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흉악범의 얼굴 공개...국민 알 권리?·2차 피해 양산?

2016.05.16 오전 08:00
■ 차상은 / 사회부 기자

[앵커]
최근 함께 살던 남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해 유기한 사건이 있었죠. 경찰이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서 피의자의 신상을 공개하면서 조성호라는 이름과 그의 얼굴, 나이까지 공개가 됐습니다.

하지만 피의자의 신상정보 공개에 따른 부작용도 적지 않다고 하는데요. 이 문제 취재한 사회부 차상은 기자와 함께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최근에 조성호 사건이었죠. 피의자의 얼굴을 공개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먼저 사건을 간략하게 설명드리면 상반신과 하반신으로 분리된 시신이 안산 대부도 방조제와 선착장 부근에서 발견된 사건입니다.

범행이 잔혹해서 많은 국민을 충격에 빠뜨리게 한 사건인데요. 경찰은 피의자를 붙잡아 신상을 언론에 공개했습니다.

피의자에게 마스크나 외투를 씌우는 게 일반적이지만 이번에는 어떠한 가림 장치 없이 호송을 했고 피의자의 얼굴이 언론에 공개되게 됐습니다.

경찰이 피의자의 이름과 나이도 함께 밝히면서 신상정보가 세상에 알려지게 됐습니다.

[앵커]
이 흉악범의 신상이 공개가 된 건데요. 국민들의 반응은 어땠습니까?

[기자]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시민들을 만나 의견을 물었습니다. 흉악 범죄자의 얼굴 공개에 대해서 찬성하는지 반대하는지에 대해 물어봤는데요. 시민들의 의견은 대부분 공개해야 된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한 시민의 의견 들어보겠습니다.

[이현정 / 대학생 : 해외는 범죄자들의 얼굴을 공개하고 있잖아요. 재범의 위험이 있어 공개에 찬성한다는 입장입니다.]

[기자]
공개에 찬성한다는 의견은 여론조사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서 설명 드리겠습니다. 최근 여론조사 기관이 강력범죄 피의자의 신상 공개에 대한 의견을 조사했습니다.

찬성한다는 의견이 반대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는데요. 국민 10명 중 거의 9명, 87. 4%가 신상공개에 찬성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렇게 찬성 비율이 높은 것은 흉악범의 인권은 보호대상이 아니라는 생각과 함께 누구나 범죄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심리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의 분석인데요.

범죄 피해자와 본인을 동일시한다는 게 전문가의 의견입니다. 한번 들어보겠습니다.

[배상훈 / 서울디지털대 경찰학과 교수·프로파일러 : 그런 심리의 기저에는 일종의 복수심인데요. 사회적인 복수심이죠. 기본적으로 개인 원한에 대한 복수심이라기보다는 사회적 정의를 배신한 자들에 대한 복수심이 깔려 있습니다.]

[앵커]
나도 당할 수 있다라는 생각에 대한 것들이 남아 있다는 거죠. 하지만 경찰이 무턱대고 공개를 하지는 않았을 것이고 법적 근거가 있겠죠?

[기자]
그렇습니다. 경찰도 모든 피의자를 공개하는 건 아니고요. 경찰도 나름대로의 법률이 마련되어 있는데 피의자의 신상 공개에 관한 법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법률을 보면서 설명드리겠습니다.

지난 2010년 4월부터 시행된 특정강력범죄 처벌에 관한 특례법입니다. 잔인한 범행으로 사망 같은 중대한 피해가 발생했고 그 증거가 명확할 경우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하는 등 공공이익을 위해 공개할 수 있다고 되어 있는데요.

피의자가 청소년일 경우에는 제외됩니다. 피의자의 인권을 신중히 고려해서 결정하고 남용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 법이 시행되면서 조성호를 비롯해 시화호 살인사건의 김하일 그리고 토막살인사건을 저지른 오원춘과 박춘풍 같은 흉악범죄자들의 신상을 더이상 숨길 필요가 없게 된 겁니다.

[앵커]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서는 얼굴을 공개해야 된다라고 하는데 부작용은 없습니까?

[기자]
물론 공개에 따른 부작용도 있습니다. 조성호의 얼굴과 그리고 이름, 나이가 공개되면서 조성호가 예전에 사귀었던 여자친구와 그리고 가족들의 정보가 인터넷상에 노출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범죄와 아무 연관성이 없는 사람의 정보가 세상에 알려진 건데요. 이것을 이른바 2차피해라고 부릅니다. 이 때문에 범죄자의 신상공개에 반대하는 시민과 전문가들도 많은데요. 의견 한번 들어보겠습니다.

[이두경 / 대학생 : 주변 사람들이나 가족들, 아무 잘못도 없는데 피해가 많이 가는 것 같고 부작용들이 있는 것 같아요.]

[한상희 /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범죄 예방과 재범을 막는 효과는 크지 않은 반면에 피의자가 속해있는 가족이나 친지, 단체들에 대한 사회적 낙인과 같은 2차 피해가 워낙 크기 때문에 가능하면 공개하지 않는 게 옳다고 봅니다.]

[기자]
이런 신상공개에 일정한 기준이 없다는 점도 문제입니다. 지난 2014년 가출 여고생에게 성매매를 강요하고 가혹행위 끝에 암매장한 김해 여고생 살해사건 같은 경우에는 피의자의 얼굴을 경찰이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계모와 친부가 아들을 학대해숨지게 하고 암매장까지 한 원영이 사건도 마찬가지입니다. 경찰은 피의자의 얼굴을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이 같은 일관성 없는 신상공개를 비판하는 시민 의견도 있는데요.

한번 들어보겠습니다.

[박점순 / 서울 익선동 : 누구는 (공개)하고, 어떤 사람은 안 하고. 이번에는 공개했잖아요, 토막 사건. 그렇게 국민이 볼 수 있도록 범죄자들을 공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기자]
경찰청은 이번 공개를 계기로 논란이 일자, 실명 공개를 두고 논란이 일자 뒤늦게 매뉴얼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흉악범의 신상을 공개하되 인권침해 피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세부적인 공개의 지침을 마련하겠다는 건데요.

많은 국민이 범죄자 얼굴 공개를 원하고 있고 필요성도 인정되고 있지만 얼굴 공개에 따른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는 만큼 명확한 공개 기준과 함께 부작용을 줄이는 논의도 필요한 시점이라고 보입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지금까지 사회부 차상은 기자였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기자]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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