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단독 정부가 뿌린 '휴대용 배터리' 131만 개...수거는 모르쇠?

2026.10.18 오전 05:31
[앵커]
비행기나 지하철에서 배터리가 폭발해 큰 사고로 이어지는 일이 종종 일어나는 데요.

일상 속 필수품이 된 만큼, 잘 쓰고 제대로 버리는 게 중요합니다.

그런데 YTN 취재결과, 정작 정부는 기념품이라며 배터리를 뿌려놓고, 수거 현황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현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비행기가 검은 연기와 함께 시뻘건 불길에 휩싸입니다.

지난해 1월, 에어부산 여객기 선반에 있던 보조배터리에서 불이 나 승객 170여 명이 황급히 대피했습니다.

지난 10일에는 제주항공 여객기가 배터리 추정 화재로 이륙이 지연되는 등 최근까지 위험천만한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 3년 동안 발생한 배터리 화재는 서울에서만 모두 107건, 매년 증가 추세입니다.

이로 인해 사망 2명, 부상 5명 등 사상자 7명이 발생했습니다.

이런 위험성은 사용뿐 아니라 폐기 과정으로까지 이어집니다.

따로 분류하지 않고 일반 쓰레기와 함께 배출되면 압축되거나 파손돼 폭발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혹시 모를 화재를 막기 위해선 배터리 제품은 이렇게 따로 분류해 일일이 해체하는 작업을 거쳐야 합니다.

실제로 최근 4년여 동안 생활폐기물 수거차와 재활용 선별장에서 발생한 화재 65%가 배터리 발화 때문으로 추정됩니다.

하지만 정부는 전용 수거함에 버리라고 안내만 할 뿐 처리 현황조차 파악하지 못한 상태고, 일반 쓰레기에 뒤섞여 버려진 배터리는 1년 만에 35%나 급증했습니다.

오히려 정부는 보조 배터리나 휴대용 선풍기 같은 배터리 내장 전자기기를 기념품이라며 경쟁적으로 뿌려왔습니다.

지난 4년여 동안 31개 부처가 배포한 배터리 기념품은 131만 개, 하루 780개꼴입니다.

여기에 투입된 예산은 160억 원에 달합니다.

[김소희 / 국민의힘 의원 : 수거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고 화재 위험이 계속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보니, 얼마나 (배터리가) 배포되고 회수되고 있는지를 점검하는 게 (중요합니다.)]

정부가 무심코 나눈 배터리가 불씨가 되어 돌아오지 않도록, 생산부터 수거, 또 폐기까지 면밀한 체계 구축이 필요해 보입니다.

YTN 이현정입니다.

영상기자 : 왕시온
디자인 : 정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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