여러분은 진실을 보도하기는 커녕, 마치 검찰의 애완견처럼 주는 정보를 받아서 열심히 왜곡 조작을 하고 있지 않느냐. 이런 여러분이 왜 보호받아야 하느냐?" 이런 식으로 말을 한 거죠. 판단을 해보면 검찰이 사건을 조작하고 있고. 엉터리 정보를 제공하면, 언론이 열심히 받아쓰고 조작에 동참한다 이런 전제에서 시작된 말이고요. 뒤에는 이런 말도 했습니다. "이런 언론의 잘못된 보도 때문에 이 나라의 민주주의가 훼손되고 진실이 바닷속에 가라앉는다." 이런 말까지 했는데요. 이 발언을 한 시점이 이화영 경기도 평화부지사에 대해서 징역 9년 6개월의 중형이 선고된 뒤에 분석 기사가 많이 나오고 있던 그런 시점이었습니다. 실제로 이 대표 발언이 나오자 당 내에서 몇몇 인사들이 경쟁적으로 언론에 대한 공격에 동참을 했고요. 심지어 애완견이라는 말도 아깝다 이런 식의 거친 표현들이 많이 나왔습니다. 이 대표가 당시에 한 발언 전체를 보면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그게 바로 이화영 전 부지사에 대한 사건이었는데. 이 사건 전체가 시대의 조작 사건이다. 그래서 언론이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지면 어떻게 이런 희대의 조작 사건이 가능했겠느냐. 동일한 사건에 대해서 같은 법원 수원지방법원인데, 같은 법원의 다른 재판부가 전혀 다른 판단을 해서 상반된 결론을 냈다. 왜 이런 점을 우리 언론이 한 번도 제대로 지적하지 않느냐 이런 등등의 발언을 했습니다. 이게 무슨 말이냐면. 북한에 돈을 보내는 데 관여한 혐의로. 작년입니다. 작년 5월에 징역 3년 6개월의 유죄 판결을 받은 안부수 씨라는 분이 있는데. 그 사람에 대한 재판과 이번 이화영 부지사 판결에서, 북한에 쌍방울 그룹이 돈을 보낸 이유를 다르게 판단했다는 겁니다. 그래서 그 부분을 놓고 언론의 보도에 대해서 아주 강하게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봐야 될 것 같습니다.
◇ 최휘 > 문제의 발언이 나온 상황을 자세히 짚어주셨는데. 한국기자협회와 전국언론노동조합, 방송기자연합회 등 3개 언론인 현업 단체는 이 대표를 향해 사과하라는 성명서를 냈습니다.교수님은 이번 사태를 언론인 출신으로서 어떻게 보셨나요?
◆ 심석태 > 언론인 단체들이 이재명 대표 발언 직후에 곧바로 바로 성명을 낸 건 아니고요.이 대표 발언 이후에 언론 시민단체 출신인 양문석 의원이 언론을 애완견이라고 한 것은 애완견에 대한 모독이다 이렇게 더 험한 말을 하고 나섰죠.그리고 역시 언론인 출신인 노종면 의원, 또 다른 언론 시민단체 출신인 최민희 의원 이런 사람들이 잇따라서 이 대표 말을 거들고 나섰습니다. 이렇게 계속 상황이 확대되니까 그 부분에 대해서 아까 말씀하신 그 3개 언론 현업인 단체들이 성명을 낸 거죠.전에도 언론인이나 언론 관련 단체 출신들이 정치권에 가면 자신들의 존재감을 이렇게 언론을 공격하는 것으로 나타나는 경향들이 많이 있었는데. 이번에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언론인 단체들은 제1야당 대표와 국회의원이 공공연하게 언론을 적대시하는 상황에 아연실색할 수밖에 없다 이렇게 말을 하고요. 이번 발언을 언론인들에 대한 명예훼손과 언론 자유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망발이다 이렇게 규정하고 사과를 요구했는데요. 이렇게 야당 제1야당 대표 그리고 유력 정치인들의 발언에 대해서 언론인 단체들이 비교적 신속하게 성명을 낸 건 조금 이례적이기는 합니다. 그렇지만 워낙 언론에 대한 공격이 일상적으로 많이 이루어지는 상황이다 보니까, 아마 제1야당 대표를 필두로 해서 공개적으로 언론을 공격하는 그런 상황에서 언론에 대한 혐오나 공격이 무차별적으로 확산될 수 있는 것을 아마 걱정했기 때문이 아닌가 싶고요. 저도 언론에 오래 있었지만, 언론에 대한 비판을 사람들이 너무 쉽게 하는 경향이 좀 있죠. 이런 경향이 하루이틀 된 것도 아닌데 사안 자체에 대한 논박을 하는 게 아니고, 해당 사안을 보도하는 언론을 공격하는 특히 특정 언론만 공격하는 것이 아니고, 언론 전체를 통째로 공격 함으로써 아예 불리한 보도가 나오지 못하게 하려는 그런 시도들이 실제로 한국 사회에서 많이 이루어지고 있죠. 물론 국내만 그런 것도 아니고 미국도 마찬가지지만요. 그래서 언론이 수사 관련 사항을 보도할 때 좀 더 신중해야 된다는 점은 당연히 맞는 말씀이고요. 또 판결 보도 같은 걸 할 때 함부로 추측을 하거나 예단하면 안 된다는 것도 맞는데. 다만 제1야당 대표 또 국회를 지금 사실상 좌우하는 살 수 있는 그런 막강한 권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언론을 향해서 좀 위협적인 발언을 하는 것은 문제가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듭니다.
◇ 최휘 > 그럼 정치인들이 이렇게 공개적으로 언론에 대한 불만을 거칠게 드러낼 경우 가장 우려해야 할 점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 심석태 > 제일 중요한 것이 언론에 대한 혐오를 부추기는 거죠.가장 핵심이 언론 혐오를 부추기는 것이고 공적인 쟁점에서 무엇이 사실인지에 대한 사회적인 논의 또는 관심을 흐트려 놓는다는 문제도 있습니다.사실 이번 같은 경우에도 언론이 애완견이다 이런 식으로 말을 하고 나니까 언론 일반과 여러 언론사들 여러 언론사들과 정치권 그중에서도 제1야당하고 사이에 긴장관계가 만들어지고 논란이 벌어지잖아요.그러면 실제로 핵심적인 문제가 무엇이었는지에 대해서 사람들이 제대로 주목하지 못하게 되는 일들이 있습니다.또 하나는 이렇게 언론에 대한 공격을 하게 되면 앞으로 언론이 관련해서 어떤 부정적인 사실을 보도를 하거나 사실을 보도를 해도 믿지 못하게 되는 상황이 생기는 거죠.사실 어떻게 보면 이런 부분들이 좀 계산된 행동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어떤 불리한 사실이 공개됐을 때 그것을 일일이 반박하거나 해명하는 것보다는 아예 통째로 그 상황 자체를 일종의 언론 전체를 공격함으로써 상황을 모면해 보는 일종의 국면을 바꿔버리는 그런 현상이 나타난단 말이죠. 그래서 언론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이런 상황일 때 실제로 누군가 나오는 그 건들 좀 거친 말들을 집중해서 보는 것이 아니고, 실제로 눈앞에 있는 사실이 무엇인지에 집중해서 보는 그런 것들이 중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 최휘 > 맞아요. 이재명 대표의 애완견 발언에 집중이 된 나머지 사안에 대한 집중도는 전보다 확실히 떨어진 것 같아요.언론에 대한 신뢰도 하락 또 언론 혐오를 부추길 수 있다라는 말씀해 주셨고요.이전에 윤석열 대통령도 정부나 정치하는 입장에서 볼 때 언론이 불편하기도 하다는 말을 한 적이 있는데요.정치인들에게 언론이라는 존재는 가까운 것 같으면서도 불편한 존재 같아요.이유가 있을까요?
◆ 심석태 > 제가 방금 말씀하신 대로 불편한 존재 불편한 언론이라고 하는 제목의 책을 쓴 적도 있는데요. 언론은 기본적으로 권력을 감시하고 비판하는 존재죠. 그렇기 때문에 누구에게나 불편하고 귀찮은 존재가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기자하고 친하다고 해서 그 기자가 나에 대한 문제를 나의 문제를 보도하지 않고 덮어줄 것이냐. 그렇지 않다는 거죠. 또 내가 보도자료를 내면서 A라는 보도가 날 것을 기대했는데, 언론은 거꾸로 보면 언론이 관심을 갖고 있는 B라는 지점에서 보도를 하기도 하죠. 정책 당국자들 입장에서 보면 항상 자신들은 최선을 다했다 이걸 강조하고 싶은데, 정작 언론에서는 부족한 부분만 쏙쏙 골라서 보도를 하게 되죠. 그렇기 때문에 항상 정책 당국자 등 권력을 가진 사람들 입장에서는 특히 정치인도 마찬가지고요. 그런 사람들로서는 언론이 불편하다. 언론과 그들 사이에서는 약간의 긴장관계가 생길 수밖에 없다 이렇게 볼 수 있는 것이고요. 언론이 권력 감시 기능을 해야 한다 이런 이야기를 지금 민주당에서 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러면서 검찰을 감시하고 왜 비판하지 않느냐? 검찰을 비판하지 않으니까 애완견이다. 이런 식으로 주장을 했는데 사실 뒤집어서 생각을 해보면 민주당도 권력인 거죠. 국회라고 하는 막강한 정치 권력을 가지고 있고, 또 국회를 사실상 지금 좌우할 수 있는 아주 완벽한 국회 통제권을 가지고 있는 그런 정당이니까. 그렇다고 하면 스스로에 대한 비판이나 어떤 견제 이런 것들에 대해서도 인정하는 것이 필요한데. 실제로 야당이든, 여당이든 정치권력 입장에서 보면 자신들에 대한 비판하는 부분은 불편한 것이고, 왜 상대방에 대해서는 공격하지 않느냐 이런 식의 논리가 항상 나오는 거죠. 이게 이중기준이라는 거고요. 그래서 언론을 둘러싸고는 어쨌든 불편할 수밖에 없다는 건 인정해야 될 것 같습니다.
◇ 최휘 > 정치인과 언론의 불편한 관계는 사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비슷한 것 같습니다. 미국을 보면 오바마와 트럼프 대통령도 언론을 비판한 적이 있고. 다만, 이 비판을 받아들이는 평가와 대응이 달랐다고 하더라고요. 우리와 어떻게 다릅니까?
◆ 심석태 > 방금 말씀하셨던 오바마 전 대통령. 그리고 트럼프 전 대통령 모두 언론하고 관계가, 이를테면 그렇게 원만하지만은 못했던 사람들이기는 합니다. 오바마 전 대통령도 언론에 대한 비판을 적지 않게 했고요.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의 경우에는 언론 전체를 통째로 감정적으로 비판하거나 한 적은 없거든요. 그래서 미국 사회에서 볼 때 오바마 대통령이 언론을 비판하긴 했지만, 미국 언론들이 오바마에 대해서 그렇게 공격적이거나 그런 반응을 보인 건 아닌 것 같습니다. 대신에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우에는 자신을 향해서 뭔가 비판적인 보도가 나오면 통째로 그 언론 보도를 가짜 뉴스라고 공격을 했죠. 심지어는 CNN이나 뉴욕타임즈 같은 언론사에 대해서는 자신을 향한 비판이 계속 나오니까 그 언론사 전체를 가짜 뉴스라고 공격한 것도 있죠. 심지어 백악관 출입을 정지시키기도 했고요. 이런 식으로 누가 더 감정적으로. 이를테면, 정서적인 공격을 하냐? 통째로 공격을 하냐? 아니면 아주 이성적인 언어로 문제가 되는 부분을 정확하게 지적해서 비판을 하느냐? 이 차이가 이를테면 오바마와 트럼프의 차이가 아니었나 싶고요. 국내에서 과연 진행되고 있는 이런 언론에 대한 공격은 오바마 스타일인지 또 트럼프 스타일인지 한번 생각해 보면 대충 가늠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 최휘 > 그럼 정치인들이 언론에 대해 어떤 불만을 쏟아내거나 비판을 할 때 유의해야 할 점은 어떤 게 있을까요?
◆ 심석태 > 기본적으로 자기가 바라는 내용을 보도해 주지 않는다. 그래서 언론을 공격하는 건 좀 현명하지 못한 거죠. 만약에 언론 보도가 사실관계가 틀린 게 있다면, 잘못된 것이 있다면, 그건 문제 제기를 명확하게 하고. 만약에 그러다 안 고친다면 언론 중재 신청을 하든지 소송을 내야 되겠죠. 그런데 국내에서는 많은 경우에 해석이 다른 경우 다시 말해서 의견이 다른 경우에 그걸 가짜 뉴스라고 한다든지 또는 허위 조작이라고 한다든지 하는 식으로 공격하는 경우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래서 사실 보도에 대한 것인지 자유로운 영역에 속하는 해석과 논평에 대한 부분을 구분할 필요가 있고요. 지금 우리 언론에 대한 공격이나 언론에 대한 불만을 지금 거론하는 것들 중에 상당 부분은 사실에 대한 것인지 의견에 대한 것인지가 명확하지 않은 것들이 많이 있거든요. 또 하나는 비판을 하더라도 애완견이든 뭐든 이렇게 감정적으로 조롱을 하거나 격한 언어를 쏟아내는 건 절대로 지지자들을 결집시키는 데는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사회 전체적으로 논의를 진전시키는 데는 도움이 안 되는 거죠. 그래서 사실관계에 집중해서 논의를 하는 합리적인 대응을 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 최휘 > 언론과 정치의 건강한 관계 정립도 필요할 것 같은데 끝으로 짧게 관련해서 한 말씀 남겨주신다면요?
◆ 심석태 > 한국 사회에서 많이 거론되는 게 언론과 정치가 너무 가깝게 지낸다. 그걸 정치 병행성이라고 말을 하기도 하고요. 또는 언론과 정치권이 서로서로 뒤를 봐준다 후견주의라고 하죠. 이런 관행들이 계속 거론이 됩니다. 그래서 전직 언론인들이 정치권에 들어가서도 비슷한 일들을 한다는 얘기를 많이 듣고요. 그래서 꼭 드리고 싶은 말씀은 언론은 언론의 일을 하고, 정치권은 또 정치권으로서 해야 되는 일을 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 언론이 너무 정치 과정에 개입하려고 하거나 또는 정치권이 언론을 너무 자신의 어떤 수단처럼 이용하려고 하는 그런 접근을 중단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저는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 최휘 > 네.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심석태 > 감사합니다.
◇ 최휘 > 지금까지 심석태 세명대학교 저널리즘 대학원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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