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유럽연합, EU 집행위원회가 현대중공업 계열의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의 기업결합을 승인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이로써 두 조선업체 간 합병은 결국 무산됐는데, LNG 운반선 시장에서 독점 우려가 발목을 잡았습니다.
보도에 박홍구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2019년 3월 대우조선의 민영화 계약 체결 이후 3년 가까이 끌어오던 인수 합병이 최종 불발됐습니다.
합병을 위해서는 주요국 경쟁 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유럽연합, EU의 승인은 필수적이었습니다.
하지만 EU는 두 기업의 결합이 LNG 운반선 시장에서 지배적인 위치를 형성해 경쟁을 저해한다며 합병을 허가하지 않았습니다.
두 회사가 합병할 경우 최근 수요가 늘고 있는 LNG 운반선의 시장 점유율이 60%에 달해 독점의 우려가 있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이은창 / 산업연구원 박사 : 최근 5년간 시장 점유율을 건조량 기준으로 분석해보면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을 합치면 60% 정도가 됩니다. 이 부분이 EU에서는 시장 점유율이 높다고 판단하는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합병 불발에 대해 인수 주체였던 현대중공업그룹은 EU의 결정은 비합리적이고 유감스럽다고 비판했습니다.
현대중공업은 최종 결정문을 면밀히 검토한 뒤 시정요구 등을 할 계획입니다.
정부도 아쉬움을 표하며 국내 조선산업 경쟁력 제고와 대우조선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최근의 조선산업 여건이 합병을 추진하던 2019년보다 개선돼 EU의 이번 결정이 우리 조선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대우조선해양은 자금난이 불거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미 지난해 3분기 부채비율이 300%까지 올라간 상태에서 수주 계약금만 받고 선박을 제작하기에는 원자재 구입 등 자금집행 여력이 모자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최진명 / NH투자증권 책임연구원 : 일단은 단기적으로 고충이 있을 것 같습니다. 양질의 수주를 확보했다 하더라도 이를 제작하는 과정에서는 조선업체들의 대규모 자금 집행이 불가피합니다. 수개월 정도는 경영진의 고충이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U의 이번 결정으로 조선사 간 경쟁을 줄여 규모의 경제를 이루겠다던 계획은 무산되고, 대우조선해양의 민영화는 다음 정부로 넘어가게 됐습니다.
지난 1998년 IMF로 대우그룹이 해체되면서 공적 관리 대상이 된 대우조선해양.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수주물량을 확보한 게 오히려 합병의 발목을 잡게 됐습니다.
YTN 박홍구입니다.
※ '당신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카카오톡] YTN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02-398-8585
[메일] social@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