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중점] '전화 가로채기'까지...의심해도 속수무책

2019.05.22 오전 05:20
[앵커]
의심하면서도 속는 게 요즘 보이스 피싱입니다.

최근 유행하는 수법 중에 하나가 '전화 가로채기'인데요, 은행에 확인전화를 해도 보이스 피싱 조직에 연결됩니다.

자세한 수법과 대처법을 김대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59살 김 모 씨는 최근 보이스 피싱 사기를 당했습니다.

신용 등급을 올려준다는 말에 속아 돈을 보냈다가 그대로 날린 겁니다.

[김 모 씨 / 보이스 피싱 피해자 : 우리 사회의 안전망이 이렇게 노출돼 있나 생각이 들어서 무서웠어요. 진짜. 정신이 아찔하면서 내가 어떻게 해야 하지?]

수법은 이랬습니다.

평소에 거래하던 은행 이름으로 대출 안내 문자가 왔습니다.

기존의 빚을 갚으면 신용도가 올라가 낮은 금리로 추가 대출을 받을 수 있다는 겁니다.

솔깃한 마음에 안내 문자에 적힌 대표번호로 전화를 건 김 씨.

보안에 필요하다는 직원 안내에 따라 문자에 링크된 앱을 휴대전화에 깔았습니다.

앱을 설치한 뒤 평소 거래하던 은행에 확인 전화를 걸었습니다.

상담사의 걱정하지 말라는 말에 의심은 사라졌습니다.

[보이스 피싱 일당 / 실제 통화 내용 : 그 부분은 고객님께서 걱정하시지 않으셔도 되실 거고요. 그냥 오늘 오전에 해서 잘 따라와 주시면 됩니다. 그럼 제가 다른 사항 있으면 연락을 드리도록 할게요.]

나중에 알고 보니 전화를 받은 사람은 은행 직원이 아니라 보이스 피싱 일당이었습니다.

앞서 설치했던 앱이 김 씨의 전화를 가로채 보이스 피싱 일당에게 연결되도록 한 겁니다.

[곽 진 / 아주대학교 사이버보안학과 교수 : 피해자가 (전화를) 걸게 되면 그 전화번호 자체가 보이스 피싱 집단들 또는 그룹이 설정한 대표 번호로 전환이 돼버리는 그런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예방책은 뭐가 있을까?

대출은 될 수 있으면 은행 지점을 직접 방문해 진행하는 게 좋습니다.

또, 대출 문자를 받게 되면 인터넷 주소에 접속하지 말아야 합니다.

시중은행들은 문자를 통해 앱 설치를 유도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성호 / 금융감독원 불법금융대응단 팀장 : 일단 대출 사기 문자라고 의심이 되면 인터넷 연결 주소가 있습니다. 그런 경우는 보통 보이스 피싱 사기문자이니깐 각별히 주의를 하시고요.]

막아도 막아도 틈새를 파고 진화하는 수법에 보이스 피싱 피해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피해액은 4천4백억 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YTN 김대겸[kimdk1028@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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