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여자아이 납치될 뻔...경찰 늑장 대응

2008.03.31 오전 04:01
[앵커멘트]

대낮에 아파트 승강기 안에서 초등학생 여자 아이가 50대로 추정되는 남성에게 마구 폭행당한 뒤 납치당할 뻔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경찰은 이번에도 늑장 대응으로 일관했습니다.

장아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여자 초등학생이 엘리베이터에 오르자 모자 쓴 남자가 따라 들어가더니 갑자기 아이를 끌어내려 합니다.

하지만 여학생은 손잡이를 붙잡고 비명을 지르며 강하게 저항합니다.

흉기까지 들이대며 위협하던 이 남자는 주먹질에 발길질까지 서슴지 않습니다.

3층에 이르자 급기야 머리채를 잡고 억지로 끌어 내립니다.

때마침 목격한 이웃주민이 아니었으면 무슨 일이 일어날 지 몰랐을 상황입니다.

[인터뷰:이웃주민]
"제가 봤거든요. 애랑 아저씨랑 가는 거를...순간적으로 생각을 하고 나와서 계단을 뛰어올라 갔는데 애가 울고 있고, 남자가 뭐라고 말을 해요."

용의자는 동네주민이 아이 울음소리를 듣고 나타나자 엘리베이터를 타고 아무렇지도 않은 척 유유히 빠져나갔습니다.

신고를 받고 도착한 지구대원은 납치 의도가 다분한 CCTV를 보고서도 무슨 이유인지 이 사건을 단순 폭행 사건으로 분류해 경찰서에 넘겼습니다.

하지만 피해학생의 부모나 소식을 접한 이웃주민들은 불안한 마음에 직접 범인의 수배전단까지 만들었습니다.

[인터뷰:피해자 부모]
"CCTV 보다보니까 어처구니가 없어요, 사실...그렇게 한다면은 솔직히 여기 아니라 경찰서, 경찰청 엘리베이터 안에서라도 사고가 나면 나겠더라고요."

경찰은 사건이 발생한 지 엿새째가 돼서야 수사본부를 마련하고 노숙자로 추정되는 용의자가 갈만한 찜질방과 서울역 일대를 탐문수사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이기태, 경기 일산경찰서장]
"행색이 초라해 정상인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CCTV확인결과 납치 미수로 보기 어려워 폭행으로 발생보고하여 초동 집중수사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어린이 강력 사건은 끊이지 않는데도 더디고 안이한 대응으로 일관하는 경찰.

어린이와 학부모들은 불안에 떨고 있습니다.

YTN 장아영[jay24@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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