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지난 15일 대규모 정전 사태에 대해 책임을 지고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이 사퇴했습니다.
정전 사태와 관련해 책임이 큰 것으로 드러난 전력거래소의 염명천 이사장과 한전 김우겸 부사장도 경질됐습니다.
정부과천청사에 나가있는 취재기자를 전화로 연결해 자세한 내용을 알아보겠습니다. 이승윤 기자!
지난 18일 최중경 장관이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말했는데 9일 가까이 지나서야 사퇴했군요.
[리포트]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은 지난 18일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사태의 주무장관으로서 무한한 책임을 느끼고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고 사태를 수습하는 것이 공직자의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정전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한 범정부 대책반을 꾸리고, 지식경제부 국정감사, 국무총리 주재 범정부 회의를 소화한 만큼 이제는 사태가 1차적으로 정리가 된 이상 자리에서 물러날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박청원 지경부 대변인은 오늘 과천정부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최 장관이 오늘 국무회의 직후에 이명박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으며 이대통령은 오후에 최장관의 사퇴를 수리됐다고 밝혔습니다.
무엇보다 이 사태가 전력 수급 예측 실패와 관계 당국의 총체적 대응 부실 때문이었다는 내용의 정부 합동점검반의 보고서가 어제 발표되면서 전력 수급을 총괄하는 수장으로서 사퇴 압력을 강하게 받은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청와대는 '9·15 정전사태' 책임을 물어 최 장관을 경질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지난 18일 오전 청와대는 임태희 대통령실장 주재로 열린 회의에서 최 장관이 책임지겠다는 의사를 밝히는 것이 국무위원의 도리라는데 의견이 모아져 임 실장이 최 장관에게 이같은 입장을 전달했고 최 장관이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면서 사의를 표명하겠다는 뜻을 밝혀왔다고 밝혔습니다.
행시 22회로 공직에 입문한 최 장관이 자신의 역할에 책임지고 물러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2003년 당시 재정경제부 국제금융국장을 맡으면서 원화 값이 뛰자 막대한 자금을 외환시장에 쏟아부으며 방어에 나섰고, 2005년 외환시장 개입 과정에서 발생한 천문학적 규모의 손실에 대한 책임을 지고 환율 정책 라인에서 물러났습니다.
이후 세계은행 상임이사 등을 거쳐 현 정부 출범과 함께 재정부 1차관으로 복귀했지만 다시 고환율 정책 논란에 발목을 잡혀 4개월 만에 물러났습니다.
이후 필리핀 대사로 자리를 옮겼다가 청와대 경제수석으로 부활했고 지난 1월 지경부 장관에 올라 화제를 모았습니다.
후임 지식경제부 장관에는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과 조환익 코트라 사장, 오영호 한국무역협회 부회장이 후보군에 올라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질문]
정전 사태와 관련해 책임이 큰 것으로 드러난 전력거래소의 염명천 이사장과 한전 김우겸 부사장도 경질됐다고요?
[답변]
정부는 염명천 전력거래소 이사장이 단전이라는 비상상황에서도 오찬에 참석하는 등 사태 파악을 전혀 하지 못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재발 방지 차원에서 엄중 문책키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임종룡 국무총리실장이 어제 정부합동점검반의 정전사태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엄중 문책 방침을 밝힌지 하루 만에 전격적으로 이뤄진 조치입니다.
이와 함께 한국전력 역시 단전 상황을 제대로 전파하지 못 한 김우겸 부사장을 경질하고, 관계 직원들에 대해서도 중징계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전력 수급 예측과 비상 대응에 미흡했던 전력거래소와 한국전력, 지식경제부 등 3개 기관에 최소 15명 이상이 징계를 받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금까지 정부과천청사에서 YTN 이승윤[risungyoon@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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