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종교의식 빌미로..." 女 신도 모텔로 불러낸 큰 스님

2019.12.08 오전 05:23
자녀 위해 절 찾아…큰스님 "숙소에서 식사 원해"
나쁜 기운 쫓는 '몸 제도'…"금품 요구·추행"
사찰 "사실관계 대부분 인정…종교적 의식이다"
[앵커]
서울 시내 한 사찰의 큰스님이 종교적인 의식을 빌미로 여성 신도들을 성추행한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경찰이 수사에 나섰는데, 사찰 측은 혐의를 부인하고 있습니다.

박희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 도심에 있는 사찰.

아들의 입시 성공을 빌며 몇 년 전부터 사찰을 찾았던 A 씨는 얼마 전 충격적인 일을 겪었습니다.

사찰을 세운 '큰스님'으로부터 모텔로 식사를 챙겨달라는 부탁을 받아서 갔다가 추행을 당했다는 겁니다.

[A 씨 / 피해자 : 식사를 나와서 못한대요. 많은 사람이 있는 곳에선 부끄러워서 못하겠대요. 그러면서 육식의 음식, 생선 음식을 사다 달라고 이야기를 하시더라고요.]

큰스님이 권한 건 옷을 벗고 기도 의식을 치르는 이른바 '몸 제도'.

나쁜 기운을 몰아내겠다며 은밀한 부위를 만지는 것은 물론 대가로 금품까지 받았다는 게 A 씨의 주장입니다.

[A 씨 / 피해자 : 치료해 준다고 누우라고 하고 옷을 벗으라고 하고, 자기 힘들다고 옆에 누워서 팔베개해달라고 하질 않나…. 그때 그래서 500여만 원 정도의 돈을 (냈습니다.)]

YTN 취재 결과, 이런 의식은 다른 신도에게도 공공연히 권해졌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B 씨 / 피해자 : 처음에 (치료를) 하다가 나중에 다 벗으라고 했지만 그게 너무 억울하죠. 근데 당신은 왜 탈의하느냐고요.]

취재진은 큰스님과 연락이 되지 않아 사찰을 직접 찾아가 해명을 들었습니다.

사찰 측은 사실관계는 인정하면서도, 종교적 의식의 과정에서 벌어진 일일 뿐 추행이나 성폭행 의도는 없었다고 항변했습니다.

[사찰 관계자 : 개인 입장에서 종교의식을 하는 과정을 성추행이라고 느낄 수 있느냐. 한두 명도 아니고 수천 명이 지금까지 수십 년 동안 해온 일인데….]

사건을 접수한 경찰은 큰스님을 성추행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습니다.

종교적 의식일 뿐이란 큰스님 측 주장과 달리, 피해자들은 심각한 정신적인 고통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큰스님을 상대로 추가 조사를 벌인 뒤 처분을 결정할 방침입니다.

YTN 박희재[parkhj0221@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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