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전기차 수요 부진 여파...숨 고르기 들어간 'K-배터리'

2023.11.16 오전 05:49
[앵커]
국내 배터리 제조기업들이 잇따라 해외 사업 규모를 축소하면서 숨 고르기에 들어갔습니다.

세계적인 전기차 수요 부진의 영향이 컸는데 급성장하던 시장이 과도기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김태민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국내 배터리 제조기업들의 사업 확장세가 주춤하고 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미국의 포드와 함께 준비하던 튀르키예 현지 합작공장 설립 계획을 9달 만에 취소했습니다.

생산 설비까지 새로 늘려 배터리를 더 만드는 건 지금 당장 필요하지 않다는 판단에서입니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 : LG에너지솔루션은 기존 생산시설에서 동일한 상용 EV 모델에 탑재될 배터리셀을 공급할 예정이며 양사는 앞으로도 오랜 비즈니스 관계를 확장해 나갈 예정입니다.]

SK온도 미국 현지공장의 배터리 생산 규모를 줄일 계획입니다.

미국 조지아 공장의 생산 라인 가동 일정을 조정하면서 일부 직원에 대해서는 휴직 조치에 들어가기로 한 겁니다.

[SK온 관계자 : 일부 생산 근로자를 대상으로 일시적 무급휴직을 실시했습니다. 최근 전기차 업계가 숨 고르기에 들어감에 따라 라인 가동 인력을 탄력적으로 운영하자는 차원입니다.]

이처럼 배터리 제조업체들이 잇달아 생산 조정에 나선 건 세계 전기차 수요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최대 시장인 중국의 판매 성장세는 눈에 띄게 꺾였고, 유럽은 핵심 시장인 독일이 지난 9월부터 보조금을 축소하며 여파가 본격화하는 모습입니다.

하지만 이런 현상은 전기차 시장이 대중화 단계로 넘어가기 위한 과도기라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이항구 / 자동차융합기술원장 : 국내 배터리 업체들도 일단은 생산 능력을 확장하는 것보다는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는 쪽으로 투자가 약간 선회되지 않을까 이렇게 봅니다. 탄소 중립을 달성해야 되기 때문에 (해법은) 결국에 전기동력 자동차의 보급밖에는 없다고 지금 보고 있습니다.]

결국, 보조금 없이도 가격 경쟁력을 갖춘 전기차의 양산이 관건입니다.

국내 기업들이 중국 업체가 점령한 저가형 '리튬 인산철 배터리' 생산에 눈을 돌리고 있는 것도 이런 배경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배터리 업계는 시장 둔화를 계기로 가격과 기술 경쟁력을 두루 갖춘 배터리 생산을 위한 내실 다지기에 집중할 것으로 보입니다.

YTN 김태민입니다.

영상편집 : 김희정
그래픽 : 김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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