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뒤엉킨 한국 vs 칸막이 일본

2014.05.01 오전 09:43
[앵커]

세월호 침몰 사고가 발생한 지 벌써 16일째입니다.

실종자 가족들은 사고 발생 첫날부터 진도실내체육관에서 함께 생활하고 있는데요.

이들의 심리적 육체적 상태는 탈진상태로 치달아 감정 조절도 어려운 상태인데요 이럴 때 일수록 사적인 공간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사진으로 보시죠.

왼쪽 사진이 진도 실내체육관입니다.

가족들은 체육관 바닥에 고무 매트를 깔고 앉아 있죠.

실종자 가족 수백 명이 다함께 공간을 쓰고 있어서, 이불과 짐이 겨우 개인 공간을 구분해주고 있습니다.

반면 오른쪽 사진은, 지난 2011년 동일본지진 당시 일본 대피소 모습입니다.

막대에 하얀 천을 둘러 가족별 공간을 마련했습니다.

이렇게 텐트로 방을 만들어서 개인 공간을 확보하기도 하고, 이런 여건이 안 될 경우에는 상자를 이어 붙여서라도 칸막이를 만듭니다.

하지만 우리는 사고 발생 보름이 넘도록, 가족들의 의견을 구하겠다는 말 뿐입니다.

범정부 사고대책본부의 어제 발표내용 들어보시죠.

[인터뷰:박승기, 범정부 사고대책본부 대변인]
"대책본부는 그동안 체육관 내 칸막이 설치, 제3의 거주공간 등 가족이 원하는 대로 적극 지원한다는 방침하에 가족들의 의견을 구해왔으나 아직까지는 공식적인 요청이 없는 상황입니다."

범정부 사고대책본부는 지난 22일에도 방금 들으신 말과 똑같은 발표를 했습니다.

바꿔 말하면 그 뒤로 열흘이 다 되도록, 아무도 행동에 나서지 않았다는 얘기입니다.

물론 가족들의 의견이 분분해서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고합니다.

하지만 자식을 또는 가족을 찾지도 못하는 슬픔을 못 이겨 밥도 못 먹고, 몸이 아파도 치료 받기를 거부하는 실종자 가족들인데, 이런 상황에 어느 누가 자신들을 위한 시설에 대한 요청을 적극적으로 할 수 있을까요?

지금 실종자 가족들은 마음을 겨우 진정시켰다가도 누군가 오열하면 또 눈물을 흘리고, 쪽잠을 자다가도 누군가 소리지르면 같이 분노하는 등 감정 조절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합니다.

전문가들의 의견을 참고해 적극적으로 실종자 가족의 상태를 살피고, 필요한 경우 나서서 대처하는 시스템, 그게 그렇게 어려운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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