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변상욱 앵커
■ 출연 : 신상엽 / 한국의학연구소 학술위원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코로나19 상황과 관련해 전 질병관리본부 역학조사관을 지낸 신상엽 한국의학연구원 감염내과 전문의를 모시고 얘기를 계속 나눠보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첫 사망 사례가 나왔습니다.
보니까 우리는 그동안 사망자가 없었기 때문에 그리고 중증환자가 없고 다들 약간 중증 정도, 이런 환자만 몇 명 있다고 해서 좀 그래도 마음을 놓고 있었는데 드디어 사망자가 나왔습니다.
그런데 20년 넘게 조현병 환자로 장기입원 중에 사망했다고 하니까 이걸 코로나19로 봐야 되겠습니까? 어떻게 봐야 되겠습니까?
[신상엽]
코로나19의 사망률이 우한 지역은 한 3%, 그 외의 지역은 한 0.3% 정도라서 사망자가 발생을 할 수는 있는데요. 이렇게 장기간 입원하거나 면역이 떨어져 있는 분들은 좀 더 위험할 수는 있겠죠. 그런데 일단 코로나19가 이분에게 폐렴을 유발해서 사망에 이르게 했는지는 모르지만 그 외에 뇌경색이나 심근경색, 다른 기저질환들이 있었을 수도 있기 때문에 이분이 코로나19에 감염이 됐을지는 모르겠지만 이게 진짜 직접 사인인지 아니면 다른 요인이 있는 것인지는 아마 좀 더 역학조사를 해 봐야 될 것 같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 사망자가 경북 청도의 대남병원에 입원해 있던 환자였습니다. 어젯밤에 2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고 오늘 사망자를 포함해서 13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는데요. 그런데 31번 환자가 확진 판정을 받기 전에 이 병원에 , 경북 청도에 들렀다고 들었습니다. 연관이 있다고 보십니까? 어떤 식으로 감염이 됐다고 보십니까?
[신상엽]
결국은 계속 입원해 있던 환자분이 감염이 됐다라고 하면 면회나 봉사활동 같은 것들을 1차적으로 생각해 볼 수 있는데요. 지금 신천지에서 한 달에 한 번 정도 그 병원에 봉사활동을 갔다는 이런 얘기들도 있어서 아마 방역 당국에서 그 경로를 추적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앵커]
그러면 이렇게 되면 광주 21세기병원과 같이 청도 병원도 전체를 하나의 동질적인 상황에 놓인 한 그룹으로 보고, 그러니까 흔히 코호트 격리라고 하는 것 같습니다. 격리 조치하거나 봉쇄해야 되는 것 아닙니까?
[신상엽]
일단 코호트 격리가 필요할 수는 있습니다. 그런데 그 이전에 선제 조건이 있는데요. 그러니까 위험 요인들을 제거해야 됩니다. 그러니까 확진자나 증상자들이 남아 있는 상태에서 코호트 격리를 하면 그 안에 있는 분들이 더 위험에 빠지는, 그러니까 일본의 크루즈 선과 똑같은 상황이 벌어지기 때문에 일단 방역 당국에서 증상자들을 먼저 선별하고 그런 분들을 안전한 곳으로 옮기고 치료를 받게 하신 다음에 남은 분들은 좀 코호트 격리를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그런데 오늘 하루에만 환자가 53명이 늘었습니다. 저희도 뉴스를 준비하는데 굉장히 상황이 복잡했거든요. 그래서 총 확진자 수가 104명이 됐고 이 수는 중국에 이어서 두 번째로 많은 수가 아니겠습니까? 지금 현재 상황 어떻게 진단하고 계십니까?
[신상엽]
좀 안타깝게도 지역사회 감염의 초입 단계에 들어왔다고 볼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앵커]
지역사회 감염이라고 하는 것이 실제로 그냥 우리가 지금 중국에서 들어온 사람, 그들과 직접 접촉한 사람, 이렇게 관리하던 것하고 지역사회 감염이 시작됐다는 것하고는 어느 정도의 위험의 차이가 커지는 건가요?
[신상엽]
지역사회의 감염이 시작됐다라는 말은 방역 당국의 통제에서 벗어나 있는 사람들에게서 환자들이 발생을 했기 때문에 감염 경로를 1차적으로 찾기가 굉장히 어렵고요. 찾는다고 할지라도 지금 이번 31번 환자분처럼 이미 다 퍼지고 난 다음, 그러니까 이미 늦은 상태에서 발견을 하게 되기 때문에 관리가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결국은 지역사회로 더 퍼져나가게 되는 빨리 고리를 끊지 않으면 더 빨리 퍼지게 되는 것이죠.
[앵커]
감염 경로를 찾기가 굉장히 어렵다고 이야기를 해 주셨는데요. 그렇다면 방역 체계는 어떻게 바뀌어야 합니까?
[신상엽]
방역체계의 방향은 사실 크게는 두 가지입니다. 한 가지 방향은 위험지역에서 환자가 들어오는 걸 막아야 일단 우리 지역사회가 안전해지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입국제한이든지 아니면 검역강화라든지 그런 방향이 또 하나가 있을 거고요.
또 하나는 지역사회 감염이 일단 발생했다고 하면 확산을 방지를 해야 되지 않습니까? 그건 우리나라에서 감염병 위기대응 단계라는 걸 통해서 시스테믹하게 관리를 하게 되는데. 지금 경계단계라고 해서 제한적으로 지역사회의 감염이 일어난 경우에 준해서 관리를 하고 있습니다.
이 단계에서는 사실 1차적인 목표가 봉쇄입니다. 그러니까 더 이상 환자가 발생하지 않게 만들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주로 방역의 초점이 확진자에게 맞춰지거든요. 그래서 확진자의 과거 14일을 살펴서 감염경로를 찾고 확진자의 증상 이유를 살펴서 접촉자를 찾아서 최대한으로 모든 사람들이 안전하게 만들겠다, 이게 1차적인 목표가 되는데요.
지금 이미 이렇게 지역사회의 감염경로를 모르는 사람이 수십 명이 발생을 하게 된다고 그러면 봉쇄로 방역 관리를 하기 어려워집니다. 그래서 이런 경우는 결국 지역사회에 전체적으로 확산이 됐을 경우에는 보통 감염병 위기대응 단계를 심각으로 올리게 되는데요.
심각으로 올리게 된다는 것은 봉쇄를 하겠다는 게 아니라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라는. 그러니까 최대한 빨리 환자를 찾아내고 격리하고 그래서 지역사회의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방향이 완전히, 정책이 바뀌게 됩니다.
그래서 기존에는 모든 의심환자 다 격리했다고 하면 심각 단계로 가게 되면 이미 환자가 있다는 걸 인정하고 경증 환자는 자가치료를 하든가 일반 의료기관에서 치료를 하고 중증 환자들만 격리기관에서 격리 병상이나 3차 병원에서 치료를 하는 식의 시스템 변화가 생겨야 되는 상황으로 봅니다.
[앵커]
그런데 격리해서 치료할 수 있는 음압병상을 흔히 얘기하지 않습니까? 대개는 서울, 경기, 인천 수도권에 많이 있겠죠. 또 수도권에 많이 있으니까 인천공항으로 들어오는 사람들을 한꺼번에 수용할 수도 있고 그렇게 되는 건데. 그리고 권역별로 좀 있겠고.
갑자기 대구에서 엄청나게 쏟아져 나오니까 대구에 음압병상이라든가 이런 저런 시설들이 부족할 텐데, 이렇게 되면 다른 권역하고 연계가 돼서 분배가 되는 겁니까?
[신상엽]
일단 아직까지는 정부에서 초기 단계라고 파악을 하고 확진자들 위주로 해서 음압병실을 사용하고 아마 모자라면 인근 지역까지 활용을 하게 될 텐데요. 제가 보기에는 좀 더 퍼지게 된다 하면 그런 식의 대응을 할 수는 없을 것 같고요.
중증 환자들은 음압병실 위주로 해서 두고 나머지 분들은 그냥 일반 1인실이든지 아니면 나라에서 적절한 시설 같은 곳을 확보를 해서 다른 식으로 치료를 좀 진행해야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음압병상 보유 현황은 좀 어떻습니까? 잘 되어 있는 편인가요?
[신상엽]
음압병상이 지금 한 1000여 개 정도 있는데요. 이 음압병상이라는 게 많다면 많고 적다면 적은 게 방역을 잘 해서 이걸 음압병실을 쓸 사람이 없다면 1000개가 굉장히 많은 것이지만 이렇게 신종 감염병이 전국적으로 유행하는 경우에 있어서는 1000개는 택도 없이 부족한 숫자가 되거든요.
몇십만 명이 막 발생을 할 수도 있는 그런 상황이기 때문에... 그래서 일단 수요와 공급에 따라서 결국은 이 음압병상을 정말 꼭 필요한 사람에게만 선택적으로 사용하게 할 거냐, 아니면 안전을 위해서 지금처럼 증상 확진자들 모두를 사용하게 될 것이냐, 이런 정책은 좀 바뀌어야 될 것 같습니다.
[앵커]
문제는 31번 환자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그것입니다. 이 사람이 뭔가 사람들한테 여기저기 많이 퍼뜨리게 된 그런 상황이냐라고 했을 때 지난번에 오셨을 때 혹시 이 사람도 2차 감염자가 아닐까 하는 걱정을 했었는데 만약에 진짜 이 사람도 어딘가에서 옮겨진 사람이고 그 옮긴 사람은 지금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누군지 파악도 안 되고 있다면 상황은 훨씬 더 심각한 겁니까?
[신상엽]
지금 제가 질병관리본부 발표를 들어보면 31번 환자, 그러니까 지금 슈퍼전파자라기보다는 슈퍼전파 사건 또는 슈퍼전파 상황이 벌어진 건데요. 이 상황을 일으킨 게 31번 환자가 주로 일으킨 것이냐에 대해서 지금 방역당국이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거거든요.
그게 무슨 말이냐 하면 지금 30명 이상의 신천지 신도분들이 환자분들이 발견이 되고 있는데 증상 시작 시점을 보면 31번보다 더 먼저 시작된 분들도 있다라는 거죠. 그러니까 31번 환자의 동선도 중요하지만 이 증상이 더 먼저 있었던 환자분들이 여럿 있다는 것이죠.
그래서 100명의 환자가 있다고 했을 때 31번 환자분도 어느 정도 기여를 했겠지만 다른 환자분들이, 지금 확진된 다른 신천지 신도분들이 또 기여했던 부분들이 많을 거라고 보기 때문에 결국은 슈퍼 전파자가 1명이 아니라 여러 명인 걸로 추정을 하고 있는 걸로 보입니다.
[앵커]
여러 명일 수도 있다고 이야기를 해 주셨는데요. 그런데 이 31번 환자와 같이 예배를 봤던 사람이 1001명이라고 집계가 됐습니다. 그런데 400여 명 정도가 연락이 두절돼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면 통제가 불가능해진 상황이라고 봐야 하는 건가요?
그리고 이 1001명을 전수조사하는 건 좀 가능한 상황입니까, 어떻습니까?
[신상엽]
일단은 지금 방역당국에서 통제를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죠, 현실적으로. 그리고 1000명을 전수조사를 하는 것도 결국은 어느 정도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고요. 그래서 지금 제한된 방역 역량을 가지고 어떻게 보면 선택과 집중을 할 수밖에 없는데. 일단은 그렇습니다.
31번 환자를 비롯한 확진 환자들에 대한 관리, 그다음 증상자들이 아직 꽤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그분들의 관리. 그리고 나머지 분들은 증상이 있는지 없는지를 떠나서 지금 가장 급한 것은 연락처 확보입니다.
일단 연락처가 확보가 돼야 방역당국에서 어떤 메시지도 보내고 문제가 있을 때 어떤 관리체계를 그 안에 둘 수가 있는데 연락처가 확보가 안 된 분들이 다른 곳에 가서 그분들 중에 환자가 혹시 있었는데 문제를 일으킨다고 하면 더 큰 문제이기 때문에 일단 방역의 초점은 확진자, 증상자 그다음에 연락처 확보, 이 세 가지로 중점을 맞춰서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그런데 장소가 나오고 시간이 다 나와 있는데 나도 거기에 해당되지 하면서 자진해서 연락을 하면 안 되는 걸까요? 답답하기는 합니다. 협조가 필요하겠죠?
[신상엽]
그럼요. 시민의식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봅니다.
[앵커]
계속 연락이 닿지 않고 파악이 안 되고 이런 상황이면 뭔가 심각 단계로 옮겨야 됩니까? 아니면 그에 준하는 어떤 상황으로 조치를 해야 되는 겁니까?
[신상엽]
정부에서 이미 생각을 하고 있겠지만 제가 보기에는 경계 단계에 머물러 있는데. 심각 단계, 아까 말씀드렸던 체계를 바꿔야 되는 그런 순간이 곧 오게 될 것 같습니다.
[앵커]
곧 오게 될 것 같다. 알겠습니다. 지금 이 상황에서 국민들은 그럼 어떻게 하면서 기다려야 되는가를 마지막으로 짚어주신다면요?
[신상엽]
지금 코로나19가 치사율이 높은 병은 아니고 대부분은 경미한 증상자들이 감염을 시키면서 빨리 퍼져나가는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대구나 서울 같이 위험지역에 있는 분들은 확진자 동선도 확인하고 하셔서 감기 증상이 있거나 열이 나거나 했을 때 방역당국의 지시를 받거나 아니면 선별진료소 쪽으로, 그러니까 일반 병의원에 갔다가 사실 그쪽이 오염될 수 있는 상황들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에 선별진료소 쪽으로 잘 안내를 받으셔서 받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앵커]
그러면 열이 있으면 바로 가는 게 아니라 미리 보건소 같은 곳에 연락하고 하루 이틀 지켜봐야 됩니까, 아니면 바로 뛰어가는 게 낫습니까?
[신상엽]
나중에 대규모 확산이 된 상태에서는 보통 어떤 전략을 쓰게 되냐면 대부분 감기일 거거든요, 코로나19가 아니라. 그래서 2~3일 정도 자가격리, 그러니까 스스로 자가격리 상태, 회사에 가지 않고 자가격리 상태에서 본인의 상태를 지켜보고. 감기면 보통 2~3일 정도 지나면 호전이 될 거고요.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증상을 나타낸다고 하면 호전이 되지 않을 거니까 그때쯤 해서 방역당국의 안내를 받거나 선별진료소에 가서 진료를 받으시면 되겠는데. 지금 그렇게 퍼졌다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에 일단은 위험지역에 계신 분들이나 위험지역에서 오셨던 분들 위주로, 또 확진자가 주로 발생하는 지역을 위주로 그런 것들을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신상엽 위원장님, 오늘 도움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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