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고속도로 건설 사업이 지체되면서 건설 예정지 주변으로 조립식 주택이 빠르게 들어서는 곳이 있습니다.
토지 용도를 변경해 보상금을 더 많이 받기 위한 시도라는 의혹이 일고 있는데요.
김경수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기자]
경기도 외곽의 한적한 시골 길.
길을 따라가면 지은 지 얼마 안 돼 보이는 주택 6채와 창고 3동이 나타납니다.
산의 한 모퉁이를 깎아낸 이 자리에 샌드위치 패널로 만든 조립식 주택과 창고 여러 채가 들어섰습니다.
집 한 채를 짓는데 채 일주일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올해 3월 말, 터파기 공사가 시작됐고 근처에는 유실수도 촘촘히 심어졌습니다.
서울문산고속도로 건설사업에서 나들목이 들어설 가능성이 높은 후보지.
이렇다 보니 실제 거주보다는 보상금을 노리고 급하게 조성된 곳이라는 소문이 파다합니다.
[인터뷰:인근 주민]
"주위 사람 얘기로는 서울문산간고속도로 나들목이 여기 생긴다고 해서 무슨 보상을 받기 위해서 지어놓는다고. 택지로 되면 아마 보상금이 많이 올라가서 그런다더라, 그런 얘기만 들었어요."
[인터뷰:부동산 관계자]
"그게 나중에 도로가 나면 보상을 받을까 봐 날림으로 막 지어놓는 거에요."
일부 구간에서 공사 방식을 놓고 수년째 갈등이 이어져, 아직 사업 승인 고시는 나지 않은 상황.
[인터뷰:허기선, 서울문산고속도로사업소 부장]
"지금 실시설계와 환영영향평가 협의를 진행 중에 있습니다. 저희 계획은 올 연말에 정부실시계획승인을 받고 내년부터는 감정평가와 요지 경계 측량을 마친 후에 7월부터는 보상을 하고 건설착공 하는 걸..."
땅 주인들은 거주 목적으로 집을 지었다고 주장합니다.
[인터뷰:땅 주인]
"직접 살기도 하고. 하다 보니까 공동개념이니까 어떻게 안 할 수도 없으니까 해서 좀 멀리 있는 사람은 세를 놓고, 들어가 사는 사람도 있고, 저도 들어갈 거고. 그런 상황이에요."
현재 사업에 책정된 보상비는 모두 1조 천억 원.
하지만 건물을 지어 임야에서 대지로 토지용도가 바뀌게 되면 보상비는 더 늘 수밖에 없습니다.
[인터뷰:서울지방국토관리청 관계자]
"땅 같은 경우는 예를 들어 건축허가가 나고 안 나고에 따라서 땅값 차이가 엄청나게 많이 납니다. 임야였는데 건축허가를 받으면 한 2~3배까지 뜁니다."
사업 승인 고시가 나기 전이라 현행법상으로는 건축을 제한할 법적 근거는 없습니다.
사업 고시가 나고 토지감정이 진행되면 땅 주인들은 최소 수억 원을 더 보상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보상비는 모두 정부 예산에서 지급됩니다.
YTN 김경수[kimgs85@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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