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바꿔 줘"...수억 원 뜯어낸 악성 고객 쇠고랑

2012.12.11 오후 06:14
[앵커멘트]

대기업 고객센터 직원들을 협박해 상습적으로 돈을 뜯어낸 악성 고객이 구속됐습니다.

2백여 차례, 2억 4천만 원이나 뜯어냈지만 고객센터 직원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했습니다.

조임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한 남성이 삿대질해가며 화를 내기 시작하더니, 손에 있던 휴대전화까지 집어 던집니다.

[녹취:이 모 씨, 피의자]
"고객 전화번호를 너희 마음대로 다 날려도 되느냐"

직원들이 열심히 상황을 설명하지만 들으려 하지 않고 막무가내로 따집니다.

[녹취:이 모 씨, 피의자]
"나는 몰라, 나는 모르니까."

56살 이 모 씨는 정상 제품이 하자가 있는 것처럼 얘기하며 직원을 압박했습니다.

냉장고가 고장이 나 귀한 음식이 상했다며 언론에 알리겠다고 협박해 천만 원을 뜯어내기도 했습니다.

소비자가 부당한 항의를 해도 상담센터 직원들이 불만을 드러내기 어렵다는 점을 노렸습니다.

[인터뷰:전자제품 AS 상담센터 직원]
"저희도 당하는 처지에서 기분이 나쁘지만, 회사 차원에서 응대를 해야 하니까, 화가 나도 고객에게 친절하게 해야 하니까..."

상담센터 직원의 고객 응대를 트집잡아 욕설을 퍼부으며 한시간 동안 협박하기도 했습니다.

[녹취:이 모 씨, 피해 당시 녹취 파일]
"혼 한 번 나보면 되겠네? 이번에 한 번 호되게 당해보면 알아."

둔기를 들고 찾아가 행패를 부리기도 했습니다.

2010년부터 2년 동안 이같은 수법으로 뜯어낸 금액이 2억 4천만 원.

일부 직원들은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합의금으로 돈을 건네거나 휴대전화 요금을 대신 내주기까지 했습니다.

[인터뷰:김한준, 서울 종로경찰서 지능팀장]
"복잡한 분쟁에 휘말리기 싫어서 일단 빨리 끝내는 것이 좋지 않겠냐 무리 없이, 그런 생각에 앞서서 사건을 무마하려고 했던 것으로..."

이 씨는 경찰 조사에서 15년 동안 군 생활을 하다 대위로 전역한 뒤, 잇따른 사업 실패로 생활이 어려워져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습니다.

경찰은 악성 고객 56살 이 모 씨를 구속했습니다.

YTN 조임정[ljcho@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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