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불법 기부금 수백억 원...과징금은 달랑 5억 원!

2010.03.18 오후 05:55
[앵커멘트]

가톨릭대학병원 등 국내 4개 대형병원들이 제약회사로부터 총 240억 원에 달하는 기부금을 모금해오다 공정거래위원회에 적발됐습니다.

그런데 수백억원 대 기부금에 비해 과징금은 5억원 정도에 그쳐 솜방망이 처벌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김선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가톨릭병원이 지난 2005년 작성한 새병원 건립기금 모금 계획안입니다.

매출순위에 따라 기부금을 요청하고, 규모가 큰 제약회사 6∼7개에게만 기부금을 받겠다는 계획이 꼼꼼이 적혀 있습니다.

가톨릭중앙의료원과 연세의료원, 서울대병원, 아주대의료원 등 4개 대형병원은, 이처럼 병원건물이나 부지매입 명목으로 제약회사들로부터 거액의 기부금을 모금해오다 공정거래위원회에 적발됐습니다.

가톨릭중앙의료원은 의대 학생회관을 짓겠다는 명목으로 170억 9,900만 원을 모금했고, 연세의료원은 병원을 건립하겠다며 61억 400만 원을 모았습니다.

서울대병원과 아주대의료원도 각각 4억7,000만 원과 4억5,000만 원의 기부금을 모금하는 등 모두 241억 원의 기부금을 받았습니다.

공정위는 대형종합병원이 제약회사에 대해 거래상 우월적 지위에 있는데다, 병원측이 기부금액이나 납부시기, 방식 등을 결정하는 등 순수한 의도의 기부금으로 볼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인터뷰:노태호, 가톨릭의대 대외협력실장]
"저희는 강요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받아들이는 입장에서 그런 감정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앞으로 안되겠다 판단"

그런데 수백억 원대 기부금을 받은데 비해 과징금은 겨우 5억 5,000만 원에 그쳐 솜방망이 처벌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인터뷰:안영호, 공정위 시장감시국장]
"기부금 강요행위는 공정거래법에 위반되지만 관련 매출액 산정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5억 원 이하의 정액과징금을 부과하게 됐습니다."

더욱이 연구비 명목으로 고려대병원은 73억 원, 삼성의료원은 61억 원, 길병원은 23억 원의 기부금을 받았지만 법 적용의 근거가 약해 처벌에서 빠졌습니다.

[인터뷰:조경애, 건강세상 네트워크 대표]
"(병원)이 그 연구비를 제공한 제약회사로 부터 자유로울수 없기 때문에 그 연구결과를 신뢰할 수 없습니다. 연구비 명목 기부금도 불법 리베이트로 근절해야 합니다."

이번 조치는 대형병원에 대한 첫 재제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지만, 연구비 등 애매한 기부금은 여전히 법적용이 안되고 있어 부적절한 기부금 관행을 뿌리뽑을 수 있을지 미지수입니다.

YTN 김선희[sunny@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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