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라디오(FM 94.5) [YTN 뉴스FM 슬기로운 라디오생활]
□ 방송일시 : 2021년 3월 3일 (수요일)
□ 진행 : 최형진 아나운서
□ 출연 : 정경일 교통사고 전문 변호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최형진 아나운서(이하 최형진): 지난달 27일에도 음주운전으로 의심되는 차량을 추적했더니 운전자가 고등학교 입학을 앞둔 10대 청소년이었던 사건이 있었습니다. 훔친 차량을 운전하고 있었던 건데요. 이렇게 훔친 차량, 혹은 불법으로 빌린 렌터카를 운전하는 청소년들의 무면허 운전 문제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사망 사고까지 발생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청소년들의 무면허 불법운전, 막을 방법은 없는 건지 또 렌터카 업체는 법적 책임이 없는 것인지 자세히 살펴보려고 합니다. 그럼 함께 말씀 나눌 분 모셔보죠. 정경일 교통사고 전문 변호사 나오셨습니다.
◆ 정경일 변호사(이하 정경일): 안녕하세요.
◇ 최형진: 미성년 청소년들의 무면허 운전, 심각한 상황인 것 같습니다. 앞서 사례처럼 훔친 차량으로 운전하다 잡힌 경우 처벌은 어떻게 되는 겁니까?
◆ 정경일: 훔친 차량으로 무면허 운전을 하면, 혐의가 두 개입니다. 먼저 훔친 행위 자체는 절도인데, 형법 상으로 6년 이하의 징역 또는 천 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해당되고요. 또 통상적으로 미성년자들은 한 명이 아니라 두 명이서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니면 위험한 물건을 휴대한 경우에는 특수절도죄에 해당돼 벌금형 없이 1년에서 10년 이하의 징역형에 해당됩니다. 또 훔친 행위뿐 아니라 면허 없이 운전한 부분에 대해서 도로교통법 상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집니다. 이와 같은 행위는 별개 행위기 때문에 경합해서 합산형 형을 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가장 중한 죄의 2분의 1까지 가중처벌될 것으로 보입니다.
◇ 최형진: 절도보다는 조금 가벼운 자동차 등 불법사용죄는 적용되지 않는 건가요?
◆ 정경일: 네, 절도죄와 다른 자동차 등 불법사용죄가 형법에 마련되어 있는데, 절도죄보다 전반적으로 2분의 1정도 경합니다. 6년이 아닌 3년 이하, 천 만원이 아닌 500만원 이하 벌금, 구류, 과료형인데요. 불법사용죄는 훔칠 의사가 아니고 일시 사용하고 가져다줄 것이 명확할 때, 그럴 때나 경하게 처벌하자는 차원에서 마련된 것입니다. 절도죄보다는 불법사용죄로 경하게 처벌하기 위해 마련한 규정인데요. 이번 사건의 이동한 거리, 시간, 훔친 경위를 본다면, 훔친 의사가 크기 때문에 절도죄에 해당될 가능성이 큽니다.
◇ 최형진: 자동차 사고는 생명을 앗아갈 수도 있는데, 무면허 운전자에 대한 처벌이 상당히 약해보입니다. 이대로 괜찮을까요?
◆ 정경일: 무면허 운전과 비교할 수 있는 것이 음주운전입니다. 음주운전은 그래도 면허가 있습니다. 혈중 알코올 농도에 따라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 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마련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무면허 운전은 법정형을 본다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형입니다. 법정형 자체가 상당한 괴리를 보이고 있거든요. 적어도 음주운전에 상응하도록 법정형 상한을 상향할 필요가 있습니다.
◇ 최형진: 해당 사고의 경우, 고등학교 입학을 앞둔 청소년이니까 열일곱살 정도 됩니다. 만으로 하면 열다섯 정도 되니까 촉법소년에는 적용되지 않는데요. 무면허 자동차 운전도 촉법소년에 해당되는 건가요?
◆ 정경일: 네, 촉법소년이라고 하는 것은 만 14세 미만 미성년자 중에서 만 10세 이상, 소년법 상 해당되는 경우를 말하는데요. 촉법소년은 형사처벌 대상이 되는 행위라면 나이에 따라서 범죄 여부가 정해지는데요. 이번 사고도 형사처벌 대상인 범죄행위기 때문에 만약 만 14세 이하 청소년이었다면, 촉법소년에 해당됩니다. 어떻게 보면 촉법소년은 형사적으로 처벌을 못하니까 소년법에서 보호처분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것입니다. 촉법소년에 대해서 나이를 낮춰야 한다는 말도 많은데, 이 부분은 아직까지 사회적인 합의가 필요해 보입니다.
◇ 최형진: 변호사님 개인적인 생각은 어떠십니까?
◆ 정경일: 저도 이 부분에 대해 얘기를 많이 했었는데요. 전반적으로 선거 연령도 낮아지고, 소년에 따른 연령이 낮아지고 있습니다. 성인에 대한 연령이 낮아졌다는 말은 나이가 어려도 성인으로 보겠다는 건데, 그렇다면 이제는 만 14세 미만에서 만 13세 미만으로, 한 살 정도는 낮아져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 최형진: 사례를 하나 더 살펴보겠습니다. 지난 해 11월, 10대 무면허 렌터카 사고입니다. 추석이었던 10월 2일에 무면허 상태로 승용차로 운전하던 10대 청소년이 무용가를 꿈꾸던 20대 여성을 들이받아 숨지게 했습니다. 가해자는 시속 100km가 넘는 속도로 차를 몰았던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해당 사건에 대한 선고가 있었죠?
◆ 정경일: 운전자가 김모 군이라고 하는데, 김모 군에 대해서는 법정형이 도주치사는 5년 이상 또는 무기징역형입니다. 하지만 실제 선고형은 미성년이라 부정기형이 선고됐습니다. 장기 7년 단기 5년이 선고됐고요. 동승자가 4명 정도 있었는데, 그 중에서 차량을 직접 몰고 와서 김모 군에게 직접 운전하도록 한 정모 군에 대해서는 장기 2년 6개월 단기 1년 6개월의 선고형이 주어졌고요. 정모 군은 불구속 수사, 재판을 받았는데 실형을 선고 받아서 법정에서 바로 구속됐습니다.
◇ 최형진: 이게 한 사람의 목숨을 앗아간 건데, 형량이 너무 약한 것 같아요.
◆ 정경일: 일부분에서 미성년자니까 단기 5년 장기 7년형으로 교화의 가능성도 있으니 약하게 봐줬다고 할 수 있는데요. 전반적으로 선고되는 형을 보면 도주치사의 경우, 무기 또는 5년 이하의 징역형입니다. 대법원 양형 기준을 본다면 가중 사유가 있어도 4년에서 8년 정도 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번 사건 단기 5년 장기 7년 선고됐다는 말은 도주치사의 가중 사유에 적절한 형으로 선고됐다고 보거든요. 그런데 국민들이 납득을 못하고 있어요. 그렇다면 법원의 양형 기준이 국민들의 법 감정하고 많은 차이가 있다는 말입니다. 전반적으로 법원에서 선고한 형량들을 보면 법에서 정한 형 중에서 상한도, 중간 지점도 아니고 대부분 하한에 맞추고 있습니다. 그래서 국민들이 많이 분노하고 있는데, 이제는 법원이 따라와야 할 부분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 최형진: 한 청취자 분이 비상 상황 외에 무면허 운전은 운전자 및 동승자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고 의견을 주셨는데요. 이게 동승자 처벌이 굉장히 약한 것 같아요. 같이 범죄를 저지른 것 아닙니까?
◆ 정경일: 이번 사건의 경우, 정 군이 직접 운전을 하고 사고를 낸 건 아니지만, 정 군이 직접 차를 빌려와서 김 군에게 운전해보라고 줬다고 합니다. 그래서 사고가 났는데 정 군은 직접 사고를 안 냈다고 해서 도주치사 혐의는 인정조차 되지 않았고, 오히려 유기방조 부분만 인정돼서 법정구속이 되었는데요. 사실 동승자 부분에 대해서 작년 을왕리 사건을 본다면, 음주운전에 동승했지만 차량을 직접 운전하게 한 사람에 대해서 윤창호 법, 공범이 적용됐었거든요. 그 논리대로 간다면 무면허 운전을 하게 만들어서 사고가 발생하게 했다면, 무면허 운전 뿐 아니라 사고에 대해서도 공범이 성립됩니다. 공범 성립 여부에 대해서도 검토가 더 필요해 보입니다.
◇ 최형진: 예전에는 부모님차를 몰래 타고 나온다거나 그런 경우가 많았던 것 같은데, 최근에는 앞선 사고처럼 공유앱을 이용해 불법으로 차량을 대여해서 무면허 운전을 하는 경우가 늘었다고요?
◆ 정경일: 그렇습니다. 어떻게 보면 과학 문명이 발달해서 무면허 운전을 하는 행태가 발전됐는데요. 도로교통공단 자료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19년까지 5년 간 전체 무면허 렌터카 사고가 1,605건입니다. 그 중 18세 이하가 저지른 것이 405건이에요. 증감률을 본다면, 전체 사고 증감률은 8.1%인데, 18세 이하는 매년 13%씩 증가하고 있어요. 무면허 렌터카 사고가 계속 증가하고 있는데, 18세 이하 미성년자는 더 증가하고 있습니다. 큰 문제로 볼 수 있습니다.
◇ 최형진: 이렇게 무면허 상태인 운전자에게 차량을 빌려주고, 빌리는 행위에 대한 처벌은 없습니까?
◆ 정경일: 공유앱을 통해 빌리는 경우에 대해서는 법의 사각지대였습니다. 통상적으로 차량을 임차하는 사람이 유상으로 사용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대여하는 것은 여객운수사업법에 따라서 금지, 처벌 규정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 만원의 벌금형을 두고 있는데요. 문제는 공유앱을 통해 성인의 계정을 돈을 주고 빌려서 미성년자가 직접 타는 경우에 처벌할 수 있는 규정이 없었습니다. 그나마 올해 1월 20일부터는 명의대여행위 자체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빌려주는 사람, 빌리는 사람, 알선하는 사람에 대해서도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 만원 벌금형에 처하도록 이제야 법을 마련했습니다.
◇ 최형진: 청취자 분께서 학교에서 교통교육 프로그램이 있는지 궁금하다고 하셨거든요. 학교에서 이런 교육도 잘 이뤄졌으면 좋겠습니다.
◆ 정경일: 맞습니다. 특히 고등학생들의 무면허 운전에 대해서는 상당히 불행한 사건이라는 많이 알려서, 본인 뿐 아니라 한 가정이 풍비박산난다는 것을 사실적으로 보여줘서 교육할 필요도 있을 것 같습니다.
◇ 최형진: 만약 청소년이 운전하다 사고가 나면 피해자들은 피해 회복은 제대로 받을 수 있는 겁니까? 보상도 제대로 못 받는 거 아닌가요?
◆ 정경일: 피해자 입장에서 보상이 가장 중요합니다. 감정적인 면에서 처벌도 중요하지만, 현실로 돌아온다면 보상이 전부라고 볼 수 있거든요. 차를 먼저 훔친 경우와 공유앱을 사용한 경우를 나눠서 봐야 하는데요. 훔친 경우엔 차주에게 운행 지배와 운행 이익이 없어서 자매법상 책임이 주어지지 않습니다. 다만 차주가 차량 관리를 소홀히 했다면 책임이 지어질 수 있고요. 운전자는 당연히 책임을 지고요. 결국 피해자가 운전자에게 책임을 물으려고 해도, 운전자가 미성년자고 부모가 지원해주지 않는다면 피해자가 고스란히 피해를 봐야하고요. 공유앱을 사용한 경우에는 차량을 빌린 것은 맞기 때문에 운행 지배와 운행 이익이 있는 렌터카 업체에게 손해배상 책임이 주어집니다. 그렇다면 공제조합, 보험사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냐고 하는데요. 공제조합에서는 자신들의 면책 약관을 주장합니다. 그래서 피해자가 소송을 해야만 법률적으로 보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피해자가 못 받는 경우도 발생할 수도 있으니, 피해자의 억울함이 더해진다고 볼 수 있죠.
◇ 최형진: 훔쳐서 운전하다 사고난 경우와 공유앱을 이용해서 사고난 경우에 보해보상 차이가 있군요.
◆ 정경일: 책임 소재가 달라집니다.
◇ 최형진: 부모님 차량을 몰래 운전하다 사고를 냈다면 피해 보상은 어떻게 됩니까?
◆ 정경일: 부모님 차량 같은 경우, 무단 운전엔 해당되지만 절취는 아닙니다. 부모가 자식들에 대해 차량을 제대로 관리 못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부모의 책임이 있고, 부모가 가입한 보험회사가 책임을 집니다. 그나마 이러한 경우에는 피해자는 부모의 보험회사로부터 보험처리 받을 수 있습니다.
◇ 최형진: 상담입니다. 아내가 한 달전에 지상 주차장에 주차되어 있는 차를 들이받았습니다. 그 차는 주차라인이 없는 곳에 주차가 되어 있었고요. 그런데 주차장은 도로가 아니기 때문에 저희 과실이 100%라고 하더라고요. 좀 억울했습니다. 주차장이지만 주차라인 없는 곳에 있는 차를 들이받아도 과실 100%인가요, 라고 물어주셨네요.
◆ 정경일: 이건 경우의 수를 나눠봐야겠네요. 보통 주차라인이 아닌 곳에 주차하면 불법주차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10% 정도 불법주차한 차량에 대해서도 과실이 주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번 사고는 청취자님이 뻔히 보이는 차량을 주차라인이 아니라고 해서 거기에 대해 과실 책임을 묻기는 곤란하고요. 주차한 차량이 교통을 현저히 방해해서 사고를 발생시킨 부분이 일부 있다면 주차한 차량에게 책임을 묻겠지만, 청취자님이 100% 인정해야 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불법주차라고 보기 힘들거든요. 쉽지는 않을 것 같아요.
◇ 최형진: 다음 상담입니다. 교차로에서 버스와 사고가 났습니다. 버스가 정류장에 들어가려고 제가 지나가는 차선으로 들어오다 사고가 났는데, 버스 기사분이 내리더니 보험사 부를 시간은 없고 저한테 보험 접수를 하더라고요. 그냥 보험 접수만 하면 되는 건가요, 버스 회사랑 다른 조치가 필요하진 않은 건가요, 하셨네요.
◆ 정경일: 버스 기사님이 일이 바빠서 보험접수하라고 얘기만 했다고 하는데요. 사실 보험접수로 쉽게 끝날 수 있습니다. 다만, 공제조합이나 상대방이 다 인정한다면요. 문제는 인정하지 않는다면, 결국 가피해자를 가려야 하기 때문에 경찰에 신고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고요. 더 나아가 본인이 바쁘다고 보험 접수하라고 가버리면 사고 후에 조치를 다 하지 않고 도주한 것으로 평가되지 때문에 특가도주, 뺑소니에 해당될 수 있습니다. 청취자 분들 사고 났다면 여기에 대해서 보험접수하라고 말만하고 가서는 안된다는 점 알아 주시길 바랍니다.
◇ 최형진: 다른 상담입니다. 퇴근 버스를 타고 가던 중에 버스가 급정거하면서, 같이 서 있던 몇 사람이 넘어졌습니다. 그러면서 제 가방에 있던 노트북이 파손됐습니다. 어떻게 처리 해야 할까요, 라고 물어주셨네요.
◆ 정경일: 보통 갑자기 정지하는 바람에 승객이 넘어졌을 때, 안전봉이나 지지대를 잡고 있었다면 무과실입니다. 하지만 있는데도 못 잡았다면 10-15% 정도 과실이 주어지고요. 공제조합하고 협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소송을 하기엔 여의치 않고, 국토교통부 산하 공제분쟁조정제도가 있습니다. 이 제도를 활용한다면 청취자님의 억울함이 해소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 최형진: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정경일: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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