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출입국관리사무소가 난민 심사를 하면서 신청자들에게 불리하도록 면접 서류를 허위 작성해 인권위원회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심사에서 탈락한 피해자들은 오는 20일 '난민의 날'을 앞두고 억울함을 호소했습니다.
차유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2016년 우리나라에 난민 신청을 했던 이집트인 사브리 씨.
면접 심사에서 신청 이유를 질문받고는 대정부 투쟁으로 인한 신변 위협 때문이라고 답했습니다.
그런데 면접 조서에는 '돈 벌러 왔다'는 전혀 엉뚱한 내용이 기재됐습니다.
[사브리 / 2016년 난민 신청자 : 제 면접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조작됐습니다. 제가 한국에 온 게 이집트에서 아무 직업이 없어 일자리 찾으려고 왔다고 적혀 있던 겁니다.]
또 다른 이집트인 A 씨도 뒤늦게 자신의 면접 조서를 확인하고 경악했습니다.
'고국에서 박해받은 적 없다'는 하지도 않은 말들이 버젓이 적혀 있던 겁니다.
[A 씨 / 2016년 난민 신청자 : 진술서에 거짓 정보와 제가 하지도 않은 말들이 적혀 있는 걸 보고 충격받았습니다.]
두 사람 모두 그 해, 난민 심사서 탈락했습니다.
난민의 날을 앞두고 난민 신청 과정서 억울함을 겪은 피해자들이 단체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이들이 공개한 면접 조서는 사실이 아닌 말들로 가득했습니다.
'고국에 돌아가도 위험하지 않다' '돈 벌려고 온 거다' '내 진술이 거짓이다.' 등등 하나같이 난민 인정에 불리한 내용입니다.
[권영실 / 변호사 : 난민면접조서가 거의 복사하듯 똑같은 내용이 있었고, 통역인 서명이 같다는 점을 확인했습니다.]
이 같은 의혹이 제기되자 난민 심사를 주관하는 법무부에서도 지난해 자체 조사를 벌여 일부 면접 조서가 허위로 기재됐다는 점을 인정했습니다.
확인된 피해자만 최소 50명이 넘습니다.
피해자들과 인권 단체는 법무부 자체 조사 역시 완전히 믿을 수 없다며 제대로 된 전수 조사와 피해자 피해 보상을 촉구했습니다.
YTN 차유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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