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사건기자들의 취재현장 이야기를 들어보는 동분서주 오늘은 나연수 기자랑 함께 합니다. 나연수 기자, 오늘 어떤 사건을 취재했습니까?
[기자]
통신사가 당한 보이스피싱 때문에 애꿎은 고객의 예금에는 수천 만원이 무단으로 이체되는 상황이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통신사가 보이스피싱 피해를 당한 겁니까?
[기자]
네, 말하자면 보이스피싱입니다. 해외에 있는 범죄조직으로부터 착신전환을 해 달라는 요청을 통신사가 받았는데 본인이 아닐 거라는 의심을 하지 못하고 그대로 착신전환을 해 주었고 이게 은행 ARS 승인 절차에 이용이 되면서 피해를 당했습니다.
[앵커]
의심할 정황은 전혀 없었습니까?
[기자]
일단 해외에서 002 번호로 전화로 전화가 왔어요. 그래서 새벽 4시 반쯤에 해외에서 전화를 걸어서 우리집 전화가 고장이 났으니까 다른 전화로 착신 전환을 해 달라는 이런 요청을 하면 누가 봐도 의심스러운 상황이죠.
그런데 이제 통신사에서는 그런 것들에 대해서 생각을 하지 못하고 관성적으로 응대를 했던 것 같습니다. 보면 말할 때 예를 들어서 내 이름이 이종구 앵커가 이종구 이러면 이자, 종자, 구자다 어색하게 말하는 측면도 있고.
[앵커]
발음 자체가 어색했군요.
[기자]
발음도 어색하고 자신의 이름을 말하면서 무슨 자, 무슨 자 이렇게 대지는 않죠. 그리고 본인 주소와 전화번호를 대면서도 자연스럽게 말하지 않고 무엇을 읽고 말하는 것처럼 주변 소음을 들으면 누군가 옆에서 코치해 주는 듯한 그런 느낌도 들거든요.
[앵커]
그러면 이런 사건을 당하면 누가 어떤 피해를 당하는 거죠?
[기자]
일단 개인정보가 유출이 되면 이렇게 착신전환에 이용이 된 통신사 고객의 경우가 이번에는 피해자였습니다. 그래서 범인 자체가 착신전환을 요구한 것이 은행 계좌이체를 할 때 필요한 ARS 승인을 받기 위해서였습니다.
요즘에 은행보면 하도 금융사기가 많다 보니까 공인인증서라든지 보안카드 번호를 누른 다음에 직접 전화를 걸어서 이체를 승인하시겠습니까? 라는 질문을 하는 그런 절차가 있거든요. 이 절차만큼 본인이 직접할 수 있기 때문에 아예 이 전화를 착신전화로 해서 직접 자기가 받고 승인을 한 겁니다.
그래서 고객은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본인 통장에서 수천만원이 이체되는 이런 사태가 발생한 거죠.
[앵커]
그러니까 개인정보 유출된 2차 피해라고 볼 수 있는데요. 이런 것을 당사자가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나 예방할 수 있는 시스템은 전혀 없는 건가요?
[기자]
이제 착신전환을 이용한 사기가 많아지다 보니까 미래창조과학부에서 통신사에다 해당 본인인증절차를 강화를 해달라는 요청을 했습니다.
이번에 문제가 된 LG U+도 역시 관련 매뉴얼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전화하는 것을 들어보면 이름과 전화번호, 생년월일 이 정도 묻는 게 전부입니다. 이후에 이 세가지에 모두 답변을 하면 납부방법과 주소지 둘 중에 하나만 말 하면 되는데 이런 정보들은 사실 개인정보 유출된 걸 가지고 마음먹고 사기를 치는 사기꾼들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정보거든요.
이것 마저도 제대로 묻지 않았던 것이 가장 큰 문제고요. 다른 통신사 같은 경우에 보면 본인 명의의 휴대폰으로만 착신전환 등록을 할 수 있게 하거나 요금제, 또 납부기일이 언제인지 꼼꼼하게 물어보기도 합니다. 아니면 아예 인증같이 개인정보가 필요한 이런 문자메시지 또 전화는 아예 착신전환을 해 둔 전화기로는 전화가 가지 않도록 막아두는 장치를 가지고 있는 곳도 있거든요. 이런 부분들이 많이 허술했다고 보입니다.
[앵커]
통신업체가 조금 더 허술했다, 이렇게 볼 수가 있는 건가요? 어디입니까?
[기자]
LG U+입니다.
[앵커]
LG U+에서는 뭐라고 그럽니까?
[기자]
그쪽에서는 매뉴얼을 다 지켰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설명을 하는데 당시 녹취록을 제가 들어봤는데 다 들어봤습니다. 들어보면 가지고 있는 매뉴얼도 허술하지만 자체가 전부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앵커]
지금까지 피해자가 몇 명인가요?
[기자]
지금까지는 한 분인데요. 관련한 사례가 더있을 것으로 충분히 추정을 할 수가 있습니다.
[앵커]
구제는 받을 수 있나요?
[기자]
일단 통신사측에서는 본인들이 가지고 있는 매뉴얼에 따라서 응대를 했기 때문에 책임질 부분이 있지 않다는 입장입니다. 그리고 피해자한테도 정말 마음이 아프다, 하지만 소극적으로 이렇게 대처를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앵커]
별의 별 사건사고가 많은데 일종 거대 이동통신사가 보이스피싱에 당한 최초의 사례가 아닌 의미있는 취재인데 이런 피해를 막기 위해서 보다 보완책, 철저한 고객들의 개인정보 보호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나연수 기자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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