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나나에 피임 기구를 끼우는 성교육을 하려던 교사의 수업이 학부모의 반발로 취소됐다.
지난 2일 국민신문고에 "전남 담양의 한 남녀공학 고등학교에서 교사가 성교육 시간에 학생들에게 바나나를 준비해 오라고 지시했다"는 민원이 접수됐다.
해당 교사는 1학년 기술·가정과목 '임신과 출산' 단원에서 콘돔 끼우기 실습을 하겠다며 학생들에게 바나나를 가져오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일부 학부모가 "성범죄를 부추길 수 있다"며 학교에 전화해 항의했고 이에 학교는 실습을 없던 일로 했다.
학교 측은 "해당 교사는 콘돔에 대한 정확한 사용법을 모르는 학생들이 많아 실습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지만, 학부모 지적을 수긍해 해당 수업을 취소했다"고 설명했다.
학부모들의 항의로 교육이 취소됐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일부 네티즌들은 "피임 교육이 성범죄를 부추긴다는 건 옳지 못한 발상"이라며 "오히려 정확하게 교육하는 게 아이들에게 더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독일 등 선진국에서는 6학년이 되면 피임과 콘돔 사용법에 대해 가르친다. 출산 비디오를 학생들이 함께 보며 남성과 여성이 서로에 대해 함께 알아가는 과정도 자연스럽다. 성을 금기시하고 부끄럽게 문화가 오히려 잘못된 성적 관심을 부추긴다고 보기 때문이다.
반면, 남녀공학 한 반에서 이뤄지는 실습 수업인 만큼 성적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다는 주장과 함께 바나나 같은 식품을 이용한 교육 방법상의 문제를 제기하는 비판적인 입장의 댓글도 눈에 띈다.
해당 성교육 수업이 논란이 되자 도교육청은 해당 고등학교와 교사에 대한 청문 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문제가 된 수업은 기술가정 과목의 '임신과 출산' 단원에서 피임방법 수업을 준비하려다 발생했다"면서 "통상 피임관련 교육에서는 피임도구를 보여주며 여러 피임방법이 있다고 설명을 하는 게 일반적이나, 이번처럼 직접 콘돔을 이용한 실습은 전수조사를 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YTN PLUS 정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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