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 6일 내린 폭설 이후 곳곳에서 극심한 교통난이 빚어졌는데 도로에 멈춰 선 고급 승용차가 눈에 많이 띄었습니다.
후륜구동 방식의 고급 승용차는 눈길에서는 유독 힘이 많이 떨어져 눈총을 받게 됐습니다.
조용성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7일, 폭설이 내린 뒤 출근길입니다.
도로 한쪽에 비상등을 켠 벤츠 차량이 눈길 위에 꼼짝없이 멈췄습니다.
"저기 앞에도 돌았네, 차가." "안 움직이네."
조금 더 가자 비스듬히 댄 BMW 차량을 뒤에서 누군가 안간힘을 다해 밀어봅니다.
도로 한가운데 멈춰선 재규어 차량은 중앙선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승합차는 뒷바퀴만 돌며 제자리걸음입니다.
하루 전날 폭설이 내리던 퇴근 무렵, 강남대로는 거대한 주차장으로 변했습니다.
빙판길에서 차를 움직이지 못하는 사례가 속출한 가운데 값비싼 외제 승용차들의 무기력한 모습이 이번에도 반복됐습니다.
후륜구동 방식의 차가 많기 때문입니다.
고급 외제 승용차 때문에 강남의 도로는 폭설에 더 취약하다는 말도 나옵니다.
후륜구동은 주로 앞에 있는 엔진이 뒷바퀴를 움직여 앞으로 나가는 방식입니다.
방향을 잡는 앞바퀴와 힘을 내는 뒷바퀴로 무게가 배분돼 승차감이 좋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그런데 도로와의 밀착성이 떨어지는 눈길에는 뒷바퀴 힘이 온전히 전달되지 않는 단점이 있습니다.
[이항구 / 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 : (눈길에서) 전륜구동은 앞에서 치고 나가잖아요. 그런데 후륜구동은 뒤에서 나가야 되니까 어떻게 보면 힘이 약해지는 거죠.]
전문가들은 눈길에서 속도를 줄이는 것은 물론이고, 가급적 앞차의 바퀴 자국을 따라가며 운행하길 권고합니다.
특히 스노체인을 달고 빠르게 달리면 체인이 끊어져 차가 손상될 수 있기 때문에 시속 40km 이하를 권장합니다.
YTN 조용성[choys@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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