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약회사 일라이릴리가 개발한 비만치료제 '마운자로'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았다. 덴마크 제약회사 노보디스크의 '위고비'보다 임상시험 결과 체중 감소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비만약 시장에 지각변동을 일으킬지 주목된다.
8일(현지시간) 제약업계에 따르면 FDA는 이날 일라이릴리의 당뇨병 치료제인 마운자로를 비만치료제로 승인했다. 체질량지수(BMI)가 30 이상이거나, BMI 27 이상이면서 고혈압 등 비만 관련 질환을 한 개 이상 갖고 있는 성인 비만 환자에게 처방할 수 있도록 했다.
일라이릴리는 기존 당뇨병 치료제와 구분하기 위해 '젭바운드'(Zepbound)라는 상표명을 붙여 다이어트 약으로 판매할 예정이다.
지난달 공개된 임상 3상 결과를 보면, 평균 체중 109.5㎏의 비만 환자 2,519명에게 마운자로를 투여하자 12주가 지났을 때 평균 21.1%, 72주가 지났을 때 평균 26.6%의 체중 감소 효과가 나타났다. 앞서 위고비는 2021년 진행한 임상 3상에서 68주간 약 10%의 체중 감소 효과를 보였다.
일라이릴리는 젭바운드의 한 달 투약 비용을 위고비(1,350달러·약 178만 원)보다 적은 1,060달러(약 140만 원)로 책정할 예정이다. 두 약 모두 주 1회 투약하는 방식이며, 부작용으로 메스꺼움, 설사 등 위장 증상을 경험할 수 있다.
젭바운드가 국내에 들어오기까지는 1년여의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마운자로의 경우 2022년 5월 FDA에서 당뇨치료제로 승인을 받은 뒤 13개월이 지난 올해 6월,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품목 허가를 받았다.
일라이릴리의 한국법인인 한국릴리 관계자는 "마운자로가 미 FDA에서 비만치료제로 정식 허가를 받은 만큼 우리나라에서도 당연히 비만치료제로 사용할 수 있게 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라며 "다만 당뇨약 마운자로의 허가 사항을 확대할지, 젭바운드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허가를 신청할지는 미정"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