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오리 걸음' 벌받던 중학생 숨져

2007.07.04 오후 07:23
[앵커멘트]

부산의 한 중학교에서 체벌을 받던 1학년 학생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목격자들은 이 학생이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고 증언하고 있는데 가족들은 '오리 걸음'으로 숨졌다는 것을 믿을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김종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숨진 이 군은 2교시 한문 수업을 받고 있었습니다.

한문 담당 교사 A 씨는 지난 기말 고사에서 시험 성적이 100점 만점에 40점 이하인 학생들에게 벌을 내렸습니다.

오리 걸음으로 복도를 한 바퀴 돌게 한 것입니다.

[기자]
이 군은 같은 반 학생 6명과 함께 오리 걸음으로 100m 이상을 걷는 벌을 받다 이곳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졌습니다.

[인터뷰:이 군 같은 반 학생]
"우리 벌 받는 다른 애들은 전부 다 벌을 받고 다 온 상태였고 이 군만 안 온 상태였거든요. 그런데 이 군이 거의 다 도착을 하는데 쓰러져 있는 거에요."

병원에 옮겨지기 전에 잠시 의식을 찾았던 이 군은 병원으로 옮겨진 뒤 상태가 악화돼 숨졌습니다.

당시 벌을 내렸던 A 교사는 오리 걸음 외에는 다른 체벌은 없었다고 진술했습니다.

[인터뷰:A 씨, 교사]
"쟤가 왜 저러나 옆에 가보니까 코를 골고 있더라고요. 일으켜 세우니까 코를 고는 게 아니고 뭔가 좀 이상해 보였습니다."

하지만, 가족들은 평소 건강에 이상이 없던 이 군이 오리 걸음만으로 숨진 것에 대해 믿을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인터뷰:이 군 이모]
"갑자기 몸에 무리가 와서 그렇게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겠지만 전혀 그런 상황도 아닌 상황에서 아이는 이미 이렇게 잘못돼..."

경찰은 부검을 통해 이 군의 정확한 사망 원인을 가릴 예정입니다.

YTN 김종호[hokim@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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