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시민이 잡은 강도를 경찰이 잡았다?

2008.12.09 오전 11:30
[앵커멘트]

강도사건의 피해자가 다른 시민들과 함께 연쇄 강도행각을 벌인 범인을 잡았습니다.

그런데 경찰은 출동한 경찰관들이 현장에서 범인을 제압하고 검거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김종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6일 저녁 8시쯤 자신이 운영하는 부산 하단동 신발가게에서 강도를 만난 박 모 씨.

박 씨는 둔기로 자신의 머리를 내리치고 신발을 훔쳐 달아난 46살 고 모 여인을 피를 흘리며 쫓아가 붙잡았습니다.

[녹취:박 모 씨, 강도 사건 피해자]
"신을 벗기고 나서, 이 여자가 신을 벗기니까 땅을 딛고 일어섰죠. 일어서서 또 이걸 잡고 도로 끌고 나온 거에요."

이 때 붙잡힌 고 씨는 주머니에 있던 흉기를 꺼내 박 씨를 위협한 뒤 다시 달아나려 했지만, 주변에 있던 시민들이 힘을 합쳐 고 씨의 흉기를 버리게 하고 주변을 에워싸면서 고 씨가 도망갈 수 없게 됐다는 설명입니다.

곧 출동한 경찰이 고 씨를 지구대로 연행했고 확인 결과 고 씨는 경남 진해지역을 공포에 떨게한 '묻지마 식' 강도행각의 주인공이었습니다.

그런데 경찰이 파악한 상황이 이와 다릅니다.

지구대를 통해 관할서인 부산 사하경찰서로 보고된 내용에 따르면, 피의자 고 씨는 손에 둔기를 든 상태에서 사건 현장을 돌아다니고 있었고 경찰관들이 고 씨를 제압한 뒤 지구대로 연행했다는 것입니다.

[녹취:부산 사하경찰서 관계자]
"가해자가 둔기를 들고 가격하려는 동작을 취해서 출동한 직원이 검거를 한 그런 상황입니다."

하지만, 사건을 목격한 사람들의 말은 정반대입니다.

고 씨가 시민들에게 완전히 제압된 뒤 경찰이 고 씨를 연행했다는 것입니다.

[녹취:목격자]
"그 때 주민들이 많이 에워 싼 상태였고요, 제압이 된 상태였고..."

고 씨는 경찰서로 옮겨진 뒤 감시 소홀을 틈 타 달아났다 5시간 만에 붙잡히기도 했지만 경찰은 피해자 박 씨 가족에게 그런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시민들이 붙잡은 범인을 놓치기까지한 경찰이 시민들의 공적마저 가로채려 한다면 시민들은 경찰의 존재 이유를 의심할 수 밖에 없습니다.

YTN 김종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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