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88만 원 세대' 외면...주택바우처도 미흡

2014.03.08 오전 04:56
[앵커]

이번에 정부가 발표한 전월세 대책에서 소득이 적어 세금을 내지 않는 5백만 명과 취업난에 생활고를 겪는 이른바 '88만 원 세대'는 사실상 제외됐습니다.

정부는 주택 바우처 제도를 확대해 이들 취약계층에게 한 달에 11만 원가량을 지원해 주기로 했지만, 턱없이 부족합니다.

고한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돈 한푼이 아쉬운 이른바 '88만 원 세대'의 애처로운 연애 얘기입니다.

남녀 주인공이 사는 곳이자, 영화의 주요 배경은 옥탑방입니다.

치열한 취업 경쟁에 밀려 생활고를 겪는 '88만 원 세대'는 대부분 이런 옥탑방이나 반지하 같은 열악한 주거 환경에서 생활합니다.

정부가 저소득 서민을 위해 연말에 세금을 돌려주는 방식으로 한 달 치 월세를 대신 내주겠다고 했지만 '88만 원 세대'는 사실상 제외됐습니다.

소득이 적어 돌려 받을 세금이 없기 때문입니다.

[인터뷰:권지웅, 민달팽이 유니온 대표]
"청년들 같은 경우 소득의 3분의 1, 4분의 1을 주거비로 내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미래를 준비해야 할 청년들이 저축을 하지 못하고..."

'88만 원 세대' 같은 과세미달자는 5백만 명이 넘습니다.

정부가 이런 사각지대를 해소하겠다며 오는 10월부터 '주택바우처 제도'를 시행하기로 했지만 효과는 미지수입니다.

철거 지역 세입자, 월 소득 154만 원 이하 가구 등에 한 달 11만 원을 주는 제도인데, 지원 대상이 모두 합쳐도 97만 명으로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인터뷰:최승섭, 경실련 부동산감시팀]
"올해 말 정부가 주택바우처 사업을 시범 시행하는데 총국가 예산 370조 원 가운데 1조원에 불과합니다. 국가가 국민의 주거권을 보장하기 위해서 예산을 대폭 증액해야 합니다."

소득 계측 사이의 형평성 문제는 월세 지원 대책의 근본 취지를 무색하게 하고 있습니다.

지원 방식을 세액 공제로 하다 보니, 세금을 어느 정도 내는 연 소득 5천만 원에서 7천만 원을 계층이 가장 큰 혜택을 입습니다.

정작 도움을 받아야 할 그 아래 계층은 지원 효과가 미미할 수밖에 없습니다.

7천만 원 넘게 버는 월세 세입자들도 계약자에 따라 연말에 최대 75만 원을 받을 수 있는 구조는 제도 자체의 허점입니다.

정부 정책이 모든 계층을 만족시키기는 힘듭니다.

문제는 한정된 세금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나눠 쓰느냐인데, 이번 부동산 대책은 그렇지 못하다는 지적을 더 많이 받고 있습니다.

YTN 고한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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