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삼성전자 노조 "성과급 40.5조원 달라"…주주는 분통

2026.04.13 오전 08:45
ⓒ연합뉴스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 57조 2,000억 원이라는 역대 최대 실적을 올린 가운데, 노조가 영업이익의 15%, 약 45조 원으로 추정되는 성과급을 요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지난 7일 1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한 후 노조는 연간 반도체 영업이익을 270조 원으로 가정하고 40조 5,000억 원을 성과급 재원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노조는 사측에 반도체 성과급 재원으로 영업이익의 15%를 요구하고 있다. 증권가에서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이 300조 원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 가운데, 이 중 45조 원을 반도체 직원들을 위한 성과급에 써야 한다는 주장이다.

노조의 이 같은 요구에 주주들의 반응은 싸늘한 실정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특별 배당을 포함해 주주들에게 약 11조 1,000억 원의 배당을 실시했다. 노조의 요구안이 현실화하면 지난해 400만 주주가 받은 배당의 4배를 7만 7,000여 명의 반도체 직원들이 성과급으로 가져가게 된다는 의미다. 또한 노조가 요구하는 영업이익의 15%는 지난해 삼성전자가 연구개발비에 투자한 37조 7,000억 원보다도 많다.

인공지능(AI) 시장을 둘러싼 글로벌 빅테크 간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노조가 초격차 확보를 위한 시설투자 및 R&D 강화에 발목을 잡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경쟁력 강화에 노사가 힘을 모아야 하는 시기에 지나친 '한탕주의'에 빠져 회사의 성장을 저해하는 꼴"이라며 "차세대 기술 및 설비 투자 위축으로 이어질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 가운데 95%가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에서 나올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가전·TV·스마트폰 사업을 맡고 있는 DX부문 직원들의 상대적 박탈감도 우려된다. DX부문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은 12조 원 안팎으로 추정되며, 현재 노조가 주장하고 있는 성과급 산정 기준을 적용하면 오히려 기존보다 성과급 규모가 줄어든다.

삼성전자 과반 노조인 초기업노조의 가입자 7만여 명 중 DS부문 소속이 5만 5,000여 명으로 전체의 약 80%를 차지하고 있는데, 노조가 반도체 부문 보상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주주들은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불거질 생산 차질과 주가 하락에 대해서도 우려하고 있다.

지난달 말 교섭 중단을 선언한 노조는 오는 23일 평택캠퍼스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이후에도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5월 21일부터 6월 7일까지 총파업을 실행할 계획이다. 반도체 생산 공정이 상당수 자동화돼 있어 직접적인 영향은 적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파업 자체가 주요 고객사와의 계약에 불안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최근 메모리와 파운드리 분야에서 확보한 수주 기회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며 "총파업까지 이어지지 않고 한 발씩 양보하는 것이 노사 모두에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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