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서해 어민들 "중국어선은 사실상 해적"

2016.10.11 오전 04:56
[앵커]
우리 바다에서 닥치는 대로 수산 자원을 잡아들이는 중국 어선들이 단속에 나선 우리 해경 대원까지 공격하면서 강경 대응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어민들은 불법 조업을 일삼는 중국 어선들의 횡포가 사실상 해적을 방불케 하고 있다고 증언합니다.

차정윤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낡은 중국어선 수십 척이 인천 부둣가를 가득 채웠습니다.

모두 우리 해역에서 불법 조업을 벌이다 나포된 어선들입니다.

2억 원이나 되는 벌금을 내지 못해 그대로 방치되고 있지만, 한 달에 7천여만 원에 달하는 관리비는 고스란히 우리 정부 몫입니다.

[정상준 / 중국어선 폐선업체 차장 : 봄철과 가을철인 3·4·5월과 9·10·11월 꽃게잡이 철에 중국 어선이 (해경에) 잡히고 있습니다.]

올해 서해 5도에서 나포된 어선은 모두 44척.

조타실 창문마다 쇠창살로 굳게 닫혀 있고, 갑판 위에는 칼을 휘둘렀던 흔적도 남아있습니다.

[박태원 /연평도 어촌계장 : 불법 중국 어선의 도를 넘어서 거의 해적 수준이에요. 쇠창살, 몽둥이, 망치 있는 대로 특공대가 배에 올라타려고 하면 난동을 부립니다.]

나포된 중국어선에는 이런 쇠파이프와 삽도 어지럽게 널려있습니다. 해경이 출동하면 중국 어민들의 손에 잡히는 것 모두 둔기가 됩니다.

지난 7일 단속 현장에 있었던 3005함에는 바닷속으로 사라진 고속단정 1호기의 빈자리가 남아 있습니다.

물에 빠졌던 조동수 경위를 구조했던 고속단정 2호기에도 중국어선과 싸운 흔적들이 곳곳에 남아있습니다.

해경 대원들은 도망친 중국어선을 잡지 못했다는 아쉬움과 어민들에 대한 미안함이 큽니다.

[해경 관계자 : 작전에 성공했어야 했는데…. 원래 작전하다 보면 성공할 수도 있고, 실패할 수도 있고 그런 것 아니에요. 실패하면 저희도 적극적으로 할 수 없어서….]

서해 5도 어민들은 더는 중국어선의 횡포를 두고 볼 수 없다며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지난 20년 동안 우리 바다에서 약탈과 불법을 일삼아 왔다며, 강력한 처벌을 촉구했습니다.

[허선규 / 서해5도 인천시민 정책위원회 대표 : 이제는 고속정을 들이받아서 해를 입히고 공권력에 도전하는 게 심각한 거죠. 외교적 협상을 통해 마무리 짓든지, 아니면 강력하게 단속을 해서….]

싹쓸이 조업도 모자라 해적질까지 일삼는 중국 어선의 횡포 앞에 우리 어민들의 한숨은 점점 깊어가고 있습니다.

YTN 차정윤[jycha@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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