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뉴스앤이슈] "오늘은 기분이 안 좋다"...메모가 지목하는 진실은?

2019.02.07 오후 01:04
설 연휴의 막바지였던 어제 경찰은 조재범 전 코치의 성폭행 혐의에 대한 수사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조 전 코치는 이미 상습폭행에 대한 재판이 2심까지 이뤄졌는데요.

피해 선수가 변호사와 상의하는 과정에서 성폭행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며, 경찰이 추가 조사에 나섰던 것입니다.

강도 높은 조사가 이어졌지만, 조 전 코치 측은 성폭행에 대해선 완강히 부인하고 있습니다.

[오동현 / 조재범 측 변호인 : 폭행은 인정하지만 그 외에 성적인 부분은 없었다고 1차에 밝혔고, 그런 부분을 검찰 측에서도 어느정도 받아들이지 않았나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조재범 전 코치 측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경찰은 성폭행에 대해 혐의가 인정된다는 수사결과를 내놨습니다.

무엇이 이런 결과를 이끌었을까요?

무엇보다 피해자의 진술이 중요했습니다.

피해자의 진술이 구체적이고 일관되며 둘 사이에 성폭행과 관련된 대화를 나눈 휴대전화 메시지 등을 통해 조 씨의 혐의가 입증된다고 경찰은 판단했습니다.

[배상훈 / 前 서울경찰청 범죄심리분석관(어제) : 구체적이고 일관된 진술과 그 시기를 전후해서 가해자의 어떤 행동의 변화. 그리고 거기에 따른 피해자의 변화, 이것을 상호작용을 관찰해서 직접적으로 있는 문자 메시지나 이런 것을 통해서 사건을 재구성해 봅니다. 그렇게 봤을 때 누구의 말이 더 신빙성 있냐 따져보거든요. 그렇게 본다면 지금 상태 경찰에서는 여러 상황. 특히 심석희 선수가 쓴 메모라든가 그 심정을 표현한 그림이라든가 아니면 당시 피해를 당할 때 장소에 대한 구체성, 이것들이 심석희 선수의 신빙성이 높다고 판단한 것 같습니다.]

조 전 코치는 피해 선수가 고등학교 2학년이던 지난 2014년 8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태릉·진천 선수촌과 한국체대 빙상장 등 7곳에서 피해 선수를 수차례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데요.

경찰은 피해자가 "그 장소에 가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사실을 정확히 말하는 등 피해자 진술이 워낙 구체적이고 일관됐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은 또 조 전 코치의 자택과 차량 등을 압수수색 해 확보한 휴대전화와 태블릿 PC 등을 복원해 이 같은 정황을 확보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피해 선수가 남겨왔던 메모가 큰 역할을 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최단비 / 변호사(어제) : 가장 우리가 관심 있게 봐야 되는 것이 심 선수의 메모라고 얘기할 수 있겠습니다. 왜냐하면 메모는 예전부터 본인이 그것을 당했을 때 본인만이 알 수 있는 내용으로 그것을 적었는데 일기, 메모 이런 것들이 단순한 진술보다도 더 신빙성을 부여받을 수 있는 것이 이러한 과거에 있었던 것들의 일시, 장소 이런 것들은 뒤에 한꺼번에 이것을 거짓으로 만들기가 굉장히 어려운 증거입니다.]

메모는 "오늘은 기분이 매우 좋지 않았다"는 식으로 자신만이 알 수 있는 방식으로 피해를 기록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를 토대로 경찰이 실제 빙상 연맹에 기록된 경기 날짜와 장소를 비교하며 수사를 이어왔는데요.

결국, 쉽게 지울 수 있는 디지털 증거가 아닌, 피해자가 남긴 메모가 수사의 실마리를 풀었던 것입니다.

경찰이 사건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로 넘기면서, 이제 공은 검찰로 넘어갔는데요. 검찰의 수사로 어떤 사실들이 추가로 밝혀질지 관심입니다.
HOT 연예 스포츠
지금 이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